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온라인 음원서비스를 판매하면서 소비자들에게
‘중도해지
’가 가능한 사실을 충분히 알리지 않았다며
카카오(035720)에게 또 한 번 제재를 내렸습니다
. 카카오는
‘억울
’하다는 입장인데요
. 이번 제재를 두고 양측의 입장이 엇갈리는 만큼 향후 법적 대응 등 다툼이 예상됩니다
.
공정거래위원회 세종청사 (사진=공정위)
공정위는 21일 카카오가 정기결제형 음악감상전용 이용권 등을 판매하면서 소비자가 중도해지를 신청할 수 있는 사실을 충분히 알리지 않았다며 시정명령과 과징금 9800만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카카오가 ‘분할’해 설립한 멜론을 합병한 것이니만큼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중도해지는 이용자가 계약을 해지하면 즉시 이용이 종료되며 이미 결제한 음원서비스 이용권 금액에서 일정액을 제외한 나머지는 환급되는 유형입니다. 이용 기간 만료 시까지 계약이 유지된 후 종료되는 일반해지와 구분됩니다.
공정위는 카카오가 이용자가 해지를 신청하면 중도인지 일반인지를 별도로 확인하지 않고 일반해지 신청으로 보고 처리했다고 밝혔습니다. 여기에 중도해지 권리나 고객센터 문의 등의 사실도 ‘충분히’ 알리지 않았다고 봤습니다. 공정위는 이러한 행위가 전자상거래법상 ‘거짓된 사실을 알리거나 기만적 방법을 사용해 소비자를 유인하거나 소비자와 거래하는 행위’로 판단하고 제재 결론을 내렸습니다.
멜론 홈페이지 (사진=카카오엔터테인먼트)
멜론의 운영사인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입니다. 공정위 조사 이전에도 중도해지 안내 및 고지를 충분히 했고 실제 이용자들이 어렵지 않게 이를 진행했다고 항변했습니다. 특히 “이번 건으로 중도해지를 못하고 일반해지를 하게 됐다는 실증적 증거가 없다”라고 반박했습니다.
또한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해당 사안에 대한 시정조치도 빠르게 진행했다고 강조했는데요. 해지신청 관련 용어를 명확히 바꾸고 2021년 7월까지 모든 판매채널에 중도해지 기능을 구현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만큼 향후 카카오 측의 대응이 주목되는데요. 현행법상 해석에 따라 달리 판단이 가능한 부분이 있어 법적 다툼 등이 예상됩니다.
카카오 사옥 (사진=뉴스토마토)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공정위가 지적한 부분에 대해 자진시정까지 마쳤고, 카카오 법인은 관련 사업을 수행하지 않은 지 수 년이 지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카카오 법인에 대한 제재 의결은 이해하기 어렵다”라며 “처분에 대한 이의 여부 등은 제재 당사자인 카카오에서 의결서를 받아 본 후 판단할 계획”이라고 법적 대응 가능성도 내비쳤는데요.
현행 전자상거래법 34조1항에 따르면 “‘영업의 전부 또는 일부의 정지를 갈음해’ 해당사업자에게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공정위 역시 “향후금지명령과 함께 영업정지에 갈음하는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라고 명시했는데요. 하지만 현재 카카오는 멜론 사업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영업정지의 여지가 없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즉, 현재 영업을 하지 않고 있는 사업자에 ‘영업정지에 갈음하는 과징금 부과’는 근거가 없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 이황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공정거래법이나 다른 특별법들은 대체로 위반행위에 대한 제재의 성격으로 과징금을 부과하는 반면, 전자상거래법에서는 영업정지에 갈음하는 성격의 과징금을 부과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차이가 있다“라며 “공정위 조치에 다소 다툴 여지가 있을 것 같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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