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정은 기자] 건설업계가 급증한 공사비와 경기 침체, PF 부실 리스크 등 각종 악재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국내 주요 도시정비사업장과 해외 수주 등으로 경영실적을 유지하는 대형 건설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영환경이 열악한 중견 건설사에 불어닥친 한파가 더 혹독한데요. 중견 건설사들은 떨어진 실적 반등을 위해 선제적 비용 반영, 자산 매각 등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1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해 시공능력평가(토목건축) 기준 30위권 이내 중견 건설사 중 코오롱글로벌(19위)과 동부건설(22위), 금호건설(20위), 신세계건설(33위) 등이 올 3분기 실적에서 전년 동기 대비 부진했습니다.
(그래픽= 뉴스토마토)
코오롱글로벌은 지난 12일 연결재무제표 기준 올해 3분기 실적을 잠정 집계한 결과 매출액 7097억원, 영업손실 21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공시했습니다. 이로써 코오롱글로벌은 2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게 됐습니다. 코오롱글로벌은 잠정실적 공시 뒤 서초 스포렉스 토지와 건물을 그룹 계열사인 코오롱인더스트리에 4301억원에 양도한다고 밝혀 화제가 됐습니다. 재무구조 개선과 유동성 확보가 양도 목적이라고 코오롱글로벌 측은 설명했습니다.
코오롱글로벌 관계자는 "주택 사업에서 PF 전환이 이뤄지지 않은 곳은 대전 선화 한 곳으로 자산 매각 등을 통해 재무 안정성 확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연 500억원 선의 안정적 이익 창출이 가능한 풍력사업 등을 토대로 내년부터 당사의 재무구조는 점차 나아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습니다.
금호건설 역시 지난 3분기 1574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하며 적자전환했습니다. 금호건설은 지난 14일 올 3분기 매출 3871억원, 당기순손실 1898억원으로 각각 집계됐습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5.4% 감소했고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금호건설 관계자는 "이번 분기에 대규모 터널 공사 수주 등으로 인한 잠재 원가 상승 요인을 선제적으로 모두 반영하며 손실 규모가 예상보다 늘어났다"며 "3분기를 바닥으로 4분기부터는 실적이 반등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동부건설이 시공하는 서울 은평구의 한 아파트 공사 현장. (사진=송정은 기자)
동부건설은 올 3분기 매출 407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5% 감소한 가운데 219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하며 적자전환했습니다.
연속된 적자 행진으로 상장 폐지 수순을 밟고 있는 신세계건설은 올 3분기 2272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3.6% 감소했습니다. 3분기 영업손실은 540억원을 기록하며 8분기 연속 적자행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선별 수주전략을 통해 지난 3분기 실적 반등을 일궈낸 중견 건설사도 있습니다. 두산건설(32위)와 HL디앤아이한라(30위)는 타 중견사 대비 80%대의 안정적인 매출원가율을 바탕으로 선별 수주전략을 내세웠는데요. 두산건설은 4656억원의 매출과 343억원의 영업이익을, HL디앤아이한라는 3532억원의 매출과 13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습니다. 영업이익은 양 사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5.5%, 23.4% 끌어올린 수치입니다.
3분기 실적 부진에 빠진 건설사들은 저마다 4분기, 늦어도 내년 상반기에는 실적 반등을 자신하고 있는데요. 전문가들은 이를 위해서 중견 건설사들이 자신만의 특화분야를 내세워 부족한 경쟁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합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장기화하는 건설불황 속에서 중견사들이 주택사업이나 공공수주 분야에서 대형사보다 상대적 경쟁력을 확보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소규모 정비 사업, 데이터센터 사업, 지산(지식산업센터), 주상복합 특화 상가시설 등 특화분야 수주를 늘리면서 업황 개선 이후를 대비하는 장기적 안목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송정은 기자 johnnyso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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