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더갈등 격전지 된 네이버웹툰
'퐁퐁남' 주제 웹툰에 젠더 갈등 점화
평점 4~5점·실시간 순위 1위
네이버 "가이드 위반 사항 아니야"
2024-10-10 14:33:48 2024-10-10 16:16:48
[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네이버(NAVER(035420))웹툰 플랫폼이 젠더 갈등 격전지로 변했습니다. '퐁퐁남'을 주제로 한 작품이 올라오면서 논란의 중심에 선 상황인데요. 네이버웹툰 측은 해당 작품이 네이버웹툰 소유가 아닌 공모전 참여작인데다, 공모전 가이드를 위반하지 않았기 때문에 개입이 어렵다며 당혹해 하는 분위기입니다. 
 
10일 웹툰업계에 따르면 '퐁퐁남'을 주제로 한 웹툰 '이세계 퐁퐁남'이 네이버웹툰 베스트도전에 오르면서 성별 갈등의 새로운 진원지로 부상하는 모습입니다. 
 
'2024 네이버웹툰 지상최대공모전' 2차 심사 중인 '이세계 퐁퐁남'.(사진=네이버웹툰 캡처)
 
'이세계 퐁퐁남'은 아내가 외도를 저지르자 절망한 남편이 우연히 이세계(異世界, 우리가 사는 현실과 다른 세계)를 가게 된다는 내용입니다. '퐁퐁남'이란 과거 여러 남자를 만나고 다닌 여자와 결혼한 남자를 설거지 할 때 필요한 세제에 비유한 온라인 은어입니다. 성별 갈등을 유발하는 전형적인 혐오 표현이기도 합니다. 
 
공개된 웹툰에는 바람을 핀 아내가 자해를 해 주인공을 가정폭력범으로 몬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또 '현행법이 지나치게 여자에게 유리하다'든가 '출동한 경찰이 아내의 일관된 진술만을 믿고 사건을 진행한다', '신뢰가 중요한 신문사가 사실 유무를 확인 안하고 소문을 퍼트린다' 등의 취지가 담긴 대사가 실려있습니다.
 
그간 '네이버웹툰 지상최대공모전'은 국내 웹툰 작가들의 등용문 역할을 해왔는데요. 올해 공모전은 지난달 초에 시작됏습니다. '이세계 퐁퐁남'은 지난달 25일 네이버웹툰 편집부 1차 심사를 통과했고 10일 현재 2차 심사가 진행 중입니다. 
 
해당 웹툰 댓글 창에는 실시간으로 댓글 전쟁이 펼쳐졌다.(사진=네이버웹툰 캡처)
 
이 가운데 해당 웹툰 댓글 창에는 실시간 댓글 전쟁이 펼쳐지는 중입니다. 가령 댓글 창에선 '남성분들 이거 많이 보시고 제발 결혼하지 마세요' '역겹다. 음지에서 올라오지 마시길' 등의 의견이 눈에 띄는데요. 화제로 떠오른 '이세계 퐁퐁남'은 실시간 인기 베스트도전 1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다만 베스트도전에 올라온 다른 작품이 9점대 평점을 받는 것과 달리 '이세계 퐁퐁남' 평점은 4~5점대입니다. 
 
웹툰에 등장한 '퐁퐁남', '설거지론' 등 단어의 유래에 대한 논쟁도 펼쳐졌습니다. '설거지'라는 표현을 두고도 집단강간 의미로 사용됐다는 주장과 주식 거래 은어라는 주장이 나뉘고 있습니다. 이밖에 일각에선 1차 심사에서 혐오 내용을 담은 작품을 걸러내지 못했다며 비판하고 있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웹툰을 업로드한 퐁퐁 작가는 1~3화 고정 댓글을 통해 "현재 퐁퐁남, 설거지론의 어원이 집단강간에서 비롯되었다는 허위 사실이 정도를 벗어나 무분별하게 퍼지고 있어 글을 남기게 됐다"며 "해당 용어는 2000년대 초에도 사용된 주식 용어이며 집단강간, 여혐 행위를 옹호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네이버웹툰은 해당 작품에 대해 가이드라인 위반사항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공모전 공지사항에는 다른 이의 지적재산권 침해, 정식 출판·연재 형식 유료 판매 작품, 타사 계약 체결 작품, 공모전 수상작 타인 ID·개인정보 작품 제출한 경우를 금하고 있습니다. 
 
'이세계 퐁퐁남'은 공모전 제출 작품일 뿐 네이버웹툰 작품이 아닙니다. 그렇기에 네이버가 직접적인 관여가 어렵고, 심사가 진행 중인 상황 속 주최 측이 작가에게 작품 방향성을 언급하는 것 자체만으로 공정성을 흐릴 우려도 있습니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해당 작품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는 것 알고 있다"며 "모든 공모전 작품은 공지된 프로세스대로 심사를 진행하고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네이버웹툰이 '2024 네이버웹툰 지상 최대 공모전'을 진행하고 있다.(사진=네이버웹툰 캡처)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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