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박혜정 인턴기자] 광활한 로비에 관람객들이 구름처럼 몰려있습니다. 영어, 중국어, 일본어, 한국어가 한데 뒤섞여 현장을 가득 채웁니다. 앳된 학생부터 단정한 정장을 입은 비즈니스맨까지 레드카펫 위에 줄지어 입장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들이 향하는 행사는 ‘세미콘 코리아 2025’입니다.
세미콘 코리아 2025 행사장 입구(사진=박혜정 기자)
19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세미콘 코리아 2025가 개막했습니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가 주최하는 국내 최대 반도체 전시회인 이 행사는 이날부터 3일간 진행됩니다. 올해는 코엑스 A·B·C·D·E홀뿐만 아니라 그랜드볼룸, 플라츠까지 추가로 대관하며 역대 최대 규모로 개최됐습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AMD 등 글로벌 반도체 제조사부터 ASML, 램리서치 등 주요 반도체 소부장 기업까지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약 500개 기업이 2301개 부스를 통해 첨단기술을 선보입니다. 글로벌 기업 참여자들을 위한 워크숍, 비즈니스 미팅부터 대학생 인재들을 위한 멘토링 프로그램까지 폭넓은 참여자풀로 주최 측은 7만명 이상의 관람객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세미콘 코리아 2025 개막식(사진=박혜정 기자)
입장과 함께 사람들의 발길이 향한 곳은 오디토리움이었습니다. 이곳에서 주요 반도체 기업 리더들의 기조연설이 진행되기 때문입니다. 기조연설자는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송재혁 CTO(최고기술책임자) 겸 반도체연구소장 사장, 유럽 최대 반도체연구소 IMEC의 루크 반 덴 호브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빌 온 AMD 부사장 등입니다. 다국적 언어로 진행되기에 관람객들은 번역기를 교부받아 실시간으로 강연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들이 입을 모아 강조한 것은 에너지 효율을 위한 기술 발전의 중요성이었습니다. 루크 반 덴 호브 회장은 “향후 AI 수요 폭발로 데이터센터가 기하급수적으로 확장 될 것”이라며 “이로 인해 에너지 소비량이 증가할 전망인데, 지구상에 있는 전력보다 많은 양이 필요할 것”이라 내다봤습니다. 이에 에너지 효율이 높은 컴퓨팅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빌 온 부사장은 이러한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3D집적 패키징, 우수하고 발열이 적은 아키텍처 개발 등 실리콘에 대대적인 혁신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송 CTO도 “3D 구조, 새로운 채널, 백엔드 저항 감소, 패키지, 본딩 기술이 필요하다"며 ”누구도 모든 것을 잘 할 수 없으니, 협업을 통해 힘을 한데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세미콘 코리아 2025 전시회 전경(사진=박혜정 기자)
한편 산업 전시회에서는 AI 수요에 힘입어 발전하는 첨단 반도체 기술을 관람하러 온 사람으로 가득 찼습니다. 한 관람객은 ”업계 동향을 한데 살펴볼 수 있어서 회사 차원에서 매해 참여하고 있다“며 ”규모가 더 켜져서 지난해보다 관람객이 더 늘어난 것 같다“고 했습니다.
행사에 참가한 기업들이 마련한 리쿠르팅 부스에는 대학생과 구직자들이 북적였습니다. ASM 코리아 부스에서 채용 상담을 받은 대학생 김예림(24)씨는 ”졸업반이라 취업 상담을 받기 위해 들렀다"며 "리쿠르팅을 진행하는 다양한 기업에 상담을 할 예정"이라고 답했습니다.
배덕훈 기자·박혜정 인턴기자 sunright@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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