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12월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쌍특검과 3국정조사를 통과시킬 기세다. 쌍특검은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의혹, 곽상도 의원의 50억 클럽 의혹이다. 3국정조사는 서울-양평 고속도로 특혜 의혹, 오송 지하차도 침수 사건,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이다.
쌍특검과 3국정조사 국면이 일단락되면, 민주당 지도부는 준연동형-병립형을 둘러싼 선거제 논란에 대해 입장을 정리해야 한다. 민주당 의원들의 내부 분위기는 두 가지 의견 모두가 팽팽한 편이다.
현행 준연동형 방식에서는 ‘지역구 당선자가 약 100석 이상 되는 정당은’ 비례대표 당선이 금지되는 효과를 낸다. 여기에 해당하는 정당은 민주당과 국민의힘 두 개밖에 없다. 현행 준연동형이 ‘위성정당 촉진법’으로 작동하게 되는 근본 이유다.
연동형 찬성론자의 공통점 – 민주당의 ‘슈퍼 울트라 압승론’
현행 준연동형 방식에서 국민의힘은 위성정당을 만들고 민주당은 만들지 않을 경우, 민주당은 국민의힘에 비해 20~26석의 격차가 발생하게 된다. 바둑에서 몇 점 깔아주고 두는 것을 ‘접바둑’이라고 한다. 국민의힘에 20~26점을 깔아주는 ‘접바둑’을 두는 것과 같다. 병립형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연동형에 대해 ‘국민의힘 과반 촉진법’이라고 비판하는 이유다.
이런 반박에 대해 준연동형을 찬성하는 사람들이 반응하는 공통점이 흥미롭다. 현재 국회의석은 총 300석, 비례대표는 47석, 지역구는 253석이다. 천호선 사회민주당 사무총장은 지역구에서만 민주당 150석, 국민의힘 100석을 가정하고 있다. 민주당이 50석 앞선다. 김준일 뉴스톱 대표는 지역구에서만 민주당 152석, 국민의힘 90석으로, 민주당이 62석을 앞선다. 이탄희 의원은 2020년 총선 결과인 민주당 163석, 국민의힘 84석을 강조한다. 민주당이 79석을 앞선다.
이들 주장의 공통점은 두 가지다. 첫째, 민주당이 ‘지역구에서만’ 50석~79석을 앞선다. 둘째, 민주당은 ‘지역구만으로도’ 이미 과반이다. 이러한 전망은 민주당의 슈퍼 울트라 초대박 압승을 가정하고 있다.
이러한 주장들은 과신(過信)이다. 1987년 민주화 이후 9번의 총선 결과를 보면, 이들의 전망이 지나친 과신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원내1당을 기준으로, 9번의 총선에서 민주당은 3승 6패를 했다. 2004년, 2016년, 2020년에 승리했다. 나머지 6번은 국민의힘 계열이 승리했다. 9번 총선의 평균의석을 뽑아보면, 국민의힘 계열 135석(44.9%), 민주당 계열은 115석(38.4%)이다. 민주당 계열은 20석 격차로 뒤진다.
2020년 총선은 한국정치사에서 민주당이 ‘초대박 압승’을 했던 예외적인 선거로 봐야 한다. 2000년대 이후를 기준으로, 2020년 총선을 제외한 5회 평균은 국민의힘 계열 139석, 민주당 계열 122석이다. 국민의힘 계열이 17석 앞선다. 2020년 총선을 포함한 6회 평균은 국민의힘 계열 131석, 민주당 계열 130석이다. 2020년 총선을 포함해도, 국민의힘 계열이 1석 앞선다.
초대박 압승론은 ‘혁신’과 ‘중도확장’을 가로막는다.
우리는 ‘미래’를 알 수 없다. 다만, 그간의 패턴 분석을 통해 미래의 근사치에 접근해 볼 수는 있다. 민주당이 지역구에서만 50~80석을 이기고 지역구만으로 과반을 차지한다면, 민주당은 혁신할 이유도 없고 중도확장을 할 이유도 없다. 혁신과 중도확장의 전제조건은 겸손과 위기의식이다. ‘슈퍼 울트라 초대박 압승한다’는 과신(過信)은 민주당을 잘못된 총선전략으로 안내하게 될 것이다.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 소장·좋은 불평등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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