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효진·유영진 기자] 탄핵 정국으로 인해 공기관이나 기업이 연말 모임을 자제하는 등 소비심리가 얼어붙은 가운데 카드사들이 고객 유치와 소비 진작 등을 위한 프로모션에 나섰습니다.
최대 89% 상품 할인까지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카드는 'NH농협카드 상생페스티벌'을 개최 중입니다. 국내 농축산물 소비촉진과 물가안정을 위한 이벤트로 다양한 온라인쇼핑몰 가맹점이 참여하는데요. G마켓·옥션·11번가는 국내산 정육, 채소, 수산, 과일 등 행사상품에 대해 10% 할인혜택을 최대 10만원 한도로 제공합니다. 마켓컬리는 국내산 정육, 채소 수산 등 행사상품에 대해 최대 20% 할인혜택이 최대 5만원 한도로 제공됩니다.
삼성카드(029780)는 삼성카드 전용 인터넷 쇼핑몰인 '삼성카드 쇼핑'에서 '2024 삼쇼 어워즈'를 열었습니다. 무제한 7% 할인 쿠폰과 삼성카드 쇼핑앱에서 쓸 수 있는 9% 할인 쿠폰을 제공합니다. 상품별 최대 89% 할인율을 제공하는데요. 삼성카드 쇼핑 회원가입 후 로그인을 해야 특가를 적용받을 수 있고, 어워즈 기획전 내 상품만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습니다.
겨울 휴가철 여행족을 노린 프로모션도 눈에 띕니다. KB국민카드는 연말 호텔 최대 20%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호텔스닷컴·아고다·트립닷컴·부킹닷컴·익스피디아 등 5개 숙박예약 사이트에 마련된 KB국민카드 전용 페이지에서 예약할 수 있습니다.
신한카드는 싱가포르 관광청과 '윈터 홀리데이 인 싱가포르! 신한카드 들고 고고싱(Go Go SING)'(고고싱 윈터) 프로모션을 진행합니다. 신한 마스터카드로 싱가포르 오프라인 가맹점에서 결제 시 합산 이용금액의 10%를 적립해 줍니다. 합산 이용금액 최소 기준은 10만원입니다. 지난 11월 28일부터 내년 2월 28일까지 이용한 금액이 대상이며 캐시백 최대 금액은 3만원입니다.
농산물 할인부터 해외여행 결제 비용 캐시백까지 카드사들이 연말 프로모션에 열을 올리고 있다.(사진=뉴스토마토)
얼어붙은 소비에 고군분투
성수기인 연말에도 소비심리가 얼어붙자 카드사들은 소비자 눈길을 끌 수 있는 프로모션을 내놓고 있습니다. 물가 상승과 탄핵 정국으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이 카드사 실적 악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소매판매액지수는 100.6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1.9% 감소했습니다. 지난 2022년 2분기 이후로 2년 넘게 하락세입니다. 1995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장 기록입니다. 여기에 비상계엄 선포·해제와 이어진 탄핵 정국은 소비 심리를 더욱 얼어붙게 했습니다.
지난 2016년 대통령 탄핵 정국 사례를 보면 불확실한 정치 상황은 소매판매액지수를 급격하게 주저앉혔습니다. 지난 2016년 4분기 소매판매액지수는 97.0을 기록했지만 2017년 1분기엔 89.7로 감소했습니다.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진 2016년 10월부터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파면 결정이 이뤄진 2017년 3월까지 소비 심리 위축이 이어졌습니다.
카드사뿐만 아니라 정치권과 관가에서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하며 정치적 불안정성이 잦아든 만큼 연말 모임 등을 독려하는 등 소비심리 진작에 나서고 있습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지난 14일 국회 본회의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되자 "국민 여러분의 연말이 조금 더 행복하기를 바란다"며 "자영업, 소상공인 골목 경제가 너무 어렵다. 취소했던 송년회를 재개하시길 당부드린다"고 언급했습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5일 긴급 경제관계장관회의를 통해 "계획했던 연말 모임과 행사를 진행해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들을 응원해달라"고 당부하며 "정부도 민생과 현장 속에서 국민과 기업인과 함께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여신금융채권(여전채) 금리가 내려가 카드사의 자금조달이 원활해진 점도 연말 프로모션이 활발한 이유 중 하나입니다. AA+ 등급 3년 만기 여전채 금리는 올해 1월 기준 3.913%에 달했습니다. 이후 지난 11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여전채 금리는 3%대 초반에 안착한 모습입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상시적으로 프로모션을 하긴 하지만 지금 시국이 시국인지라 소비 위축, 내수가 좋지 않아 카드사 뿐만 아니라 업권 전체가 소비를 촉진시키려고 한다"라며 "이런 프로모션들이 내수에 도움을 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라고 밝혔습니다.
통계청이 공개한 올해 3분기 소매판매액지수는 100.6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1.9% 감소했다. 지난 2022년 2분기 이후로 2년 넘게 감소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마트의 모습.(사진=뉴시스)
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
유영진 인턴 기자 ryuyoungjin153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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