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한화오션에서 올해 현재까지 4명의 사망자가 발생하자 정치권도 나섰습니다. 다음달 있을 국정감사(국감)에서 한화오션의 산재사고 문제를 다룰 것으로 보입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 소속 정혜경 진보당 의원은 11일 <뉴스토마토>에 "한화오션에서 사망 사고가 반복된다는 것은 현장에서 크고 작은 산재사고는 훨씬 많이 일어나고 있다는 뜻"이라며 "국감에서 이 문제를 심도 깊게 들여다 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정 의원은 "조선업 노동 환경을 근본적으로 바꿔야한다"며 "한화오션이 노동자들의 사망에 대해 책임을 져야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한화오션 하청업체 소속 40대 노동자는 지난 9일 오후 10시57분쯤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서 컨테이너 선박 상부 약 30m 높이에서 선박 하부로 떨어졌습니다. 이 사고로 A씨는 크게 다쳐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습니다. A씨는 당일 주간 작업을 마친 뒤 야간에 추가 작업 요청을 받고 작업하던 중 변을 당하게 됐습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한화오션 노동조합)는 성명을 통해 "재해자는 작업을 거부하고 싶었다"며 "공정을 만회하기 위한 계속되는 잔업과 휴일에도 밤늦게까지 이어지는 작업으로 고단했으며 사고 당일 밤늦게까지 이뤄지는 작업조건이 너무나 열악했고, 위험했음을 알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생산만을 외치는 한화오션 원청의 강압적인 작업지시는 하청업체의 작업지시로 이어졌고 끝내 거부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금속노조 경남본부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이미 고용노동부 특별감독과 종합안전보건진단에서 해당 라싱브릿지 그물형 핸드레일에 대한 위험을 지적당했고 한화오션 노조 역시 추가로 지적했지만, 사측은 개선하지 않았다"며 "이번 중대재해는 한화오션의 눈치보기에 급급해 제대로 감독하지 못한 노동부 통영지청과 한화오션의 생산우선주의가 합쳐져 발생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우리는 올해 4명의 노동자를 사망케 한 한화오션의 실질적 경영책임자가 처벌받도록 투쟁할 것"이라며 "노동부 통영지청장은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하며 한화오션에 대해서는 전면 작업 중지와 함께 실질적 경영책임자를 구속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경남지부가 11일 한화오션 실절적 경영책임자 구속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금속노조)
한화오션에서 올해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밝혀진 사망자만 4명입니다. 한화오션에서는 지난 1월 두 차례의 사고로 하청 노동자가 숨지는 등 산업재해가 잇따른 바 있습니다. 지난 1월12일 하청 노동자 B씨가 선박 제조공장 내 폭발사고로 사망했으며, 같은달 24일 하청 노동자 C씨가 접안시설 안벽에서 잠수 작업 중 숨을 거뒀습니다.
또 지난달 19일에는 온열질환에 따른 사망으로 의심되는 하청 노동자 D씨도 있습니다. D씨는 작업장에서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습니다. 부검 결과 사인은 '허혈성 심장질환'으로 인한 심정지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언론에만 보도된 최근 3년치 한화오션의 중대재해 사망자를 보면 △지난 2022년 3명 △작년 1명 △올해 현재까지 4명으로 대우조선해양 시절 대비 한화그룹의 인수된 뒤 연간 사망자가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대우조선해양 시절인 지난 2022년 △3월15일 타워크레인에서 떨어진 물체에 맞아 노동자 사망 △9월1일 이동식 철제 작업대 사이에 끼임으로 1명 노동자 사망 △10월19일 자재를 운반하던 지게차에 깔려 노동자 사망 사건 등이 각각 발생했습니다. 작년 5월 한화에 인수되기 전인 3월23일에도 한 노동자가 튕겨 나온 작업대에 맞아 23m 아래로 떨어져 숨졌습니다.
또 다른 국회 환노위 관계자는 "올해 7월 중대재해 사망자 수치는 역대 최대치"라며 "당연히 중대재해 사망사고를 국감에서 다뤄야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화오션은 최근 중대재해에 대해 사과문을 내고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사태 수습에 만전을 기하겠다"며 "회사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강구하여 안전대책을 더욱 강화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한다"고 했습니다.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전경. (사진=한화오션)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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