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지웅 기자] 지지율 반등에 고무된 친윤(친윤석열)계가 '내란 수괴 피의자' 윤석열씨 앞에 줄을 섰습니다. 국민의힘 '투톱'도 여기에 가세했는데요. 명분은 "인간적 도리를 다하기 위해서"라지만, 실상은 '극우 지지층 결집'을 위해서입니다. 그러나 현실로 다가올 조기 대선 국면에서, 외연 확장 전략은 전무합니다.
지도부의 '개인 자격 방문'…딜레마 빠진 국힘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권성동 원내대표는 3일 오전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윤석열씨를 면회했습니다. 윤씨 수감 이후 당 지도부가 접견을 간 건,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권 비대위원장은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우리 당 출신의 대통령이고, 지금은 직무정지일 뿐"이라며 "야당에선 '왜 구치소까지 찾아가냐' 그러는데, 구치소에 집어넣었으니 구치소로 찾아갈 수밖에 없지 않겠나"라고 했습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지도부가 아닌 개인 차원에서 방문한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지도부가 방문했지만, 지도부가 아니었다는 궤변인데요. '지도부 방문'에 힘입어, 한남동 관저 앞에 집결했던 다수의 여당 의원도 접견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개인 자격' 주장은 현재 국민의힘의 사정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윤씨와 마냥 거리를 두기도, 그렇다고 완전히 껴안을 수도 없는 딜레마에 처해있는데요. 조기 대선 가능성이 상존하는 가운데, 핵심 지지층을 달래면서 중도층에도 어필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첫 단추부터 잘못 끼운 국민의힘은 아직도 '계엄의 바다'에서 허우적대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앞서 지난해 12월, 윤상현 의원은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광화문 탄핵반대 집회에 참석해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막지 못했다"라며 '사죄의 큰절'을 하는 등 연일 논란을 자초했는데요.
지도부는 이를 "의원 개인행동"이라며 수수방관했습니다. 윤상현·김민전 의원 등 극소수에 그쳤던 탄핵반대 집회 참여자는 윤씨 체포 시도가 불발된 뒤, 10명을 넘어섰습니다. 급기야 1차 체포영장 기한 마지막 날엔, 의원 44명이 새벽부터 모여들어 관저 입구를 틀어막았습니다.
그 배경은 윤씨 체포와 탄핵을 반대하는 '집토끼' 유권자의 민심 변화였습니다. 지난달 6일 공표된 <리얼미터·에너지경제신문> 여론조사 결과(1월2~3일 조사·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3.1%포인트)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34.4%로 계엄 선포 직전(32.3%) 수준을 넘어섰습니다.
상승세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지난달 20일 공표된 같은 조사(1월 16~17일 조사·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3.1%포인트·이상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에서, 46.5%의 지지율로 6개월 만에 민주당(39.0%)을 앞섰습니다. 주요 국면마다, 이른바 '태극기 부대'와 함께한 덕을 톡톡히 본 겁니다.
권영세(왼쪽)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3일 윤석열 대통령 면회를 위해 각각 서울구치소로 출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중도층은 '윤석열 비토'인데…출구 없는 조기 대선
문제는 대선 승패를 '중도층'이 가른다는 사실입니다. 이제 와서 윤씨와 선을 긋기엔, 너무 늦어버린 상태인데요. 윤씨에 대한 탄핵이 인용될 거라는 게 중론인 상태에서, 국민의힘은 아직까지도 조기 대선을 공식적으로 언급하지 못하는 입장입니다. 조기 대선을 거론한다는 건, 윤씨 탄핵을 인정하는 것과 다름없어 지지층 반발을 불러오기 때문입니다.
이에 국민의힘의 선거 전략은 사실상 '헌법재판소 흔들기'와 '이재명 때리기'뿐입니다. 여권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집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MBC라디도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당대표·원내대표가 구치소에 접견을 가면서, 개인 차원으로 간다는 건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일갈했습니다.
그는 "지난번 (윤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할 때 국회의원 44명이 한남동 관저에서 집행을 막겠다고 했을 때, 그때 당 지도부는 '개인 차원이다, 당 지도부는 안 간다'고 하지 않았느냐"며 "그런데 이제는 당 지도부가 가는 것"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높아지는 데 대해선 "탄핵·내란·대통령 구속에 대한 중도층의 여론조사 결과가 있는데, 이걸 보고 두려워해야 한다"며 "여론조사 결과를 오독하고 있다. 여론조사가 독약"이라고 직격했습니다.
당 조직부총장인 김재섭 의원은 전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인간적 도리를 왜 이런 방식으로, 왜 이제서야 다하시냐"며 "대통령이 뜬금없는 계엄령을 선포하고, 그 때문에 탄핵당하는 과정에서, 친윤이라는 분들은 무슨 일을 하셨냐"고 비판했습니다.
유지웅 기자 wisem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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