2일 부산 남구 감만부두에서 수출입 컨테이너 선적 및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김태은 기자] 새해 첫 달 '생산·소비·투자' 지표가 일제히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했습니다. 경제활동 세 축이 모두 감소하는 이른바 '트리플 감소'가 지난해 11월 이후 두 달 만에 다시 나타난 것입니다. 지난해 12·3 비상계엄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 속에서 내수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반도체 생산 증가세마저 둔화한 것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됩니다.
생산, 펜데믹 이후 4년 11개월 만에 '마이너스'
통계청이 4일 발표한 '1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지난 1월 전산업생산지수는 지난달보다 2.7% 줄었습니다. 지난 2020년 2월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규모 발생하기 시작한 당시 2.9% 감소한 이후 4년 11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 폭을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11월 1.2%로 감소한 12월에는 1.7% 증가하며 플러스 전환에 성공했지만,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습니다.
생산 감소세는 광공업, 서비스업, 건설업 등의 생산 감소가 이끈 것으로 분석됩니다. 광공업 생산은 2.3% 감소했고 이 가운데 제조업은 2.4% 줄었습니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건설업, 광공업, 서비스업, 공공 행정에서 생산이 모두 줄어 3.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제조업 중 반도체 생산 증가세가 둔화하면서 0.1% 늘었고 자동차 생산은 0.4% 감소했습니다. 서비스업 생산은 정보통신 등에서 늘었으나 도소매(-4.0%), 운수·창고(-3.8%) 등에서 줄어 0.8% 하락했습니다.
지난해 12월 반도체 조립 장비 생산 증가에 따른 기저효과, 긴 설 명절로 인한 조업 일수 감소 등 다양한 요인이 있지만 제조업에서 반도체와 자동차 생산이 기여한 폭이 많이 줄었다는 것이 통계청의 설명입니다.
작년 내내 이어지던 내수 부진 흐름은 새해에도 계속됐습니다. 소비 진작을 위해 지난달 설 연휴에 이어 27일 임시공휴일을 지정하는 등 정부의 안간힘에도 큰 효과가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12·3 계엄 사태에…면세점 판매 '뚝'
내수 경기를 보여주는 소매판매는 통신기기·컴퓨터 등 내구재에서 1.1% 늘었으나 의복, 신발·가방 등을 비롯한 준내구재와 화장품 등 비내구재에서 각각 2.6%, 0.5% 판매가 줄어 전월 대비 0.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년 동월 대비로 보면 내구재는 10.7%, 준내구재는 1.9% 줄었으나, 비내구재에서 5.1% 판매가 늘어 보합세를 보였습니다.
소매업태별로 살펴보면 전년 동월 대비 면세점(-41%), 무점포소매(-4.2%) 등이 감소했으나 대형마트는 16.4%, 전문소매점 3% 등에서 판매가 늘었습니다. 특히 판매 감소 폭이 큰 면세점의 경우 12·3 계엄 사태로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 수가 감소했고 이에 따라 면세점 화장품 구매 감소로 이어진 것이 주요인으로 지목됩니다.
이두원 통계청 경제동향통제심의관은 “중국에서 입국하는 관광객들의 화장품 구매량이 많이 줄었고 중개 무역에서도 화장품 수입이 많이 감소했다고 보면 될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설비투자 14.2%↓… 4년 3개월 만에 최대 폭
설비투자는 반도체 제조용 기계 등 기계류와 기타운송장비 등에서 투자가 모두 줄어 전월 대비 14.2% 감소했습니다. 2020년 10월 16.7% 감소한 이후 4년 3개월 만의 최대 낙폭입니다.
건설업 불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건설기성은 건축 및 토목에서 공사실적이 모두 줄어 전월 대비 4.3% 하락했습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27.3% 감소한 수치입니다. 건설 수주는 기계 설치 등 토목 및 주택 등 건축에서 수주가 모두 줄어 전년 동월 대비 25.1%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두원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2025년 1월 산업활동은 생산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회복을 견인하고 있지만 그에 비해 대내외 불확실성에 따른 경제심리 위축으로 소비, 건설투자 등 내수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고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비농림어업 취업자 수는 증가했으나 광공업 생산지수, 건설기성액, 소매판매액지수 등이 줄어 전월보다 0.4포인트 감소했습니다. 향후 경기를 예측할 수 있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 역시 재고순환지표, 경제심리지수, 건설수주액 감소 등의 영향으로 지난달에 비해 0.3포인트 하락했습니다.
정부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경기 하방 압력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내수 등 민생경제 회복과 수출 지원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는 방침입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일자리·건설·서민금융 등 1분기 민생·경제 대응 플랜의 주요 정책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추가적인 지원 대책도 지속 강구해 나갈 계획"이라며 "미국 관세 부과에 따른 관세 대응 수출 바우처 도입 등 우리 기업 피해 지원을 강화하고 무역금융 역대 최대 366조원 공급 등 유동성 지원 확대, 첨단전략산업기금 설치 등 산업경쟁력 강화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김태은 기자 xxt19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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