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삼성전자 노사가 올해 임금 협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최근 노사가 임금 인상률 초안을 제시하는 등 집중 교섭에 나서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노사협의회라는 천장에 가로막혀 노사교섭이 이번에도 무력화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20일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는 사측과 임금 협상을 계속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이날 협상은 사측에서 별다른 협상안을 제시하지 않아 결렬됐습니다.
노조는 "단체 행동을 위한 모든 역량을 다하겠다"며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회의 진행 전 사측의 입장 변화가 있다면 언제든 대화는 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노조는 다음 달 21일 임금 인상이 정상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3월15일 이전 협약 체결을 목표로 교섭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전까지 노사는 회사에서 제시한 초안을 두고 2.5% 임금 인상과 복리 후생 항목 등을 두고 집중 교섭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달 16일 2024년 임금협상을 위한 1차 본교섭을 시작한 이후 2차(1월23일), 3차(1월30일), 4차(2월6일), 5차(2월14일)를 진행하고 이날 6차 협상을 진행했습니다.
손우목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위원장이 4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열린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주최 기자회견. (사진=뉴시스)
노사 협상이 표류하는 이유는 단체 교섭 권한에 대한 양측 입장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삼성전자는 노사협의회와 노조 등 2개 단체를 상대로 각각 임금 협상을 진행해오고 있습니다.
노사협의회는 '근로자참여 및 협력증진에 관한법률'에 따라 노조가 없는 기업에서도 직원 이익을 대변할 수 있도록 30인 이상 사업장에 의무 설치되는 기구입니다.
노조가 없던 기간에는 삼성전자는 노사협의회를 통해 매년 임금 인상률을 정해왔습니다. 이후 2020년 이재용 회장이 대국민 사과를 통해 노동3권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하며 노조와의 본격 교섭에 나섰습니다.
삼성전자에는 5개 노조가 있습니다. 한국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 소속 전국삼성전자노조(전삼노)가 최대 노조입니다. 전삼노의 조합원 수는 20일 기준 1만8028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전삼노는 교섭 창구를 단일화해 사측과 공동교섭을 하고 있습니다.
전삼노는 임금 교섭권이 오직 노조에만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헌법 33조에 따르면 단체교섭권은 노동조합에만 있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이에 노사협의회와 사측의 임금 교섭은 불법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이날 삼성전자 노사의 임금협상이 결렬돼 노조는 쟁의 행위 준비 수순에 들어갔습니다. 노조는 이날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할 예정입니다.
중노위는 노동쟁의 조정 신청을 받으면 사용자 위원과 근로자 위원, 공익위원으로 구성된 조정위원회를 꾸려 10일간 중재를 시도합니다.
이후 중재 과정에서도 노사가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면 중노위는 조정 중지를 결정합니다. 이럴 경우 노조는 조합원 투표를 통해 합법적으로 파업을 할 수 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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