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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이조은 기자]
하이퍼코퍼레이션(065650)이 인공지능(AI) 사업에 출사표를 냈지만 문어발식 사업 확장이 우려된다. 하이퍼코퍼레이션은 지난해 11월 에이아이마인드봇에쿼티를 자회사로 편입하고 본격적으로 AI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다만, 이미 기존 커머스 사업과 함께 라이프케어와 테크 사업까지 확장한 상태라 적자는 심화된 가운데 자금 조달 필요성은 높아질 전망이다. 이에 하이퍼코퍼레이션은 AI 사업본부 신설을 검토하는 등 사업 구조를 개편해 효율화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하이퍼코퍼레이션 홈페이지 갈무리)
인공지능 신사업 개시하지만 자금 조달 필요성 확대
22일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이퍼코퍼레이션은 오는 2월25일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사업 목적을 추가하는 안건을 상정하기로 최근 공시했다. 하이퍼코퍼레이션은 AI 신사업을 개시해 사업을 다각화할 방침이다. AI 기술을 기반으로 마케팅 솔루션, AI 에이전트 솔루션 등을 개발할 계획이다. 또 생성형 AI 분야 유망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공급망과 물류 시스템에도 AI를 적용할 예정이다.
앞서 하이퍼코퍼레이션은 지난해 투자조합 에이아이마인드봇에쿼티에 출자해 스마트카드 기업
엑스큐어(070300)를 인수했다. 지난해 7월 에이아이마인드봇에쿼티에 전환사채로 100억원을 납입하고, 150억원도 출자했다. 이로써 에이아이마인드봇에쿼티는 엑스큐어 경영권을 인수하는데 필요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고, 같은 달 엑스큐어 최대주주에 오른 바 있다. 엑스큐어는 최대주주 변경과 함께 신규 사업 목적에 인공지능 관련 제품, 서비스 개발 및 공급업 등을 추가해 하이퍼코퍼레이션과 시너지 창출이 기대된다. 이어 하이퍼코퍼레이션은 지난해 11월25일 에이아이마인드봇에쿼티 주식 6500주를 65억원에 추가 취득해 99.99% 자회사로 만들었다.
다만, 최근 사업연도 말인 2023년 하이퍼코퍼레이션 자산총계는 558억원을 기록했으며 이 중 취득가액 비율은 11.65%에 해당한다. 또한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하이퍼코퍼레이션이 보유한 현금및현금성자산은 152억원인데 65억원을 빼면 87억원이 남는다. 현금창출력을 나타내는 잉여현금흐름도 적자를 기록해 자금 조달 필요성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영업활동현금흐름은 -71억원이고, 기계장치·비품·시설장치 등 유형자산의 취득으로 14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3분기 FCF는 -85억원에 달한다.
하이퍼코퍼레이션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엑스큐어 쪽은 현재 자금 조달은 다 끝난 상황"이라며 "신사업 관련해서 집중적으로 검토 중이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라고 말했다.
라이프케어·테크 등 사업 손실에 적자 부담 '증가'
최근 하이퍼코퍼레이션은 AI 신사업을 비롯해 무분별하게 사업 분야를 확장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점검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사업 분야인 커머스에 더해 라이프케어와 테크 등 사업을 추가했지만 아직 매출은 미미한 편이며 적자만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3년 코스닥에 상장한 하이퍼코퍼레이션의 본업은 로지텍 제품을 취급하는 커머스 사업 부문이다. 현재 하이퍼코퍼레이션은 PC에 필요한 마우스, 키보드, 헤드셋, 웹캠 등 다양한 로지텍 제품을 쿠팡, 카카오쇼핑 등에서 판매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바이오신약을 비롯해 라이프케어 사업 부문과 블록체인을 활용한 테크 사업 부문을 추가했지만 실제 수익은 과소하다.
하이퍼코퍼레이션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은 4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매출 316억원보다 43.76% 신장했지만 대부분 매출은 커머스 사업에서 나오고 있다. 같은 기간 커머스 사업 매출은 436억원으로 HMR 매출을 포함한 전체 매출 475억원에서 91.78% 비중을 차지했다. 2023년 3분기 누적 커머스 매출 316억원보다도 38.02% 증가한 수치다. 반면, 지난해 3분기 라이프케어 사업 매출은 2억원 테크 사업 매출은 16억원에 그쳤다.
라이프케어 사업에서는 지난 2023년 6월 설립한 하이퍼라이프케어를 통해 주니어부터 시니어까지 종합적인 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다만, 지난해 3분기 하이퍼라이프케어 당기순손실은 7억원에 달해 적자의 주범이 되고 있다.
테크 사업 부문에서는 하이퍼프리즘, 핑거랩스, 핑거버스, 이모션 글로벌 등을 통해 블록체인 등을 활용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 하이퍼프리즘 당기순손실은 13억원, 핑거랩스 당기순손실은 40억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이모션글로벌에서는 당기순이익으로 겨우 9억원을 냈다.
아울러 떡볶이 등 가정간편식(HMR)으로 알짜 수익을 거두던 기타 사업은 접어 버렸다. 하이퍼코퍼레이션은 지난 2021년 에스제이코레를 합병해 HMR 사업 부문을 운영했으나 지난해 3월 영업을 양도해 사업부를 매각했다. 지난해 3분기 HMR 매출은 21억원으로 전체 매출에서 4.40%인 두 번째 비중을 차지했다.
본업인 커머스 사업이 성장해도 라이프케어, 테크 등이 발목을 잡으면서 실적은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분기 영업손실은 지난해 3분기 누적 42억원을 기록해 같은 기간 별도 기준 영업손실 23억원보다 확대됐다.
하이퍼코퍼레이션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라이프케어 분야의 경우 아직 구체적인 선례 사례가 부족해 자금 투자나 초기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부분이 있어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라며 "AI 사업본부 신설은 검토 중이며 계열사들을 통폐합하는 등 사업 구조를 개편하는 것도 현재 검토 중이다. 3월 중에 자금 조달 계획이 있어 그때 결론이 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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