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의 특수선사업부가 신사업으로 미국 함정의 유지·보수·정비(MRO)사업 시장 진출을 위해 각사 별 치열한 경쟁 전략을 수립 중입니다. 현대중공업은 미국 필리조선소와 협력을 통해 MRO 시장 공략에 나섰습니다. 한화오션은 호주 방산기업 오스탈을 인수해 MRO 시장 진출을 위한 발판으로 삼으려는 목적이란 예측을 받고 있습니다.
29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지난주 미국 현지에서 펜실베이니아 소재 필리조선소와 미국 정부가 발주하는 함정과 관공선에 대한 MRO 사업 업무협약(MOU)을 체결했습니다. 필리조선소는 1997년 미국 해군 필라델피아 국영 조선소 부지에 설립됐습니다. 지난 2003년 이후 연안무역법(Jones Act)을 적용받는 미국 대형 상선의 50% 이상을 건조했으며, 군을 포함한 정부가 운용하는 선박 건조와 유지보수 등이 사업영역입니다.
현대중공업은 이번 MOU로 미국 함정 사업 확장을 추진 중인 필리조선소에 함정과 관공선 설계, 자재 패키지 공급 등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앞서 현대중공업은 지난 2005년부터 상선 분야에서 필리조선소에 도면 및 자재를 공급하는 협력 관계를 이어왔습니다. 이번 MOU를 계기로 미 해군을 포함해 해경, 연방 해운청 함정과 관공선 분야까지 협력을 확대할 방침입니다. 또 현대중공업은 미국 현지 조선소 인수나 기술 협력 고도화 등을 통해 MRO 사업 역량을 넓히겠다는 복안입니다.
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 관계자는 지난주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필리조선소에 함정 설계를 지원하고 기자재 공급하는 이 협력을 기반으로 미국 내 미국 관공선 또는 미국 함정을 신조 건조, MRO 사업 등에 직접 참여가 가능하게 됐다"며 "우선 1차적으로 MOU 방식으로 미국 내에 사업을 진출하고 이어서 저희들도 미국 내 현지 조선소를 인수한다든지 기술 협력을 고도화해 생산 부분까지 참여하는 방식이라든 지 MRO사업을 더 고도화시켜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HD현대중공업이 최근 미국 펜실베이니아 소재 필리조선소(Philly Shipyard)와 미 정부가 발주하는 함정과 관공선에 대한 MRO 사업 MOU을 체결한 모습. (사진=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도 함정 MRO 사업에 적극적으로 임할 계획입니다. 한화오션은 미국 해군의 올해 MRO 시범 사업에 대한 내용을 확인한 뒤 전략을 구체적으로 세울 방침입니다. 한화오션 특수선사업부 관계자는 지난주 1분기 실적발표 컨콜에서 "신조 수주 시에는 건조 단계부터 함정 전체 수명 주기 관리체계를 제안하는 'MRO 패키지 솔루션'을 제공해 추가 사업 기회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며 "(미국 측이) 빠르면 이달 말이나 다음달 안으로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할 것으로 알기 때문에 이를 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사업 가시화 시점은 빠르면 올해 상반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며 "다양한 국내 잠수함 창정비, 성능개량 경험을 바탕으로 한화오션이 수출하는 함정과 국내와 국외에서 운영 중인 모든 함정에 대한 MRO 사업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한화오션은 현재 추진 중인 호주 방산업체 오스탈 인수를 성공할 목적입니다. 오스탈은 미국 해군 선박을 설계·건조·납품하는 조선사입니다. 업계에서는 한화오션의 오스탈 인수 작업이 미국 함정 MRO 사업 진출 전략의 일환으로 예상 중입니다. 이 관계자는 "호주 조선소 오스탈에 인수를 제안했고 현재 정부와 협의를 진행 중"이라며 "최선의 결과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시장조사 업체 모도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글로벌 해군 함정 MRO 시장 규모는 올해 77조9200억원에서 오는 2029년 85조8200억원 수준으로 커질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HD현대중공업의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KDX-III Batch-II) 1번함 '정조대왕함'. (사진=HD현대중공업)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