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한바퀴2)도림사거리 신길우성·건영 재건축 갈등…그래도 갈 길 간다
우성-건영-통합 추진위 제각각…진행은 신길우성1차 단독에 무게
신설역·재건축 호재 있는데 신길뉴타운과 4억~6억 차이
2024-08-02 06:00:00 2024-08-02 06:00:00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도림사거리 신길우성1차와 신길건영 아파트는 불혹이 머지않은 오래된 이웃단지입니다. 당연히 재건축 얘기가 나올 만합니다. 때마침 단지 앞에 지하철역도 생길 예정입니다. 그런데 이웃 간 갈등이 커 재건축 진행이 만만치가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신설역과 재건축이란 호재를 갖고도 시세가 뛰지 않았습니다. 
 
신길우성 서두르는데 신길건영 느긋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과 도림동의 경계인 도림사거리에선 신안산선과 역사 공사가 한창입니다. 도림사거리역 출입구가 사거리 네 방향에 모두 들어서는 것이 아니라 2개밖에 없다는 점은 아쉽지만, 노선이 개통되면 일대 생활 여건은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영등포, 여의도 등과 물리적인 거리는 멀지 않은 곳인데도 주목받지 못했으나 신안산선이 완공되면 여의도와 두 정거장 떨어진 가까운 동네란 인식이 확고해질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입니다. 근처 신길뉴타운과의 시세 차이도 조금은 좁힐 수 있을 전망입니다. 
 
도림사거리역 주변엔 신축 아파트가 없습니다. 사거리에 서서 둘러보면 신길건영아파트부터 눈에 들어올 텐데요. 무려 1985년에 준공한 39년차 구축아파트입니다. 그 옆엔 신길우성1차 아파트가 있습니다. 신길건영보다 1년 늦은 1986년생입니다.
 
아파트 도색과 이름만 지운다면 한 단지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688세대 신길우성1차를 386세대 신길건영이 ‘ㄴ’자로 둘러싼 모양새니까요. 이웃한 두 단지의 주민들이 재건축을 두고 몇 달째 갈등을 벌이고 있습니다.
 
일단 낼모레 40줄에 들어설 구축이어서 재건축을 진행하는 데는 문제가 없습니다. 일단 신길우성1차의 경우 정밀안전진단 결과 D등급, 조건부 재건축 판정을 받았습니다. 지난해 2월엔 영등포구로부터 재건축 확정 통보를 받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현재 재건축 추진 준비위원회가 활발하게 활동 중입니다. 주민들의 동의를 받아 신속통합기획 자문방식으로 서울시에 신청 마친 상태이며 신탁사와도 업무제휴(MOU)를 했습니다. 조합이 직접 재건축을 진행할지 신탁 방식으로 할지는 나중에 조합원 투표를 진행해 결정할 예정입니다. 
 
문제는 신길건영입니다. 이곳에도 재건축 추진 준비위가 있긴 한데 얼마 전 위원장이 바뀌었습니다. 새 위원장은 재건축 추진에 뜨뜻미지근해 보입니다. 신길우성1차만큼 뭔가 진행된 게 없습니다.
 
도림사거리역에서 본 신길건영과 신길우성아파트. 통합재건축을 진행할 경우 신길건영 단지 상가도 갈등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사진=김창경 기자)
 
신길우성1차 아파트 왼편으로 신길건영이 보인다. 오래된 단지이다 보니 10층 높이로 자란 나무들이 인상적이다. (사진=김창경 기자)
 
‘통합재건축’ 깃발 들었는데 반응이 영 
 
겉보기에도 이웃한 작은 두 단지, 연식도 비슷하고 용적률 차이도 신길우성1차 176%, 신길건영 186%로 과도하게 벌어져 있지 않아 비슷한 조건입니다. 둘을 통합해 재건축하면 5만5100㎡ 부지를 활용할 수 있어 단지 설계나 건축비 등 이점이 많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니나 다를까 둘을 통합해 재건축하자는 추진위도 생겼습니다. 당산동에서 재건축 조합을 이끌어 성공시켰다는 인물이 신길우성1차에 이사 와서 통합재건축 운동을 시작한 겁니다.
 
