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칼럼)'미디어 격전' 예고된 국회, ICT 현안도 시급히 풀어야
2024-04-17 06:00:00 2024-04-17 06:00:00
4·10 총선이 치러진 지 어느덧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결과를 예단하기 어려운 것이 선거라고는 하지만 야당의 이례적인 압승으로 끝나 정국이 격랑 속으로 빠져드는 모습입니다. 1987년 대통령 직선제 도입 이후 집권 여당이 이처럼 큰 격차로 야당에 패한 것은 처음 있는 일입니다. 현 정권을 향한 국민들의 준엄한 심판이 무겁게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야권이 정국 주도권을 완전히 가져가게 된 만큼 윤석열정부의 국정 운영 동력에도 타격이 불가피해졌습니다. 이에 정부가 추진하던 많은 정책이 국회에서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중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입니다. 특히 22대 국회 과방위에서는 산적한 현안 중 언론 등 미디어분야 논의가 집중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언론인 출신 당선인들이 국회에 다수 입성했기 때문입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따르면 언론인으로 분류되는 22대 국회의원 초선 당선인은 12명입니다. 민주당이 5, 국민의힘 4, 국민의미래 2, 조국혁신당 1명 등입니다. 이들은 모두 과방위 배정 가능성이 높은 당선인들인데요. 여기에 국회 입성에 성공한 김현·양문석 전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과 최민희 전 방송위원회 부위원장을 포함하면 방송 관련 전문가는 늘어납니다.
 
22대 국회 과방위에서는 정책뿐 아니라 방통위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제도적 개혁도 핵심 과제로 꼽힙니다. 현 정권하 방통위·방심위의 비정상적 구조와 파행 운영, ‘가짜뉴스정책과 정치 심의논란 등 언론 탄압·장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태기 때문인데요. 야권이 개혁을 단단히 벼르고 있어 미디어 격전을 통한 이슈 블랙홀이 될 가능성도 높습니다.
 
이에 반해 이번 총선에서 과학기술계로 분류되는 초선 당선인은 5명 안팎에 불과합니다. 그마저도 정통 과학인과 IT 업계 출신 전문가는 과학자 출신 황정아, 구글 출신 이해민 당선인 단 두 명뿐입니다. 통신 및 AI 분야 전문가는 전무합니다. 과방위 후보군의 범위를 재선 이상으로 넓혀 봐도 과학기술계 인사는 언론계 출신에 비해 많이 부족합니다. 이에 따라 업계 안팎에서는 미디어 이슈 블랙홀로 정쟁이 과열돼 ICT와 관련 현안과 법안 논의, 그리고 정책 활동이 상대적으로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옵니다.
 
성큼 다가온 AI 시대, 지금은 ICT골든타임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에 기술이 뒤쳐진 만큼 산업을 육성할 진흥책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인데요.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진흥과 규제 등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 있지 않은 상태입니다.
 
정권에 의한 언론 자유 침해 비판이 터져 나오는 만큼 이를 명백하게 해소할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은 중요한 과제입니다. 다만, 이에 못지않게 산적한 ICT 현안을 풀어내고 균형 잡힌 정책 마련도 시급합니다. 민의를 대변해 당선한 22대 국회의원들이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길 바라봅니다.
 
 
배덕훈 IT팀장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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