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거래소 독점'만 지적…가상자산 제도 논의 시급
국감서 업비트 독과점 연신 도마 위
최근 점유율 하락세…업계 "21년부터 같은 지적만"
2차법안·법인 계좌 허용 등 논의 뒷전
2024-10-28 14:26:03 2024-10-28 15:55:35
[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올해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및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내 가장자산 거래소의 독점 문제가 연신 지적됐습니다. 하지만 가상자산업계는 지적이 과도하다는 입장입니다. 특정 거래소 지적보다는 논의 되고 있는 제도 보완이 우선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가 국감에서 잇따른 지적을 받았습니다. 
 
지난 10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강일 민주당 의원은 업비트의 예수금, 매출액, 수수료 등이 모두 70%를 넘어 공정거래법상 독과점이라고 짚었는데요. 이와 관련해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문제 의식을 갖고 있다"며 "독과점뿐 아니라 가상시장의 구조적 문제점 등을 가상자산위원회를 구성해 살펴보겠다"고 답했습니다. 
 
지난 21일 국회 정무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대상 국정감사에서도 다시 한 번 업비트의 독점적 구조가 지적됐습니다. 당시 김현정 민주당 의원은 "업비트가 연으로 환산하면 1조5000억원 이상을 수수료로 번다"며 "독점적 구조인데 공정위에서 독과점 조사 및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고 문제 제기를 했습니다. 한기정 공정위원장은 해당 지적 사항을 조사하겠다면서 "거래상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했는지 살펴보겠다"고 답변했습니다. 
 
업비트의 독과점 문제는 지난 2021년부터 도마 위에 오른 바 있습니다. 당시 노웅래 민주당 의원은 2021년 국정감사에서 업비트의 시장 점유율이 88%라고 지적했습니다.
 
서울 강남구 업비트 고객센터에 설치된 태블릿에 비트코인 가격정보가 표시돼 있다.(사진=뉴시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시장에서 1개 사업자의 점유율이 50%를 넘기면 독점, 3개 상업자 점유율이 70% 이상일 때 과점으로 판단합니다. 
 
하지만 실제 거래량 점유율을 살펴 보면 업비트의 점유율은 하락세입니다. 가상자산 통계분석 플랫폼 코인게코에 따르면 10월 가상자산 거래량 점유율은 업비트 62.16%, 빗썸 35.55%, 코인원 1.60%, 코빗 0.38%, 고박스 0.31% 순으로 집계됐습니다. 
 
업비트 10월 점유율은 3분기 점유율(71.40%)보다 하락한 반면 빗썸 10월 점유율은 3분기 점유율( 23.82%)보다 상승했습니다. 코빗, 코인원, 고박스 모두 3분기 대비 점유율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IT업계자는 "독과점으로 문제가 되려면 독과점 위치에서 수수료를 과도하게 올리거나 독과점 지위를 남용해야 하지만 업비트가 그렇다고 볼 수 있는지 모르겠다"며 "오히려 이벤트를 통해 빗썸이 점유율을 빠르게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보니 시장경제 논리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고 봐야 하는데 국감에서 다른 현안보다는 독과점 이야기만 나왔다"고 아쉬워했습니다. 
 
가상자산업계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 이후 2차 법안, 법인 계좌 허용 등 다양한 논의가 있음에도 국감에서 독과점 문제만 집중한 것에 아쉬움을 드러냈습니다. 
 
가상자산업계 한 관계자는 "2021년부터 매년 독과점 문제가 지적된 만큼 이번에는 업계 발전을 위해 다양한 논의가 이뤄졌으면 했는데 아쉬움이 크다"며 "특히 업계에서 논의되는 2차 법안이나 법인 계좌 허용, 가상자산 현물 ETF 승인 등이 심도 깊게 다뤄지지 않은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가상자산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이용자보호법이 시행된 지 3개월밖에 되지 않아 법 시행 이후 변화된 환경에서 발생한 사건이나 문제점 등만 다뤄진 느낌이고 육성 정책이나 진흥 방향은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실제 '가상자산'과 '블록체인'에 대한 이야기는 부족하고 가상자산의 '현금 거래'에 관한 이야기 뿐이어서 아쉽다"고 전했습니다. 
 
업비트 거래소.(사진=뉴시스)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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