세 추진위가 의견을 하나로 모아 통합된 방안을 내놓으면 좋을 텐데 결국 갈등으로 치닫는 모양새입니다. 통합 추진위는 통합 재건축의 장점을 홍보하며 시간이 조금 더 걸리더라도 같이 가자고 합니다. 신길건영은 동의한 적이 없는데 왜 우리를 들먹이냐고 항의합니다. 신길우성1차는 기다릴 것 없이 우리끼리 진행하겠다고 합니다. 
 
각자 주장만 내세우는 탓에 두 단지 곳곳에는 서로를 비방하는 플래카드가 붙어 있습니다. 입지는 좋은 곳이다 보니 두 단지의 재건축에 눈독을 들이는 대형 건설사들의 홍보 플래카드까지 함께 걸려 어지러울 지경입니다.
 
어느 쪽도 주민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확보한 것은 아닌데요. 그래도 신길우성1차 추진위 위원장이 그간의 이력 덕분에 신망을 얻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단지 내 상가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이 아파트에서 오래 산 분이고, 신풍역에서 신길뉴타운을 거쳐 영등포로 가는 신안산선을 도림사거리 쪽으로 돌리는 데도 힘을 썼다”라고 귀띔했습니다.
 
단지 곳곳엔 이렇게 각 추진위가 내건 플래카드와 재건축 시공을 따내려는 건설사들의 플래카드가 어지럽게 걸려 있다.(사진=김창경 기자)
 
신길우성1차 재건축 추진위에서 내건 플래카드. 단독으로 재건축을 진행해도 예상 추가 분담금이 더 적다는 비교 표를 붙여 놓았다. (사진=김창경 기자)
 
재건축 추진위는 서로 갈등 중이지만 두 단지 주민들은 이곳을 통해 왕래하는 등 친했다고 한다. (사진=김창경 기자)
 
신길뉴타운과 6억 차이
 
여러 가지 가능성 중 지금으로선 반응이 시원찮은 신길건영을 제외한 신길우성1차 단독 재건축만 진행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도 두 단지의 시세는 비슷하게 형성돼 있습니다. 워낙 오래된 구축이고 재건축에 대한 전망도 불투명해 호가는 높지 않습니다. 
 
신길우성1차의 경우 109㎡(전용면적 83㎡)가 지난 3월 10억2000만원에 실거래된 기록이 있습니다. 작년엔 9억5500만원 한 건 거래가 있었고 2022년엔 10억원 2건, 10억9000만원 1건으로 차이가 컸습니다. 최고가는 2021년에 기록한 12억2500만원입니다. 
 
단지가 작기도 하지만 워낙 거래가 적어 적정시세를 잡기는 쉽지 않지만, 현재 나와 있는 매물이 10억원부터니까 최근 부동산 시장이 활기를 찾고 있는 것에 비하면 높지는 않은 가격입니다. 특히 이곳에서 가까운 신길뉴타운의 전용 84㎡형 시세가 14억~16억원에 형성된 것과 비교해도 차이가 큰 편입니다. 
 
다만 구축답게 전세가는 낮습니다. 동일 평형이 지난 4월 4억원에 3건, 4억5000만원에 1건 거래됐습니다. 간혹 예전 창호를 교체하지 않은 매물이 나오는데, 저렴하게 설치한다고 해도 전용 83㎡형의 경우 1500만원 정도 소요되니까 시세 산정에 꼭 반영해야 합니다. 신길우성1차에선 109㎡형만 계단식이고 작은 평형은 복도식 건물인 점도 체크할 필요가 있습니다. 
 
신길건영엔 128㎡(95㎡)의 대형 평형이 있습니다. 지난 4월 9억4000만원 실거래 기록이 있고 2021년 최고가는 11억5000만원이었습니다. 현재 매물 호가는 10억5000만원부터인데, 신길건영의 경우 신길우성1차를 둘러싸고 동향과 남향으로 나뉘어 있어 어느 동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118㎡(89㎡)의 경우 2021년 10억9000만원 최고가를 찍은 후로 거래가 없으며, 100㎡(75㎡)의 최근 거래는 작년 4월의 8억8000만원 한 건입니다. 전반적으로 신길건영이 신길우성1차보다 조금 낮게 형성돼 있습니다. 
 
신길우성1차 아파트 단지 내 위치한 우성유치원. (사진=김창경 기자)
 
도림사거리역 한쪽에서 펜스를 치고 역사 공사가 한창이다. 역 출입구가 도로 양옆 두곳 밖에 없어 신길우성1차와 신길건영에서 역을 오가려면 횡단보도를 한 번 건너야 한다. (사진=김창경 기자)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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