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금감원, 기업은행 불법대출 검사 착수…고위임원 향응제공도

기은 자체 감사 중 검사역 이례적 급파

[뉴스토마토 이종용 선임기자] 금융감독원이 기업은행(024110)의 불법대출 의혹 현장 검사에 착수했습니다. 현직 고위 임원이 불법대출을 받은 부동산업자로부터 향응도 제공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실로 확인될 경우 대대적인 수사의뢰와 CEO 등 제재로 이어질 전망입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기업은행에 검사인력을 보내 불법대출 관련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기업은행으로부터 금융사고 혐의 건을 보고받은 이후 검사 인력을 파견했다"며 "대출 관련 사안이라고만 말할 수 있는 단계로 정확한 사실관계는 확인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업은행 정기감사에서 서울시 강동구 소재 A지점에서 부동산의 관계회사 매각, 자기자본 미확인, 불명확한 자금거래 등 혐의가 적발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과거 기업은행을 퇴직한 직원이 부동산 분양업에 종사하면서 기업은행 임직원들에게 골프 등 향응 접대를 했다는 내용입니다.

 

은행원이 담보에 대한 대출한도액을 초과하거나 담보로 할 수 없는 물건을 바탕으로 대출한 경우 업무상 배임 혐의에 해당합니다. 불법대출을 해주는 대가로 금품이나 향응을 제공받았다면 배임수재입니다. 

 

이번 현장검사는 기업은행이 은행 자체적으로 벌인 내부감사에서 적발한 혐의 건을 금감원에 보고한 것으로부터 시작됐는데요. 금융기관 검사 및 제재 규정에 따르면 금융사고금액이 3억원 이상인 경우, 횡령·사기·배임 등 범죄혐의가 있는 경우, 금융실명법 위반 혐의가 있는 경우 금감원에 보고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여신심사 소홀 등으로 인해 취급여신이 부실화된 경우에는 금융사고로 보지 않습니다.

 

금감원이 검사인력을 급파한 것은 이례적입니다. 은행 직원의 단순 여신심사 소홀 문제가 아니라 차주로부터 모종의 대가를 받고 불법적으로 대출을 내준 배임수재 등 위법행위가 의심되는 이유입니다. 기업은행 전현직 임원 등 고위직 인사가 연루된 위중안 사안이라 금감원이 검사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실제로 기업은행 현직 임원들이 불법대출을 받은 부동산업자로부터 골프 등 향응 접대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금융감독원은 기업은행의 불법대출과 임직원 향응·접대 수수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현장검사에 착수했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전경. (사진=뉴시스)

 

이종용 선임기자 [e-mail]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