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병립형 회귀' 수순에…진보진영 "촛불 배신"
이르면 이번주 선거제 입장 최종 결정
당내 의원·진보정당·시민사회 반발
2024-01-30 17:56:22 2024-01-30 19:51:28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이 '병립형 비례대표제' 회귀 수순을 밟자, 진보진영은 "촛불을 배신하지 마라"며 반발했습니다.
 
민주당, 전 당원 투표 추진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이르면 이번 주에 선거제에 대한 입장을 최종 결정합니다. 당내에서는 '친명(친이재명)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최근 정청래 최고위원이 촉구한 바 있는 권역별 병립형 비례제 도입을 위한 전 당원 투표를 추진 중입니다.
 
당 내부에선 거센 반발이 일고 있습니다. 앞서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준연동형 유지 입장을 밝힌 바 있고, 정세균 전 총리와도 비슷한 의견을 주고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이탄희 의원도 지난 26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연동형 비례대표제 고수 입장을 밝혔습니다. 회견문에는 이 의원을 포함해 민주당 의원 80명이 연서했습니다.
 
이탄희 민주당 의원 등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민주개혁진보대연합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노동당·녹색당·정의당·진보당 등 4개 진보정당도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의 병립형 회귀 움직임을 규탄했습니다. 김준우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민주당이 해야 할 것은 위성정당 없는 준연동형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냐. 아니면 촛불정부, 촛불세력, 촛불정치를 모두 부정하고 병립형으로 돌아갈 것인가의 택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노동당·녹색당·정의당·진보당 등 4개 진보정당 대표들 등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2024정치개혁공동행동-진보4당 선거제 개악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정치개혁과 연합정치를 위한 시민회의' 역시 같은 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병립형 회귀 여부에 대해 거대 정당이 당원 총투표만으로 결론지어서는 안 된다"며 "민주당이 먼저 연동형 선거제도 유지 발전을 위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이재명 저격'한 한동훈 "민주당 정신 차려야"
 
여당도 가세했습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민의힘 당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총선 70일 남았는데 선거 문제를 못 정했다"며 "이유는 두 가지 아닌가. 이재명 대표가 비례 나오고 싶다는 것, 소위 이 대표 주위 진영에 있어 몫을 나눠먹기 쉽게 하려는 것. 두 가지 니즈가 충돌하는 것"이라고 역설했습니다. 그러면서 민주당을 향해 "정신 차리라고 말씀드리고 싶다"며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연동형 유지 입장인 민주당 의원들은 지도부 결단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날 이탄희 의원은 '정치개혁과 연합정치를 위한 시민회의' 기자회견 후 기자들에게 "대다수 의원들은 지도부가 결정해서 어떻게 해주길 바라고 있다"며 "하루라도 빨리 논의가 되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연동형을 찬성하는 연서명 80명에 이름을 올린 한 의원도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연동형 비례 (유지)에 대해선 지금도 변함없다"면서도 "선거법 관련된 건 원내대표에게 위임해서 원내대표가 지도부와 의논해 다시 이야기하기로 했다"고 전했습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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