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노동력 부족은 인류가 해결해야 하는 숙제다. 최고의 로봇을 만들겠다는 뜻이 아니고, 협동로봇을 도입해 작업자가 일하는 방식을 효율적으로 개선하는 게 핵심이다."
지난 5일 찾은
두산로보틱스(454910)의 경기도 수원시 생산공장. 류정훈 두산로보틱스 대표는 협동로봇 사업의 의미에 대해 이같이 강조했습니다.
류 대표는 "로봇이 생기면 일자리를 뺏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하는데 현재 전세계에서는 노동력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며 "특히 두산로보틱스가 먼저 진출한 곳은 인력을 구하기 힘들거나 업무 환경이 열악한 작업장으로 로봇이 고된 일만 해줘 고객 서비스가 향상되는 효과가 나타났다"고 강조했습니다.
두산로보틱스는 이날 류 대표의 발언을 대표하는 협동로봇 솔루션을 새로 공개했습니다. 공개된 신규 기술은 △단체급식 △복강경 수술보조 △공항 수하물 처리 △레이저용접 △빈피킹(Bin-picking) 솔루션입니다.
류정훈 두산로보틱스 대표가 5일 수원공장에서 발언을하고 있는 모습. (사진=두산로보틱스)
단체급식 솔루션은 지난 11월 서울시의 한 중학교 급식실에 도입됐습니다. 급식실 작업자들은 조리 과정에서 반복 동작, 유증기로 근골격계 질환과 화상의 위험이 있습니다. 두산로보틱스는 4대의 협동로봇을 도입해 국과 볶음, 튀김 등 대규모 조리작업을 수행합니다. 이로써 작업의 효율성과 작업자의 안전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복강경 수술보조 솔루션은 기존에 2~3명의 의사가 장시간 내시경 카메라를 들고 있어야 하는 힘든 작업을 로봇이 대신해 주는 것을 말합니다. 복강경 수술보조 협동로봇은 3kg의 하중을 견딜 수 있으며 조이스틱을 통해 별도로 원격 통제도 가능합니다.
공항 수하물 처리 솔루션은 공항에서 수하물을 옮길 때 활용됩니다. 최대 25kg의 사물을 들 수 있는 이 협동로봇은 코봇 리프트의 기술을 활용해 최대 70kg의 물건을 들어 올릴 수 있습니다. 덴마크사 코봇 리프트(Cobot Lift)와 협업해 제작됐고 최근 네덜란드의 한 공항에서 사업실증(PoC)까지 끝났습니다.
레이저용접 솔루션은 작업 완성도가 높아 항공우주와 자동차, 의료기기 등 첨단 산업에서의 수요가 있을 것으로 관측됩니다. 이 레이저용접 협동로봇은 열로 인한 접합재 손상이 없고 추가 작업도 불필요할 만큼 높은 완성도를 보였습니다.
빈피킹 솔루션은 박스 안에 섞여 쌓여있는 여러 부품 중 원하는 부품만을 집어 옮기는 로봇입니다. 로봇이 스스로 부품 위치와 모양, 방향성, 기울기까지 파악해 정확하게 부품 분류가 가능합니다.
두산로보틱스는 튀김(치킨), 커피 등 기존 협동로봇도 현장에서 소개했습니다. 특히 튀김 로봇은 작업자가 만든 닭반죽을 기름에만 넣으면 협동로봇이 치킨을 튀기는 일을 대신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기름에 치킨을 튀기는 일은 조리 과정 중 힘든 일과 위험한 작업으로 작업자 노동의 안전성과 효율성을 올렸습니다. 또 튀기는 시간이 일정해 한결같은 맛도 보장됩니다.
두산로보틱스의 치킨솔루션. 튀김 로봇이 치킨을 튀기고 있는 모습. (사진=두산로보틱스)
두산로보틱스의 복강경 수술보조 솔루션. 조이스틱으로 로봇의 원격조종이 가능하다. (사진=두산로보틱스)
가사노동·노인·유아 케어 등…향후 모든 산업에 투입 가능
현재 협동로봇 시장의 침투율은 미국과 유럽 시장 기준으로 2%에 불과합니다. 로봇 시장의 잠재규모는 약 9조달러로 추산됩니다. 서빙과 과일 수확, 가사 노동, 노인·유아 케어 서비스 등까지 향후 협동로봇의 업무가 확장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모든 산업에서 협동로봇이 투입돼 작업자와 상호작용을 통한 노동이 가능합니다.
시장 규모 확대에 따라 두산로보틱스는 공장 증설을 준비 중입니다. 두산로보틱스는 내년 총 9개의 자동화셀 설비를 구축해 수원공장의 생산 규모를 기존 2200대에서 4000대까지 2배 가량 늘릴 계획입니다
두산로보틱스는 노동자와 같이 일하는 만큼 협동로봇의 안전성도 강조했습니다. 협동로봇의 충돌감지방식은 크게 전류제어 방식과 토크센서 방식이 있습니다.
전류제어 방식은 센서 없이 모터에 가해지는 전류량의 차이로 충돌을 인지할 수 있습니다. 토크센서 방식은 가해지는 힘에 따라 저항이 변하는 센서를 활용해 힘이나 비틀림를 직접 측정하는 게 특징입니다. 실제로 이날 공개된 로봇을 건드리니 스스로 충돌을 인지하고 작동을 멈추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두산로보틱스 수원공장 내부1층 전경. 공장 규모는 약 600평으로 현재 작업자 25여명이 조립 공정을 수행하고 있다. (사진=두산로보틱스)
소프트웨어 개발해 스마트폰처럼 쉬운 협동로봇 제공
이어 두산로보틱스는 경기도 분당 두산타워를 들려 향후 연구개발(R&D) 방향성을 공유했습니다. 우선 두산로보틱스는 라인업 확대 계획을 알렸습니다. 두산로보틱스는 기존 총 13개의 협동로봇 라인업에서 용접과 같은 특수목적용도의 협동로봇을 추가해 오는 2026년까지 총 17개로 제품 라인업을 늘릴 예정입니다.
아울러 두산로보틱스는 협동로봇의 소프트웨어 개발 결과로 '다트스위트(Dart Suite)'를 소개했습니다. 다트스위트는 사용자에게 스마트폰과 같은 환경을 제공해 로봇을 쉽게 사용하도록 만든 소프트웨어입니다.
예컨대 팔레타이징(적재)처럼 개발자가 구현한 협동로봇 기능을 애플리케이션으로 다트 스토어에서 등록하면 사용자는 유·무료로 다운을 받습니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오전에는 커피 제조, 오후에는 적재 작업 등 선택적으로 작업을 전환할 수 있도록 구성한겁니다.
이재석 두산로보틱스 소프트웨어 혁신연구소 상무는 "다트 스위트는 협동로봇이 지속적으로 학습하고, 멀티태스킹이 가능하도록 만드는 혁신적인 소프트웨어"라며 "인공지능(AI)를 통해 더욱 쉽고 빠르게 협동로봇 기능을 만들어 공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습니다.
두산로보틱스의 팔레타이징(적재) 솔루션. 협동로봇이 팔레트에 적재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두산로보틱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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