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G보험 청산 우려?…"그래도 내 보험은 안전해요"

보험계약이전·예금자보호제도로 가입자 보호

[뉴스토마토 유영진 인턴 기자] MG손보 청산 가능성이 됐지만, 보험가입자들에게 돌아가는 피해는 거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보험계약이전·예금자보호제도로 보호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MG손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결정된지 한달이 다 됐지만 큰 진전이 없는 걸로 나타났습니다. MG손보 노동조합 반대가 강해 실사도 진행하지 못한 탓입니다. 자연스레 청산설 얘기가 나오기 시작했는데요. 

 

MG손보가 보유한 보험계약은 지난해 상반기 기준 약 150만건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보험사가 청산하면 보험가입자들은 '보험계약이전제도'를 통해 보호받게 됩니다. 보험계약이전제도는 퇴출된 보험사 계약을 우량한 보험사로 이전함으로써 보험계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법적 장치입니다.

 

과거에 보험계약이전제도를 했던 사례도 있는데요. 리젠트화재는 지난 2002년 지급여력비율이 떨어지자 시장에 매물로 나왔지만 매각에 실패하며 청산했습니다. 이에 당시 대형 손해보험사 삼성화재, 현대해상, 동부화재, 동양화재, LG화재 등이 리젠트화재 계약을 나눠 가졌습니다. 우량한 보험사가 청산된 보험사의 계약을 받아 대신 관리하는 것입니다.

 

또한 보험사도 '예금자보호제도'에 속하기 때문에 보험가입자는 현행법상 5000만원 이하 해지환급금 등을 보장받을 수 있습니다. 예금자보호제도는 금융회사가 예금 등을 지급할 수 없는 경우 예금보험공사가 소비자에게 금융회사를 대신해 예금 등을 지급하는 제도입니다. 만약 MG손보가 청산하기 전에 예금보호한도 1억원 개정안이 시행된다면 최대 1억원까지 보호받을 수 있습니다.

 

MG손보 청산설 배경에는 메리츠화재의 인수 무산과 함께 지급여력비율(K-ICS)이 크게 떨어진 영향이 있는데요. 지급여력비율은 보험회사가 보험계약자에게 보험금을 제때 지급할 수 있는지를 나타낸 수치입니다. 금융감독은 보험사 지급여력비율 권고치를 150%로 설정하고, 100%보다 떨어지면 적기시정조치를 내립니다.

 

MG손보 지급여력비율은 지난해 3분기 기준 43.37%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1분기(52.12%), 2분기(44.42%)에 이어 연달아 하락했는데요. MG손보 매각이 연달아 실패하자 자본건전성이 꾸준히 악화했습니다. MG손보 관계자는 "킥스 비율이 낮아진 건 맞지만 현재 보험금을 지급하는 데 큰 문제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MG손보는 2022년 4월 '부실금융기관'으로 결정되고 2023년 1월부터 4차례 공개매각에 나섰지만 적격자가 나타나지 않아 모두 실패했습니다. 이에 예금보험공사는 지난달 메리츠화재를 MG손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P&A(자산부채이전)로 매각에 나섰습니다.

 

MG손보 노조는 고용승계를 요구하고, 메리츠화재는 인수 방식이 M&A가 아닌 P&A방식이기 때문에 고용승계 의무가 없다고 주장하는데요. MG손보 노조는 양측 주장이 좁혀지지 않자 실사 작업에 필요한 자료 제공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예보공사 관계자는 이번 인수 절차에 대해 "협상이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방안을 계속 모색하는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MG손보는 앞서 여러 차례 매각에 실패했는데, 이번에도 인수 절차에 난항을 겪자 청산 가능성이 제기됐다. 사진은 서울 시내 MG손보 한 지점 모습.(사진=뉴시스)

 

유영진 인턴 기자 [e-mail]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