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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0월 24일 17:33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투자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많은 소액주주들이 상장사의 주주가 되고 있다. 투자 시장에 진입한 주주들의 관심사는 기업가치 상승, 즉 밸류업을 통해 주주 이익을 확대하는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보수적인 색채가 짙은 철강금속업계는 다수의 소액주주보다 최대주주 중심의 경영이 이뤄지고 있는 산업군에 속한다. 이에 다수의 소액주주는 힘을 합쳐 자신의 권리와 이익을 확보하기 위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주주들의 관심사가 밸류업인 만큼 앞으로 철강금속업계에도 주주들의 권리 확대 요구 목소리는 더욱 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IB토마토>는 철강금속업계의 밸류업 현황을 점검하고, 주주들과 갈등을 빚고 있는 기업 사례를 통해 철강금속업계가 진정한 밸류업을 이룰 수 있을지 그 가능성을 모색해 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이차전지용 알루미늄박 자회사를 보유한
DI동일(001530)이 불투명한 주주소통으로 일관하고 있어 밸류업에 대한 의지가 없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기업의 의사결정이 주주들로부터 정당성과 지지를 얻기 위해서는 투명한 소통이 필요하다. 그러나 DI동일은 지난 2020~2023년 최대주주인 정헌재단에 96억원을 대여하는 과정에서 적법성에 대해 주주들에게 충분히 해명하지 않고 있다. 기업이 최대주주의 이익을 중심으로 의사결정을 하면서 주주들에게 투명하게 해명하지 않는다면, 분쟁이 커지면서 향후 기업의 가치 상승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이러한 법적 분쟁은 디아이동일의 밸류업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사진=DI동일)
불투명한 소통이 비용 증가로 이어져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DI동일은 최근 소액주주 배순희 외 9명으로부터 장부등열람허용가처분소송을 받았다고 공시했다. 소액주주들이 DI동일을 대상으로 장부열람가처분 소송을 제기한 원인은 최대주주 정헌재단게 제공한 대여금의 적법성 여부가 원인이다.
DI동일은 지난 2020년 이래로 최대주주 정헌재단(올해 상반기 기준 지분율 9.79%)에게 4차례에 걸쳐 총 96억원의 대여금을 빌려준 바 있다. 구체적인 액수는 2020년 36억2060만원, 2021년 42억9813만원, 2022년 7억6850만원, 2023년 9억6340만원으로 확인된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정헌재단은 지난해 DI동일의 지분 일부를 매각해 확보한 자금(약 100억원으로 추정)으로 대여금을 전부 갚은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소액주주들이 대여금 제공 전 DI동일이 이사회 의결을 거쳤는지 여부와 특수관계자에 대한 세법상 이율(4.6%)을 준수해 대여금을 제공했는지 여부를 문제 삼고 있어 대여금 상환 여부와 별개로 분쟁은 여전히 진행중이다. 소액주주 측에 따르면 DI동일 측은 주주들이 문제 삼는 사안에 대해 답변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주주와의 불투명한 소통으로 인해 DI동일의 비용도 커지고 있다. 보통 변호사 선임 비용 등 법률 비용은 지급 수수료에 계상된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DI동일의 비용 중 지급 수수료 내역은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62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39억원)에서 20억원 이상 증가했다. 별도 기준으로 봐도 지급 수수료는 올해 상반기 기준 24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11억원)에서 2배 이상 늘었다.
DI동일의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소폭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례적으로 지급 수수료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회사 측이 올해 주주총회 이후 늘어난 소액주주와의 분쟁에서 소통보다는 법적 방식을 택하면서 나타난 영향이라 풀이했다.
하반기 여러 소액주주 집단이 DI동일에 대해 소송을 제기하면서 앞으로 DI동일의 지급 수수료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장부열람 가처분 소송을 제기한 소액주주 집단 외 다른 소액주주 집단이 지난 9월 김창호 감사의 해임을 안건으로 한 임시주주총회소집허가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주주소통은 밸류업의 기본’ 지적에도 불통 고수
관련 업계에서는 주주 소통에 소극적인 기업들은 향후 밸류업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기업이 최대주주 중심으로 의사결정을 하면서 소액주주를 배제할 경우 오히려 분쟁이 늘어나며 불필요한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를 COE(Cost of Equity, 자기자본비용)으로 설명한다. 위험 가능성으로 인해 현재 기업의 가치 평가에서 할인율이 높아지게 되므로 COE의 증가는 현재 가치의 저평가로 이어진다.
COE는 기업의 만성적인 저평가 문제(코리아 디스카운트)가 고조되면서 최근 기업 가치 평가의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지표로 주목받고 있다. 삼일PwC 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주주 등 투자자와의 소통 및 피드백, 기업이 주주간 정보의 비대칭 문제를 해소하려는 노력을 강화해야 COE가 감소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COE가 감소한다면 현재 시점에서 기업의 가치 평가가 정확하게 나타나 밸류업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DI동일 역시 최대주주인 정헌재단에 대한 대여금 제공 과정에서 정보의 비대칭 문제로 인해 법적 분쟁이 나타나고 있다. 관련 업계의 설명에 따르면 COE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으로 해석된다. 동일알루미늄 등 주력 자회사가 현재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후퇴 현상)으로 성장이 일시적으로 멈춘 상황이지만, 관련 업계에서는 향후 DI동일이 동일알루미늄의 성장을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성장할 것이라 보는데 이견이 없다. 향후 성장이 기대되는 기업에서 COE가 높아진다면 높은 밸류업 가능성이 깎일 수 있다.
한편 디아이동일 측 관계자는 과거 정헌재단 대여금에 관련한 주주들의 적법성 문의에 이사회 결의와 법정 이자를 준수해 대여 절차를 진행했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IB토마토>는 이에 대한 사실 확인을 위해 디아이동일 관계자 측에 연락을 취했으나 연락을 받지 않았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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