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다가오는 보험사들의 주주총회 최대 관심사는 최고경영자(CEO)의 연임 여부입니다.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내달 임기 만료를 앞둔 보험사 대표는 편정범 교보생명 대표, 정종표 DB손해보험 대표, 임규준 흥국화재 대표 등입니다.
올해 금융지주사 전환을 목표로 한 교보생명은 편정범 대표의 연임이 이슈입니다. 지난 2021년 3월 대표에 오른 그는 2022년부터 각자 대표 체제가 3인에서 2인으로 재편으로 권한이 확대됐습니다. 윤열현 사장이 특별경영고문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그가 맡았던 경영지원·대외협력담당은 편 대표의 몫이 됐습니다. 신창채 대표가 기획과 지원업무를, 편 대표가 보험사업업무를 각각 담당하는 형태로 전환된 겁니다.
2인 대표 체제로 변화를 시도한 교보생명이 올해는 교보생명이 지주사 전환을 목표로 한다면,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 대표가 필요한 시점인데요. 지주사 전환을 위해서는 인적분할과 손해보험사 인수가 관건입니다. 특히 저출산·고령화 등으로 종신보험 수요가 줄어들면서 생명보험업이 저성장 국면을 맞았고, 교보생명은 이를 타개하기 위해 생명보험에 그친 포트폴리오를 손해보험 등으로 넓힐 전략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편 대표의 연임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데요. 1988년에 입사한 편 대표는 영업교육, 채널, 전략기획 등 주요 부서를 두루 거친 정통 교보맨으로 불립니다. 교보생명의 임원이 1970년대생 중심으로 다소 젊게 구성되고 있지만, 1961년생인 편 대표는 보험영업에서 강점을 보였고 디지털 혁신 등의 성과를 낸 바 있습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올해 지주사 전환을 완료한 뒤 추후 기업공개(IPO)까지 진행할 계획을 갖고 있다"며 "이사회와 주총을 거쳐야 정확하겠지만 2인 대표 체제는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습니다.
정종표 DB손해보험 대표의 연임 여부도 주목됩니다. DB손해보험은 정 대표가 취임한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전년대비 21.1% 감소한 1조5367억원을 기록했습니다.
DB손해보험은 "괌·하와이 자연재해 대사고 인한 손해 증가, 마스크 해제 후 병원 진료 증가 등 장기위험손해율 상승, 손실부담비용증가 등으로 장기보험 손익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는데요. 일회성 손실이 큰 탓도 있지만 결국 장기보험 실적 상승 전략이 필요하다는 뜻으로도 해석됩니다.
정 대표는 1987년 입사해 37년 동안 근무하며 법인·개인사업부문 부사장을 맡는 등 DB손보 내에서 '영업통'으로 불렸는데요. 그러나 결국 지난해 실적 경쟁에서 메리츠화재에 2위 자리를 내줬습니다. DB손보의 대표 임기가 1년으로 짧은 만큼 지난해 실적으로 그의 공과를 따지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임규준 흥국화재 대표는 금융위원회 대변인 출신인데요. 흥국화재가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점은 임 대표에 호재입니다. 흥국화재는 지난해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이 3174억원으로 전년 대비 115% 증가했습니다. 흥국생명은 수익성이 높은 장기보장성 보험 판매에 주력했는데요. 이는 올해 도입된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이 흥국생명에게 유리한 결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이호진 태광그룹 전 회장이 경찰 수사 선상에 놓인 점도 임 대표의 연임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습니다. 흥국화재는 태광그룹의 계열사인데, 그룹 오너가의 이슈가 불거진 현재 시점에서는 변화보다는 안정에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왼쪽부터) 편정범 교보생명 대표, 정종표 DB손해보험 대표, 임규준 흥국화재 대표(사진=교보생명, DB손보, 흥국화재)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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