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정부가 수출·내수 불씨를 키운다지만 내달 산업경기 업황도 녹록지 않을 전망입니다. 전문가 서베이 지수(PSI)를 통해 바라본 11월 제조업 전망은 내수·수출 동반 하락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특히 반도체·가전·조선·섬유 등의 업종은 상대적으로 큰 폭의 하락세가 전망되고 있습니다.
20일 산업연구원의 '산업경기 전문가 서베이조사' 결과를 보면, 11월 전망 PSI(Professional Survey Index)는 내수(102)와 수출(108)이 기준치를 상회하나 전월과 비교해 '동반 하락'(각각 3, 1포인트)이 예상됩니다.
20일 산업연구원의 '산업경기 전문가 서베이조사' 결과를 보면, 이달과 달리 11월 제조업 업황 PSI는 밝지 않을 전망이다. (그래픽=뉴스토마토)
11월 내수·수출 전망↓…제조 업황 '흐림'
이달과 달리 11월 제조업 업황은 밝지 않을 전망입니다. 11월 PSI는 102를 기록하는 등 기준치를 상회할 전망이나 전월보다 1포인트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는 석 달째 하락 전망으로 하향세가 예상되고 있는 겁니다.
부문별로는 정보통신기술(ICT) 부문 전망이 지난해 6월 전망치 이후 처음으로 기준치(100)를 하회한 98 지수를 기록했습니다. 기계부문은 103으로 3개월 만에 기준치를 상회했으며, 소재부문도 3개월 만에 회복했으나 변화가 없는 100(0~200 범위)에 머물렀습니다.
업황별로는 디스플레이, 가전, 기계, 섬유 등은 100을 하회했습니다. 특히 전월과 비교해 반도체, 가전, 조선, 섬유 등 업종에서 상대적으로 큰 폭의 하락세가 예상됩니다.
반도체 전망은 기준치를 상회한 124이나 32포인트가 급락한 수준입니다. 증감 폭의 변화가 없던 지난달 156과 비교해 큰 폭의 하락세입니다. 기준치를 상회하는 조선도 13포인트 하락한 106에 머물렀습니다.
가전과 섬유 업황은 큰 폭의 악화가 예견되고 있습니다. 가전 분야는 67로 48포인트가 빠졌습니다. 지난달 기준치를 상회한 115로 전망됐으나 11월 업황 전망에서는 더 나쁠 것으로 보고 있는 겁니다.
섬유 업황도 26포인트가 급감한 80지수에 그쳤습니다. 10월 106에서 기준치 아래로 추락한 겁니다. 87에 머무른 전자 중 휴대폰 부문은 5포인트 오른 전망치를 내놓고 있지만 기대 반 근심 반인 점을 엿볼 수 있습니다.
변화가 없는 100을 유지하고 있어 이달 말 출시 예정인 갤럭시 신제품 효과를 볼 수 있을지 미지수입니다. 앞서 '갤럭시Z 폴드6·플립6'를 조기 출시했지만 3분기 매출이 정체를 보였기 때문입니다. 기계 업황도 기준치 아래인 94에 그쳤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불확실성이 커지는 대내외 여건과 환율, 금리 여부 등 시장 환경에 따라 반짝 상승, 하락을 반복하는 모습으로 본다"며 "세부적으로 보면 업종별 희비가 크고 과점 형태인 곳과 아닌 곳의 기업 규모에 따라, 소비심리에 따라 양극화도 극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20일 산업연구원의 '산업경기 전문가 서베이조사' 결과를 보면, 이달과 달리 11월 제조업 업황 PSI는 밝지 않을 전망이다. (사진=뉴시스)
금리인하 효과 '미지수'…경기하강 우려
연말로 갈수록 경기 전망은 먹구름이 예상됩니다. 4분기(10~12월) 제조업 경기실사지수(BSI) 전망을 보면, 올해 4분기 제조업 전망은 지난 분기에 이어 좋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4분기 매출 전망 BSI는 95로 3분기 98에 이어 기준치를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 2분기에는 102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특히 3분기 매출 전망치와 달리 3분기 제조업 매출 현황은 87로 전 분기(94)보다 7포인트 하락했습니다.
내수와 수출은 각각 86, 90으로 전년 동기보다 높지만 전 분기보다 낮습니다. 제조업체 49.9%가 국내외 금리인하 효과로 인한 자금조달 비용 절감을 기대하고 있지만 큰 효과를 볼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4년 반 만에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하했지만 또 다시 달러화 고공행진을 보이는 데다, 우리나라도 낮은 수준의 인하에 머물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유로·엔 등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지난 17일(현지시간) 103.77로 마감하면서 지난 8월1일(104.42)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18일 오후 기준 환율로는 전 거래일 종가(1368.6원) 3.0원 오른 1371.6원 거래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1370원대 환율은 지난 8월13일(1371.9원) 이후 두 달 만으로 강달러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겁니다.
우리나라도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를 단행했지만 당분간 추가 인하시점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중론입니다.
그러는 사이 경기하강 국면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높아질 전망입니다. 최근 국회 예산정책처는 경기동행지수를 근거로 '내수부진의 여파가 경제전반으로 확산되며 경기가 빠르게 하강하고 있다'고 분석한 바 있습니다. 경기동행지수는 2022년 4분기부터 하락세를 보이며, 올 3월 이후 6개월 연속 급락했습니다.
경기순환시계를 구성하는 10개 항목 중 소매판매액, 서비스업 생산, 건설기성, 취업자 수, 기업경기, 소비자기대 등 6개 항목은 하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안도걸 민주당 의원은 "1분기 수출회복과 기저효과로 반짝 성장 후 2분기부터 다시 성장정체 국면으로 재진입했다"며 "수출이 내수진작으로 연결되지 못해 추가 성장동력 창출에 실패한 데 기인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세종=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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