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지웅 기자] '내란 극복이 우선'이라며 개헌에 선을 그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연일 대선 행보에 나서고 있습니다. 그러나 내란 극복을 위해서라도, 개헌을 해야 한다는 반박이 나오는데요. 현행 대통령제의 폐해에서 비롯된 비상계엄을 '권력구조 개편'을 통해, 제도적으로 방지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불과 재작년까지만 해도, 이 대표는 "개헌이 시급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제는 침묵으로 일관한 채, 대선을 겨냥한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개헌'이 핵심 이슈로 떠오를 경우, 12·3 내란사태를 통해 잡게 된 정국 주도권이 약화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있다는 분석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내란 극복 대신 '조기 대선' 모드
민주당은 7일 국민 의견을 수렴하는 정책소통플랫폼 '모두의 질문Q 프로젝트'를 공개했습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국회 열린 출범식에서 "국민 집단지성이 정치를 실제 만들어갈 수 있어야 한다"며 "이 프로젝트가 사회를 혁명적으로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일반 시민부터 전문가까지 모두 참여하는 온라인 창구를 통해, 사회 문제의 해법을 찾고 이를 정책으로 실현한다는 방침입니다. 플랫폼 결과물은 오는 3월 말 '녹서(Green Paper)'로 발간돼, 향후 조기 대선이 실시될 경우 공약에 활용될 전망인데요. 대선 공약 밑그림 그리기에 본격 착수하는 모습입니다.
사실상 '내란 극복' 대신 본격적인 '조기 대선 모드'에 뛰어든 겁니다. 이 대표는 전날 후원 계좌를 텄고, 같은 날 집권플랜본부는 '성장 우선'을 기조로 하는 집권 전략을 제시했는데요. 경제성장률을 5년 내 3%대로 끌어올리고, AI(인공지능)·문화·안보 등 3축의 성장동력을 구축해 경제 성장을 견인하겠다는 구상입니다.
이를 두고 지금까지 민주당의 정강·정책에서 볼 수 없었던 '기업 주도 선성장 패러다임'이란 평가가 나옵니다. 이 대표식 '실용주의'와 '친기업' 행보에 보조를 맞추고 있는 겁니다.
그러나 이 대표의 급속 우회전에, 민주당과 이 대표 모두 자기모순에 빠졌습니다. 앞서 지난해 민주당은 '당의 정신'이라 할 수 있는 당 강령에 이 대표의 '기본사회'를 넣기로 하는 등 '이재명 대통령 만들기'에 공을 들였는데요. 정작 기본사회는 뒷전이 됐습니다.
이재명 대표가 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정책소통플랫폼 '모두의질문Q' 출범식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지율 하락에 '자기모순'…공허한 실용주의
이는 실용주의로 각종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중도·보수층의 '반이재명 정서'를 돌파하겠다는 전략입니다. 이 대표는 최근 '주 52시간 근로제 적용 예외' 등이 포함된 반도체 특별법 필요성에 공감을 표명한 데 이어, 중산층 세부담 완화 등을 위한 상속세·소득세법 개정 등 감세 정책에 시동을 걸고 있습니다.
그는 4대 그룹 관계자를 초청한 토론회에서 "일선 기업·경제인 의견이 제일 중요하다"고도 했습니다. 모두 자신의 과거 발언과 상반되는 발언입니다.
결국 이 대표의 판단 기준은 '본인의 대선 가도에 유리한지' 여부입니다. 개헌 논의도 마찬가지인데요. 앞서 지난 2023년 신년 기자회견에서 이 대표는 "모든 개혁의 출발·종착지는 결국 정치"라며 "개헌이 시급하다"고 밝혔습니다.
안일원 리서치뷰 대표는 통화에서 이 대표의 '침묵'을 두고 "대여 공세를 조기 대선까지 끌고 가기 위한 의도"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는 "개헌 논의가 시작되면, 계엄 정국이나 윤석열 씨에 대한 이슈가 희석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염두에 둔 '정략적 판단'"이라며 "자기 말을 뒤집거나, 모르쇠로 일관하는 행태가 정치 불신을 심화하고 있다"고 짚었습니다.
유지웅 기자 wisem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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