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D(양도성예금증서) 금리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인기입니다. 최근엔 91물을 넘어 1년물 상품도 나왔습니다. 금리가 높아 인기라는데 사실 포지션은 애매합니다. 적어도 금리 하락이 예상되는 올해는 환금성에선 일반 파킹통장이나 CMA가, 수익성은 채권형 ETF가 조금 더 유리해 보입니다.
지난 6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1년은행양도성예금증서액티브(합성) ETF가 상장했습니다. 상장 첫날부터 590억원 규모의 거래가 몰리며 기분 좋은 출발을 기록했습니다.
이 상품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이 CD금리형 ETF의 인기에 힘입어 선보인 신상품입니다. 지난해 91일물 CD금리에 투자하는 TIGER CD금리투자KIS(합성) ETF에 큰 돈이 모이자 1년물에 투자하는 상품을 선보이며 기자설명회를 여는 등 대대적인 홍보를 펼쳤습니다.
CD는 무기명 정기예금의 증서로 현금에 준하는 유동성을 갖춘 데다 금리도 비교적 높아 자산가들에게 인기가 좋은 금리 상품입니다. 국내 운용사들이 CD금리에 투자하는 ETF를 처음 내놓은 것은 2020년으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이 TIGER CD금리투자KIS(합성) ETF를 처음 상장시켰습니다. 당시엔 크게 주목받지 못하다가 지난해 채권 등 금리형 자산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함께 주목받았습니다. 인기가 얼마나 뜨거웠는지 국내 ETF 시장의 대표상품인 KODEX200 ETF를 제치고 순자산 1위를 기록했습니다. 국내에서 금리형 ETF가 주식형 ETF를 제친 최초의 사례입니다. 이에 삼성자산운용도 부랴부랴 KODEX CD금리액티브(합성) ETF를 출시했으나 TIGER CD금리투자KIS(합성)의 순자산은 넘어서지 못했습니다. 이어 HANARO와 히어로즈 브랜드의 신상품도 상장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하지만 주의해야 할 것은 CD금리형 ETF가 애매한 포지션에 있는 데다 금리 하락기에는 수익성이 조금 떨어지는 상품이라는 점입니다.
TIGER CD금리투자KIS(합성) ETF는 KIS채권평가의 KIS CD금리투자지수(총수익지수)를 기초지수로 삼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당일 오전 11시30분에 기준 고시되는 CD91일 금리를 지수 포트폴리오의 YTM으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해서, 잔존만기 60일에서 120일 내의 국내 시중은행, 특수은행 CD 종목을 편입합니다. 구성종목은 10종목입니다.
이 상품은 매일 CD91일물 금리만큼 이자를 쌓아 수익을 창출합니다. CD금리가 올라야 ETF 주가도 더 오릅니다. 작년 초반 CD금리는 3.98%로 출발했으나 2월에 3.5% 아래로 떨어졌고 그 후로 꾸준히 상승해 연말엔 3.83%로 마감했습니다.
덕분에 TIGER CD금리투자KIS(합성) ETF 주가도 꽤 많이 올랐습니다. 따로 분배금이 있는 것은 아니므로 주가 상승률이 곧 ETF의 수익률인 셈인데, 이 종목은 지난해 5만1690원에서 5만3580원으로 3.65%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올해 시장금리가 하락한다면 CD금리형 ETF의 수익률(주가 상승률)도 작년보다는 저조할 가능성이 큽니다. 특히 91일물보다 1년물 금리가 시장 금리 변화에 조금 더 민감하기에 이번에 출시된 신상품 투자를 망설이게 합니다.
또한 ETF는 저렴하긴 해도 거래 비용이 발생하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펀드 보수가 시세에 반영돼 있으며 매도할 때 발생한 매매차익에는 15.4%의 세금이 부과됩니다.
따라서 3%대 중반의 수익률이 목적이라면 CD금리형 ETF보다는 은행권의 파킹통장이나 증권사의 발행어음형 CMA 쪽을 활용하는 것이 더 낫습니다. 현재 저축은행들의 파킹통장 금리는 연 3.2~3.5% 수준이며, 한국투자증권의 CMA(발행어음형) 금리는 연 3.4% 미래에셋증권은 3.25%입니다. 수시입출금이 가능해 ETF처럼 매도 후 2일을 기다릴 필요도 없습니다.
금리형 ETF 투자로 수익을 내려는 목적이라면 올해는 CD금리형보다 일반 채권형 ETF가 더 유리해 보입니다. 금리 하락 시 주가가 크게 오르는 장기물 ETF가 적당합니다.
따라서 CD금리형 ETF는 금리 자체에 목적을 두기보다 ETF 또는 주식을 거래하는 투자자들이 잠깐의 여유자금, 예수금을 맡겨놓는 용도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입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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