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효진 기자] 반려동물보험(펫보험) 신계약 건수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펫보험 전문 소액단기전문보험사(미니보험사) 등장이 초읽기에 들어서면서 시장 기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기존 보험사들이 보장 범위나 금액 등이 비슷한 펫보험을 손보이면서 반려인의 선택 폭이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있었는데요. 보험사 간 차별화 경쟁이 펫보험 활성화 관건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펫보험 신계약건수 매년 증가세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펫보험 전문 미니보험사 '마이브라운'이 금융위원회로부터 보험업 영위 예비 허가를 받았습니다. 마이브라운이 6개월 이내에 허가요건인 자본금 출자, 인력채용과 물적설비 구축 등을 마치고 금융위에 본허가를 신청한다면 국내 첫 미니보험사가 탄생하게 됩니다.
금융위는 "마이브라운의 보험업법상 허가요건을 심사한 결과 관련 요건을 모두 충족했다"며 "소비자 실생활에 밀접한 동불 보험 활성화를 통해 고객 맞춤형 상품개발 및 반려가구의 양육·치료비 부담완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습니다.
그간 정부가 미니보험사 출범과 펫보험 활성화에 심혈을 기울인 만큼 마이브라운의 본 허가는 무리 없이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소액단기전문보험업은 소액·간단 보험을 취급하는 사업자의 시장 진입을 촉진하고 보험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 2021년 6월 도입됐습니다.
현재 펫보험 시장은 손해보험 업계의 주요 미래 먹거리로 꼽힙니다. 펫보험은 지난 2018년 10월
메리츠화재(000060)가 장기 반려견 보험을 출시하며 국내에 상륙했는데요. 이후 가파르게 성장해 지난해 펫보험 신계약 건수는 5만8456건으로 전년 대비 66.3% 급증했습니다. 아직 가입률은 1%대에 불과하지만 성장 가능성이 큰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금융위와 농림축산식품부는 펫보험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반려동물등록, 반려묘 동물등록 의무화 등을 검토했습니다. 또한 다빈도 중요 진료비 게시 및 진료 항목 표준화도 추진한 바 있습니다.
올해 7월
카카오페이(377300)가 펫보험 비교추천서비스를 출범하고 오는 10월 네이버페이도 같은 서비스 출시를 앞둔 상황도 펫보험 시장 확대에 큰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펫보험 시장은 더욱 커질 전망입니다. KB경영연구소에 따르면 한국의 반려동물 양육가구는 지난 2022년 기준 552만 가구입니다. 전체 가구의 25.7%를 차지합니다. 현재 반려동물이 없는 가구 중 '향후 반려동물 양육 의향이 있다'고 밝힌 비율도 78.7%에 달해, 그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실생활 밀착형 상품 개발해야
펫보험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한 손보사들의 경쟁도 치열합니다. 이에 펫보험 출범 이후 줄곧 과반 이상을 차지하던 메리츠화재의 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말 63%에서 올해 1분기 현재 50%대 미만으로 낮아졌습니다.
DB손해보험(005830)은 메리츠화재를 맹추격해 올해 상반기 27%의 점유율로 2위에 올랐습니다.
대형 손보사 사이에서 미니보험사가 경쟁의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선 차별화된 상품 출시가 관건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지금까지 대형 손보사들이 출시한 펫보험은 보장 범위나 금액이 서로 비슷합니다. 최근 메리츠화재, DB손보, KB손보 등에서 일부 보장 범위가 확대된 상품을 내놓고 있지만, 아직 반려인의 선택 폭이 제한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에 반해 미니보험사는 실생활 밀착형 소액보험상품 활성화를 위해 도입된 만큼 반려인들의 니즈에 맞는 다양한 상품 출시 가능성이 높습니다. 금융시장에선 소규모 법인 특성상 시장 변화에 발맞춘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한 점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삼성화재의 지분투자로 탄생한 회사라는 점도 마이브라운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습니다. 삼성화재는 지난 3월 설립된 마이브라운의 상표권을 직접 출원했을 뿐만 아니라 자본금 33억원을 투자했습니다. 마이브라운의 이용환 대표도 삼성화재 일반보험부문 담당으로 알려졌습니다.
삼성화재의 지원에 힘입어 마이브라운은 미니보험사 설립을 위해 필요한 최소 자본금 20억원 요건도 맞췄습니다. 앞서 당국은 미니보험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에 나서며 최소 자본금을 기존 300억원의 15분의 1 수준으로 대폭 완화한 바 있습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보험시장의 성장을 위해 작은 보험사들이 특정 보험에 특화돼 시장을 공략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게 소액단기보험사"라며 "디지털보험사 특성상 비교적 저렴하게 보험 가입이 가능하다는 강점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펫보험 시장은 손해보험 업계의 주요 미래 먹거리로 꼽힌다. 지난해 펫보험 신계약 건수는 5만8456건으로 전년 대비 66.3% 급증했다. 아직 가입률은 1%대에 불과하지만 성장 가능성이 큰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사진=뉴시스)
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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