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인공지능(AI)이 빅테크의 성장 열쇠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메타가 그 방증인데요. AI 매출 확대 여부에 따라 양사 주가 희비가 갈렸습니다. AI를 두고 빅테크 간 혈투가 지속되는 가운데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는 이들에 버금가는 AI 모델을 공개하면서 경쟁 열기를 더하고 있습니다. 저비용을 앞세워 미국 빅테크 중심이던 AI 판도를 뒤바꿀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는데요. MS와 메타는 AI 분야 경쟁력 유지를 위해 대규모 투자를 지속, 전략적 우위를 지켜나간다는 계획입니다.
메타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보면 지난달 기준 AI챗봇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7억명을 기록했습니다. 1년 전 6억명보다 늘어난 수치인데, 올해 안에 10억명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AI챗봇의 성장에 힘입어 4분기 매출은 483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1% 상승했습니다.
MS도 매출 성장을 기록했습니다. 4분기 전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한 696억달러로 집계됐습니다. 다만 AI 사업은 플러스 성장했지만 시장 기대치는 밑돌았습니다.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를 포함하는 인텔리전트 클라우드 부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9% 늘어난 255억4000만달러였는데,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인 258억3000만달러보다 낮았습니다. 애저 관련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1% 성장했지만, 직전 분기 성장률 33% 대비 성장폭이 줄었습니다.
전체 매출이 나란히 늘었지만 양사 주가는 희비가 갈렸습니다. 메타플랫폼은 30일(현지시간) 장중 710.79달러도 기록했는데요. 종가 기준으로는 전일 대비 1.55% 오른 687달러에 마감했습니다. MS는 6.18% 떨어진 414.99달러에 장을 마쳤습니다. AI 사업 결과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데 따른 영향으로 분석됩니다.
테크기업의 AI 성과에 대한 시장 민감도가 높아지고 있다고도 볼 수 있는데요. 이 같은 흐름 속 중국의 스타트업 딥시크가 공개한 AI 모델 딥시크-R1의 등장은 또 다른 자극제가 되고 있습니다. 미국 빅테크들이 AI 추론모델과 초거대언어모델(LLM)에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은 것과 달리 딥시크는 저비용으로 기술격차를 좁히는 데 성공한 까닭인데요. 딥시크 LLM인 V3 훈련에는 엔비디아가 중국 수출용으로 성능을 낮춰 출시한 H800 칩이 쓰였고, 개발비에는 557만달러가 투입됐습니다.
(이미지=딥시크 홈페이지)
이른바 딥시크 쇼크에 대해 빅테크들은 AI기술 진화 과정 중 나타나는 현상으로 보고 있습니다. 일단은 기존 목표대로 AI 장악을 위해 투자폭은 더 키운다는 방침을 고수 중인데요.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딥시크가 여러 가지 새로운 일들을 시도했는데 아직 완전히 소화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며 "AI가 발전함에 따라 투자를 진행하는 기업들이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더 높은 품질의 서비스 제공을 위해 올해 AI 전략에 600억~650억달러를 투자한다는 계획입니다.
사티아 나델라 MS CEO는 "(딥시크가) 몇가지 혁신을 이뤘다"면서도 "그 중 일부가 자사 주요 협력사인 오픈AI의 초기 모델이 진행한 작업과 유사하다"고 평가했습니다. 나델라 CEO는 "AI의 효율성과 접근성이 높아지면 기하급수적으로 더 많은 수요가 발생할 것"이라며 예정대로 투자를 진행한다는 입장입니다. MS는 오는 6월 마무리되는 이번 회계연도에 AI 데이터센터에 80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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