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티웨이항공, 잇단 출발 지연…정비에 돈 안 쓴 탓?
1분기 유동성 충당부채 항공기 1대당 7억원 이하
유럽 등 장거리 노선 확대 가운데 정비 예측액 낮아
연내 정비 관련 지출 대폭 확대…수익성 증가로 부담 낮아
2024-07-02 06:00:00 2024-07-02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6월 28일 06:0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티웨이항공(091810)이 연내 유럽 노선 취항을 완료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낮은 충당부채로 우려를 사고 있다. 유동성 충당부채는 향후 1년간 지출될 항공기 정비 및 복구 예상 비용으로 향후 1년간 정비 비용 지출 규모를 가늠할 수 있다. 티웨이항공의 항공기 1대당 유동성 충당금은 7억원 이하로 파악된다. 이에 통상 10억원 이상으로 설정된 경쟁사의 충당부채 규모보다 낮다. 낮은 정비 지출 규모에 대해 티웨이항공은 정비 관련 비용을 대폭 늘려 정비에 관한 우려를 해소한다는 방침이다.
 
(사진=티웨이항공)
 
장거리 항공사로 도약하지만…낮은 정비 예산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티웨이항공의 유동성 충당부채는 219억원으로 지난해 말(205억원)에 비해 6.8% 증가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티웨이항공의 항공기 대수(31대)를 고려하면 항공기 1대당 7억원가량의 유동성 충당부채가 설정됐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항공사의 유동성 충당부채는 향후 1년 내에 지출이 예상되는 항공기 정비 및 원상 복구 비용을 산정해 설정된다. 티웨이항공은 정비 예상액과 복구 예상액을 통합해 산정하고 있다. 따라서 복구 충당부채를 제외하면 정비 예상 금액으로 설정한 비용은 항공기 1대당 7억원을 밑돌 것으로 추정된다.
 
그에 반해 올해 1분기 타 항공사의 항공기 1대당 설정된 유동성 충당부채 규모는 작게는 12억원, 많게는 40억원 이상으로 파악된다. 비교적 미래 정비 비용을 낮게 설정한 가운데 티웨이항공은 몸집을 빠르게 불리고 있다. 지난 5월 티웨이항공은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노선 운항을 시작했다. 장거리 노선으로 영역이 확장되는 가운데 정비에 계상한 비용은 상대적으로 낮은 상황이다. 이에 최근 발생한 티웨이항공 지연 사태도 정비 비용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2일 자그레브행 티웨이항공 항공기에 결함이 발생하자 이를 오사카행 항공기와 급히 바꿔 오사카행 승객들이 11시간가량 대기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티웨이항공 등 일부 LCC(저비용 항공사)에 대해 특별 점검에 나서는 등 안전대책 마련에 나섰다.
 
올해 중 티웨이항공은 유럽 등 장거리 노선 취항을 완료할 것으로 예상된다. 티웨이항공은 오는 8월 인천-로마 노선, 9월에는 인천-바르셀로나 노선에 순차적으로 취항할 예정이다. 아울러 올해 하반기 중 파리와 프랑크푸르트 노선에 취항할 예정이다.
 
장거리 노선은 오랜 기간 비행이 이뤄지는 까닭에 정비에 시간과 비용이 더 많이 든다. 이에 유동성 충당부채를 대폭 확대해야 향후 안정적인 장거리 노선 운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티웨이항공의 정비 등에 설정한 충당부채가 낮은 까닭에 향후 충당부채 설정액이 대폭 늘어나지 않을 경우 정비 관련 우려가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향후 티웨이항공은 향후 충당부채 설정금을 대폭 상향하는 등 정비 관련 예산 지출을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정비 예산 대폭 확대 전망
 
최근 일련의 항공기 지연 사태에 따라 티웨이항공은 항공기 정비에 관한 비용을 확대해 원활한 장거리 노선 취항에 따른 우려를 해소할 것으로 관측된다.
 
항공사들은 매년 항공안전법에 따라 항공안전 관련 투자 내역을 공시한다. 올해 공시된 내용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은 지난해 469억원을 정비 비용으로 지출했으며 올해는 지난해 지출액보다 37.3% 증가한 644억원을 정비 관련 비용으로 쓸 예정이다. 항공기 운용 규모가 20대 이상인 항공사들이 연간 1000억원 이상의 정비 비용 지출을 계획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티웨이항공가 계획하고 있는 정비비 지출 규모는 상대적으로 적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은 당초 계획한 올해 투자액보다 최소 10% 이상 정비 지출 계획을 상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연내 장거리 노선 취항에 앞서 충당부채를 대폭 확대하는 등 방안이 예상된다.
 
올해 1분기 티웨이항공의 매출액은 4229억원, 영업이익은 761억원을 기록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올해 티웨이항공이 장거리 노선 확대 등을 통해 지난해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해 관련 업계에서는 티웨이항공이 1700억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해 지난해(1394억원)보다 20% 이상 영업이익이 클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에 충당부채 확대 여력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편 국내 항공정비사 양성은 지체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항공정비사 업무에 종사하려는 자는 국토교통부장관으로부터 항공종사자 자격증명을 받아야 한다. 지난해 항공정비사 자격증명 발급수는 778건으로 2022년(1683건)을 정점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항공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항공정비사 등 인력 확보 필요성이 커지고 있어 향후 인력 수급에 어려움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티웨이항공 측은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낮은 정비 충당부채 규모 및 항공기 정비 관련 우려에 대해 “당초 계획된 2024년 정비 비용 지출을 당초보다 대폭 늘릴 계획이며 항공정비사도 꾸준히 늘리는 등 정비에 관련된 역량을 확대할 것”이라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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