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부산 항공기 화재 대처 논란…보조배터리 사고 2년간 최소 11건
리튬 배터리 발화…화재 원인 꼽혀
전문가들 "규정 강화 필요성" 제기
2025-01-30 15:56:53 2025-01-30 15:56:53
[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사·박혜정 인턴기자] 지난 28일 김해공항에서 발생한 에어부산(298690) 여객기 화재 사고 당시 긴급 대피 대처를 두고 승객과 항공사 간 주장이 엇갈려 논란인 가운데, 화재 원인으로 보조배터리 발화가 꼽히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리튬 배터리로 인한 기내 화재도 최근 2년새 11건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와 부산경찰청, 부산소방재난본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이 부산 강서구 김해국제공항 에어부산 항공기 화재현장에서 안전 확보를 위한 현장점검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30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사고기를 탑승한 일부 승객들은 에어부산 측이 안내 방송도 하지 않는 등 대처가 미흡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한 승객은 "세월호 사고나 제주항공 사고도 있었는데 승무원들이 가만 앉아 있으라며 소화기를 뿌리려는 게 이해되지 않았다"며 "화재가 난 좌석 주변 승객을 나오라고 하지도 않았고 승무원이 '짐 놓고 나가라'는 말도 없어 자기 짐 챙기는 승객과 탈출하려는 승객으로 아수라장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승객은 "별도의 기내 대피 명령은 없었고 문도 열어주지 않았다.”며 “아내가 다른 승객이랑 힘을 합쳐 비상 탈출 문을 열고 슬라이드를 펼쳤다"고 했습니다.
 
반면 에어부산 측은 관련 절차에 따라 민첩하게 탈출 업무를 수행했다고 밝혔습니다. 에어부산은 "승무원에게서 화재 상황을 보고 받은 기장은 2차 피해가 없도록 유압과 연료 계통을 즉시 차단한 후 비상탈출을 선포해 승객 전원이 신속하게 대피하게 했다"며 "별도로 안내방송을 할 시간적 여력 없이 긴박하게 이뤄진 상황이었으며, 짧은 시간 내 관련 절차에 따라 신속하게 탈출 업무를 수행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긴급 상황 대처와는 별개로 화재 원인으로 보조배터리 발화가 꼽히고 있습니다. 이번 화재가 기내 뒤쪽 선반 짐에서 시작됐다는 탑승객의 증언과 관련 사진이 공개된데다,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항철위)의 조사 결과 사고 항공기 양측 날개와 엔진은 손상되지 않은 것으로 분석돼 기체 문제로 인한 화재가 아님이 확인됐기 때문입니다.
 
실제 기내에 반입된 리튬 이온 배터리 화재 건수는 점차 늘어나는 양상입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연희 의원실이 국토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이후 발생한 기내 배터리 화재는 총 13건입니다. 2020년 2건, 2021~2022년 0건이던 사고는 2023년 6건, 2024년 1월~8월 5건으로 늘고 있습니다.
 
기내에 가지고 타야하는 배터리가 위탁수하물로 분류되는 일도 종종 발생하고 있습니다. 전국 공항에서 발생한 배터리 검색 실패 건수는 2020∼2022년 0건, 2023년 1건, 2024년 1~8월 3건입니다. 위탁 수화물에 들어갈 시 물리적 충격, 온도 변화에 따라서 발화 및 폭발의 위험성이 커집니다. 현행 항공 위험물 운송기준상 리튬 배터리는 위탁 수하물 반입이 금지돼 있습니다.
 
권보헌 극동대 항공안전관리학과 교수는 “1만mAh 미만으로 용량을 제한 하고 KC 마크 등 전기용품안전관리법에 따라 인증받은 제품만 허용하는 등 기내 반입 물품에 대한 규정 강화가 필요하다”며 “기내 휴대 시에는 좌석 앞 포켓에 보조배터리를 보관하는 규정을 추가하는 것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배덕훈 기사·박혜정 인턴기자 sunright@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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