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사실상 러시아 철수…다음은 '중국'
중국 판매량 2016년 대비 4분의 1 급감
극심한 부진에 충칭·창저우공장 매각 추진
중국 내 5개 생산공장 2개로 축소
전기차 위탁 생산 등 공장 효율화 진행
2023-12-20 15:43:15 2023-12-20 16:33:40
 
[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현대차(005380)가 러시아 공장을 매각키로 하면서 중국공장 처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현대차는 중국에서 2017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 이슈가 불거진 뒤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요. 판매량 급감으로 중국 공장 일부를 매각할 계획인데 중국의 친환경차 확대로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입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현재 중국 충칭공장과 창저우공장 매각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현대차 러시아·중국 판매량 추이.(그래픽=뉴스토마토)
 
충칭공장은 현대차가 2017년 약 1조6000억원을 들여세운 중국 내 다섯 번째 공장으로 연 30만대 자동차를 생산할 수 있습니다. 현대차 중국 사업이 극심한 부진을 겪으면서 2021년 말부터 가동 중단에 들어갔고 결국 매각 수순을 밟게 됐습니다.
 
현대차는 한때 베이징(1·2·3공장), 창저우(4공장), 충칭(5공장) 등 총 5개 공장을 가동하면서 연간 자동차 생산능력을 160만대까지 끌어 올렸는데요. 하지만 2017년 중국의 사드 보복 이후 주춤거리기 시작했습니다.
 
현대차는 2016년 114만대의 판매고를 올렸지만 한국의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대대적인 보복 조치 이후 판매가 급감했습니다. 2017년 70만대선으로 떨어졌고 지난해에는 25만대 수준에 그쳤죠.
 
한중 갈등을 비롯해 중국 내수시장이 전기차 중심으로 급격하게 변화함에도 이에 대응하지 못한 전략 실패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결국 BYD 등 중국 자동차 회사들이 전기차를 앞세워 급부상하면서 현대차의 중국 시장 판매량은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현대차는 2016년 완공된 30만대 규모의 창저우공장도 가동을 중단하고 매각에 나설 계획입니다. 현대차는 2021년 베이징 1공장을 가장 먼저 정리했는데요. 충칭·창저우 공장까지 팔게 되면 베이징 2공장(연산 30만대)과 3공장(45만대)만 남게 됩니다.
 
2023 광저우 오토소에서 선보인 11세대 쏘나타와 5세대 싼타페.(사진=베이징현대)
 
현대차의 중국 사업 재편은 예고된 수순입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지난 6월 개최한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남은 2개 공장은 생산 효율화를 추진하는 동시에 글로벌 모델 생산을 통한 신흥 시장 수출 확대를 진행하겠다"고 밝힌바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공장 매각 작업은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충칭공장의 경우 지난 10월 최저 입찰 가격을 30% 인하했지만 마땅한 구매자가 나타나지 않아 또 다시 입찰가를 내렸죠. 업계는 중국 자동차 산업의 급속한 전동화 때문으로 보는데요. 중국 정부는 내연기관차를 시장에서 퇴출한다는 계획으로 내연기관차 공장인 충칭공장에 갖춰진 생산설비는 효용 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입니다.
 
현대차는 판매가 저조한 중국에서 과잉된 생산 시설을 정리하고 전기차와 제네시스 중심으로 수익성 개선을 노린다는 방침인데요. 중국 내 판매 라인업을 올해 13종에서 8종으로 였고 제네시스·팰리세이드 등 고급 및 스포츠유티리티차량(SUV) 판매를 전면에 내세울 계획입니다.
 
중국 내 남은 공장도 생산효율화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베이징공장에선 쏘나타 택시를 생산해 국내로 들여오기로 했습니다. 또 베이징공장에서 중국 베이징자동차의 전기차 모델인 '아크폭스' 생산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전기차가 대세인 중국 시장에서 전기차 생산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점이 아크폭스 생산을 결정한 배경으로 꼽힙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중국은 현대차가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인 만큼 불필요한 부분은 매각을 통해 내실을 키워야 한다"며 "전기차 및 제네시스 등 중국인 입맛에 맞는 전략 차종을 투입함과 동시에 문제가 생기면 언제든지 빠른 조치를 할 수 있도록 철저한 전략과 세부적인 기법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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