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경기 시한폭탄 임박…'지방 악성 미분양' LH 직접 매입
LH, 3000가구 매입…디딤돌 대출 우대금리 지원
대출 규제 완화·세제 혜택 제외…업계 아쉬움↑
정부, 3단계 DSR 지방 차등화 4∼5월께 확정
2025-02-19 17:57:35 2025-02-19 18:56:49
19일 대구 수성구의 한 아파트에 할인분양 관련 현수막이 붙어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진아·김태은 인턴기자, 세종=유지웅 기자] 정부가 심각한 지방 미분양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통해 준공 후 미분양, 이른바 '악성 미분양' 주택 3000가구를 매입합니다. 또 지방 주택 수요 진작을 위해 악성 미분양 주택을 구입할 때 디딤돌 대출에 우대 금리도 지원합니다. 아울러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상반기 중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예산을 역대 최고 수준인 12조5000억원(70%) 집행하기로 했습니다. 다만 정치권과 업계에서 요구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유예와 세제 지원 혜택은 포함하지 않았습니다. 때문에 업계를 중심으로 아쉬움과 함께 침체된 지방 건설 경기 부양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악성 미분양, 11년 만에 최대치…LH '든든전세'로 활용
 
정부는 19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정부서울청사에서 민생경제점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지역 건설경기 보완방안을 발표했습니다. 최 권한대행은 "건설부문은 그간 지방 중심의 수주 감소 영향으로 투자와 고용 부진이 장기화하고, 준공 후 미분양이 느는 등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면서 지역경제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며 "정부가 지방 건설경기 회복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정부는 11년 만에 최대치로 쌓인 악성 미분양을 해소해 주택 거래의 유동성을 지원한다는 방침입니다. 실제 지난해 12월 지방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전국적으로 2만1480가구에 달했습니다. 악성 미분양 주택 물량의 80%(1만7229가구)가 비수도권에 쏠려 있으면서 미분양 적체 물량 해소를 위한 대책 마련의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악성 미분양 주택 해소를 위해 건설사가 요청하는 경우 3000가구 정도를 LH가 직접 매입해 매입주택으로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앞서 LH는 금융위기가 닥친 2008~2010년 악성 미분양 주택이 5만가구 수준까지 쌓이자 7058가구를 분양가의 70% 이하로 매입한 바 있습니다. 이번에도 LH는 분양가보다 낮은 수준으로 준공 후 미분양을 매입하고 '든든전세주택'으로 활용할 계획입니다. 든든전세주택은 세입자가 시세의 90% 수준의 전세금으로 최소 6년 간 살다가 분양 여부를 선택할 수 있는 공공임대주택 유형입니다. 
 
또 정부는 현재 비아파트에만 허용 중인 '매입형 등록임대'를 전용면적 85㎡ 이하의 지방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의 경우에도 허용하기로 했습니다. 다만, 이 경우 민간임대주택법을 개정해야 합니다. 또 지방 준공 후 미분양 주택 구입 시 디딤돌 대출 시 이자를 낮춰주는 우대금리를 신설합니다. 지방 미분양 주택을 매입하고 운영하는 기업구조조정(CR) 리츠도 상반기 내 출시 지원합니다. CR 리츠는 기업의 구조조정 지원을 목적으로 하는 위탁관리리츠를 의미합니다.
 
다만 정부는 지방 건설경기 상황을 지켜보며 7월 도입 예정인 3단계 스트레스 DSR의 적용 범위와 비율을 4~5월 중 결정할 계획입니다. 일각에서는 건설 경기를 위한 적극적 수요 진작책은 찾아볼 수 없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정치권과 건설업계가 요구한 지방 대출 규제의 한시적 완화와 5년 이내 양도 시 양도세 100% 면제 등 금융·세제 혜택은 이번 대책에서 제외됐기 때문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철도 지하화 속도 낸다…책임준공제도 손질
 
정부는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지역 개발사업 확대 방안도 발표했습니다. 부산, 대전, 안산 등 지역 철도 지하화 사업을 우선 추진합니다. 총 4조3000억원 규모의 사업으로 올해 상반기 중 기본계획 수립에 착수할 전망입니다. 
 
국가 산단 사업도 속도를 냅니다. 용인 반도체 산단은 내년도 착공을 위해 상반기 내 보상에 착수합니다. 또 산단을 관통하는 국도45호선을 이설 및 확장하는 사업을 상반기 중 턴키로 발주하는 등 인프라 조성도 추진합니다. 고흥·울진 산단은 산단계획 수립 후 상반기 중 승인 절차를 진행하고, 지방권 산단도 예비타당성 조사를 마치고 사업 본격화에 나섭니다.  
 
정부는 건설업계의 공사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공사비 현실화 방안 후속조치를 추진합니다. 공사비 산정 시 활용되는 표준품셈 개정 시기를 연말에서 개선이 시급한 항목에 관해서는 상반기로 당깁니다. 또 2024~2025년 신규 개발사업의 개발부담감을 수도권과 비수도권 각각 50%, 100% 감면하고, 사업 절차 간소화와 용적률 상향 등 정비사업 활성화 기반도 마련합니다. 
 
건설사업 여건 개선 방안의 일환으로 건설업계를 옥죄던 책임준공제도 손질합니다. 책임준공이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을 일으킬 때 시공사(건설사)가 신용이 약한 영세 시행사를 대신해 기한 내 준공을 보증하는 제도입니다. 건설업계는 책임준공 확약을 줄도산 위기를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해 왔습니다. 시행사가 채무 불이행 시 시공사는 공사 기간이 하루만 지연돼도 대출 전액을 인수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책임준공의 연장사유를 확대하고, 책임준공 도과기간 등에 따라 채무인수비율을 차등화 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정부는 다음 달 최종안을 확정해 발표할 계획입니다. 
 
아파트에 비해 자금 경색 우려가 높은 비아파트와 비주택 사업의 PF 보증 지원도 추진합니다. 다음 달부터 자기자본비율이 높은 사업장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한국주택금융공사(HF)의 사업자 보증료를 인하하고, 안정적 자기자본비율로 시행자가 개발 및 운영하는 개발 사업은 도시규제 특례를 부여하기로 했습니다. 
 
박진아·김태은 인턴기자, 세종=유지웅 기자 xxt19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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