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임기 반환점을 돈 윤석열정부가 과학기술·디지털 분야에서 인공지능(AI) 경쟁력 제고를 주요 성과로 제시했습니다. 지난 2022년 9월 대통령 뉴욕구상에서 본격화된 대한민국 디지털 전략을 발판 삼아 AI·디지털 경쟁력이 대폭 상승했다는 것입니다. 주무 부처인 과기정통부는 향후 국민들의 삶 속에서 실질적인 변화가 나타날 수 있도록 정책을 추진한다는 계획입니다. 다만 AI 투자 확대가 요구되는 상황에서 정보통신진흥기금은 두자릿수 하락이 예상되고 있어 재원확보가 과제로 지목됩니다.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은 지난 15일 과학기술·디지털 분야 성과 및 향후 추진계획을 알리는 브리핑에서 "지난 2년 반 동안 과감한 개혁과 도전, 전략적 투자를 통해 글로벌 과학기술·디지털 강국으로의 도약에 박차를 가했다"며 "AI·디지털 혁신을 통해 국민들이 삶 속에서 실질적인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이 15일 과학기술·디지털 분야 성과 및 향후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국내 AI 기업 수는 2021년 1365개에서 2023년 2354개로 확대됐습니다. AI 인력도 2만 9600명에서 5만1400명으로 늘어났습니다. AI 관련 매출은 2021년 2조5800만원에서 지난해 말 추정치는 5조2000억원으로 껑충 뛰었습니다. 3년간 연평균 41.9% 증가한 셈입니다.
국내 AI 기업들의 성과가 늘어나면서 글로벌 AI 경쟁력도 증가했습니다. 지난 9월 영국 데이터분석 매체 토터스미디어의 2024글로벌AI인덱스에서 한국은 6위를 기록했습니다. 미국 인공지능디지털정책센터 에서 AI 민주적 가치지수는 3년 연속 최상위 등급인 1등급을 획득했습니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AI 관련 성과. (자료=과기정통부)
디지털 심화 시대를 맞아 인류 보편의 가치를 지향하는 새로운 디지털 질서를 강조한 대통령 뉴욕구상을 발표하고, 이를 토대로 같은 달 대한민국 디지털 전략을 수립한 결과라고 과기정통부는 설명했습니다. 지난해 4월에는 생성형AI의 급속한 발전에 대응한 초거대AI 경쟁력 강화 방안을 내놨고, 지난 4월에는 AI·디지털 혁신성장 전략도 발표하는 등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정책도 추진했습니다.
유상임 장관은 AI 산업발전과 신뢰기반 조성을 위한 AI기본법 제정 추진과 신진연구자 집중 지원 등을 통해 디지털 경제 패권국가 실현을 이루겠다고도 강조했습니다.
다만 투자확대를 위한 재원 확보가 과제로 지목됩니다. 특히 정보통신기술(ICT) 기금 확보에 적신호가 켜졌습니다. 내년 정보통신진흥기금은 올해 1조3797억원보다 26.7% 줄어든 1조110억원입니다. 방송통실발전기금은 올해보다 30.1% 감소한 8752억원입니다. 이에 대해 유 장관은 "정부 투자와 민간 투자가 나뉘어 진행될 텐데 민간 투자를 확대하는 부분과 세제지원 등을 통해 조절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과기정통부는 글로벌 AI·디지털 질서 정립도 정비할 계획입니다. 지난해 9월 디지털 권리장전 발표를 시작으로 지난 5월에는 범정부 새로운 디지털 질지서 정립 추진계획을 수립했고, AI 서울정상회의를 통해 AI안전, 혁신, 포용의 가치를 담은 정상급 서울선언도 도출했습니다. 이달 27일에는 국내외 AI 안전 연구를 선도할 AI안전연구소를 개소도 앞두고 있습니다. 향후 국가 AI위원회를 중심으로 국가 AI전략을 마련하고, 국민 보편적 디지털 활용과 참여를 위한 디지털 포용법 제정도 추진할 계획입니다.
15일 과기정통부는 과학기술·디지털 분야 성과 및 향후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사진=뉴스토마토)
선도형 연구개발(R&D)로 전환에도 속도를 낼 계획입니다. AI 반도체·양자·첨단바이오 등 3대 게임체인저 선도국 청사진을 제시한 과기정통부는 국산 AI반도체 실증확대, 국가 AI컴퓨팅 센터에 국산 AI 반도체 적용 등 초기 시장 창출도 지원할 방침입니다. 양자부문은 퀀텀 코어기술 추격을 위한 R&D 플래그십 프로젝트 추진을 위해 내년부터 2028년까지 7292억원을 투입합니다.
뉴스페이스 시대 주도권을 쥐기 위해 1000억원 규모 우주펀드 조성과 우주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민간 주도의 우주산업 생태계 조성에도 힘쓰고 있는데요. 내년에는 우리나라 위성을 탑재한 누리호 4차 발사로 우리의 역량을 다시 한 번 검증하고 재사용 발사체 개발과 관련해 2027년까지 400억원 투자할 예정입니다.
유 장관은 "그동안 추격형 R&D와 선도형 R&D가 7대 3의 비율이었지만, AI 시대에서는 선도형 R&D 형태로 바꾸지 않으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다"며 "선도형으로 글로벌 R&D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트럼프 정부의 이니셔티브에 대한 우려도 있지만 각국 책임자들과 소통을 하며 좋은 환경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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