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올해 4분기 한국의 제조업 매출이 하락세를 보여 '경제 한파'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제조기업들은 내수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이를 상쇄하던 '수출'마저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는데요. 유형별로는 신산업·대형업체 등을 제외하고 정보통신기술(ICT)·기계 부문 등 주요 업종의 체감경기가 '흐림' 상태를 벗어나지 못할 거라는 데 무게를 실었습니다.
시황·매출 전 분기 대비 하락…유형·업종별로도 ↓
15일 산업연구원은 지난달 국내 제조업체 1500곳을 대상으로 진행한 제조업 경기실사지수(BSI)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200에 가까울수록 전 분기 대비 개선(증가), 반대로 0에 근접하면 악화(감소)란 의미입니다.
3분기 제조업 '현황 BSI'를 항목별로 살펴보면 시황의 경우 2분기 91보다 내린 86을 기록했습니다. 매출도 같은 기간 94에서 87로 동반 하락 전환했습니다.
내수·수출은 86과 90을 기록해 전 분기 92, 99보다 하락세로 전환했습니다. 설비투자(98)와 고용(98)은 4분기 만에 소폭 하락했고, 경상이익(85)도 전 분기(91) 대비 하락해 대부분이 기준점(100)을 밑돌았습니다.
산업 유형별로 살펴보면 대형업체를 비롯한 모든 유형에서 100을 하회했고, 지난 2분기와 비교해도 모든 유형에서 낮아졌습니다. 대형업체는 15포인트, 중소업체는 6포인트 하락했습니다. 소재부문이 12포인트 낮아져 하락 폭이 가장 컸고 이어 기계(-8), ICT(-6), 신산업(-2) 순이었습니다.
세부 업종별로는 디스플레이와 정유 등을 비롯한 모든 업종에서 100을 동반 하회했습니다. 특히 디스플레이와 자동차, 정유, 화학 등에서 전 분기 대비 비교적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4분기 체감경기도 '흐림'…수출, 3분기 만에 기준 하회
부진한 흐름은 4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전망 BSI'의 경우 시황은 97에서 93으로, 매출은 98에서 95로 2분기 연속 하락해 100을 하회할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내수 전망치는 94로 2분기 연속 100을 하회하고, 수출도 96으로 3분기 만에 100을 하회할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설비투자(97)와 고용(99), 경상이익(92)도 소폭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산업 유형별로 살펴보면 신산업과 대형업체를 제외한 대다수 유형에서 100을 하회하고, 대부분 유형에서 3분기보다 하락할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ICT부문(94)은 3분기 만에 100을 하회하고, 기계부문(96)과 소재부문(93)은 2분기 연속 100을 하회할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신산업(102)과 대형업체(102)는 100을 상회하는 가운데 중소업체(94)는 100을 하회하는 수준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업종별로는 디스플레이가 12포인트 하락해 낙폭이 가장 클 것으로 전망됐고, 뒤를 이어 화학·가전(-8), 반도체(-7), 자동차(-4), 바이오· 헬스(-2) 순으로 조사됐습니다.
국내 제조업체들은 경영 활동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요인(복수 응답)으로 '생산비 부담'(52%)을 첫 번째로 꼽았습니다. '수요 둔화·재고 누증'(47%)과 '글로벌 공급망 불안'(31%)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다만 생산비 부담 응답 비중이 지난 2023년 이후(60%대) 최저치로 낮아진 반면, 수요 둔화·재고누증과 대외 공급망 불안 등의 응답 비중은 올해 들어 최고치로 높아졌습니다.
국내외 금리 인하 효과로는 '자금조달 비용 절감' 응답이 절반의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내수 활성화'라고 답한 응답자는 17.3%에 불과했습니다.
내년 경영활동의 주요 현안 과제로는 '물가 안정 지속'(49.1%)에 이어 '자금조달 여건 개선'(22.9%), 'G2(미·중) 경제안정화'(13.1%), 글로벌 보호무역 심화(6.7%)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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