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내란 수괴' 피의자 윤석열씨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갔습니다. 이번 체포영장 집행은 한남동 관저의 철옹성 역할을 하던 경호처의 내부 균열 가속화에 따라 성사 가능성이 높아졌는데요. 다만 여전히 윤씨를 비롯한 경호처 내부 강경파가 '무력 사용'까지 불사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어 유혈 사태로 치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윤석열 "총 안되면 칼이라도"…내부 분열 '변수'
14일 대통령경호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경찰과 3자 회동 직후 입장문을 통해 "기존 경호업무 매뉴얼대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3자 회동에서 윤씨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 과정의 물리적 충돌을 막기 위한 방안이 논의됐음에도 체포를 저지하겠다는 뜻을 굳힌 겁니다. 반면 공수처와 경찰은 3자 회동이 체포영장 집행 계획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경호처는 "체포영장 집행 시 어떠한 경우에도 물리적 충돌을 막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면서도 예외 경우를 설정했습니다.
이들은 "대통령 관저를 포함한 특정경비지구는 경호구역이자 국가보안시설, 국가중요시설, 군사시설 보호구역으로 출입을 위해서는 반드시 책임자의 사전 승인이 필요하다"며 "사전 승인 없이 강제로 출입하는 것은 위법한 것으로 이후 불법적인 집행에 대해서는 관련 법률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문제는 무력 충돌 발생 가능성입니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이 경호처 내부로부터 받은 제보에 따르면 윤씨는 경호처 간부들에게 "나를 체포하려고 접근하는 경찰들에게 총은 안 되더라도 칼이라도 휴대해 무조건 막으라"고 지시했습니다.
윤 의원은 윤씨가 지난 12일 경호처 간부 6명과 오찬을 하는 자리에서 이 같은 지시를 내렸다고 전했습니다. 해당 오찬에는 김성훈 대통령경호처 차장과 이광우 경호본부장, 김신 가족부장 등 6명의 경호처 간부가 자리했습니다.
윤씨 측 변호인단은 업무 매뉴얼에 의한 적법한 직무수행을 강조한 것일 뿐이라며 '가짜뉴스'라는 입장인데요. 경호처 내 '강경파'에 의한 '강경 대응'은 내부 제보로도 확인되고 있습니다.
현직 경호처 직원의 아내는 언론사에 보낸 편지에서 "최근에는 윗선으로부터 중화기 무장을 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밝혔습니다. 또 경호관들에게 총기를 노출한 상태에서 근무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는 제보도 공개됐습니다.
여기에 경호3부장이 김 차장과 경호본부장의 사퇴를 공식 요구한 걸로 확인됐습니다. 이에 김 차장은 3부장을 항명의 이유로 곧바로 대기발령 조치했습니다.
그간 박종준 전 경호처장은 '물리적 충돌만은 피해야 한다'며 내부 설득을 이어온 것으로 전해지는데, 강경파의 '무장 불사' 지시에 경호처 내 다수가 반발하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경호처 내부 정보가 언론을 통해 흘러나온 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많은데요. 그만큼 경호처 내부가 동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1차 영장집행에서 '철옹성' 역할을 한 경호처가 내부 균열로 무너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공수처와 경찰의 2차 체포영장 집행 시도가 임박한 지난 13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전술복과 헬멧을 착용한 경호처 공격대응팀(CAT) 대원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빈라덴 사살 '소총'부터 '기관총'까지
하지만 경호처 내 소수 강경파에 의한 유혈 사태 우려는 여전히 높습니다. 현재 경호처 인력을 200여명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중 50여명이 대응공격팀(CAT)입니다.
일반 경호원들의 경우 MP7 기관단총이나 K2 소총 등으로 무장하는 데 비해 CAT 요원들은 HK416 또는 아라드(ARAD) 등 돌격소총을 비롯해 5.56㎜ 저격소총과 유탄발사기 등의 화기를 운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HK416 소총은 지난 2011년 알카에다 지도자인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하는 데 사용되면서 유명해졌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아덴만 여명 작전' 때 사용된 바 있습니다.
게다가 CAT의 대터러차량에는 5.56㎜ 또는 7.62㎜ 기관총도 탑재돼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언론을 통해 공개된 경호처 내부 사진을 봐도 경호 인력들의 무장 상태가 확인되는데요. 헬멧과 방탄조끼 등 전술복을 착용하고 소총 가방으로 보이는 배낭을 메고 다니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해당 가방에는 AR-15 계열 소총과 여분의 탄약이 들어있을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에 법원은 김 차장에 대한 체포영장까지 발부한 상황인데요. 윤씨의 호위무사로 불리는 김 차장에 대한 체포영장까지 집행되면 윤씨에 대한 체포영장 역시 순차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경찰이 서울과 인천, 경기남부·경기북부 4곳 수도권 경찰청 광역수사단 등에 소집 및 준비를 지시한 만큼 15일 오전 5시 체포영장 집행이 유력합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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