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HD현대중공업(329180)이 올해 진행된 국내 특수선 수주 경쟁에서
한화오션(042660)에 모두 패배했습니다. HD현대중공업은 방위사업청(방사청)으로부터 받는 보안 사고 감점이 향후 몇년간 계속돼 국내 함정 사업의 존립이 위기라는 평가도 받습니다. 다만, HD현대중공업은 해외 수출로 수주 비중을 넓히고자 악전고투하는 모습입니다.
6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지난달 방사청이 발주한 3600톤(t)급 잠수함 장보고3 배치2 3번함 입찰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습니다. 이번 입찰에서 한화오션은 HD현대중공업과 경쟁했지만 잠수함 분야에서 우세를 점하고 있는 한화오션이 수주를 따냈습니다. 방사청과 한화오션은 추가 협상을 거친 뒤 연내 본입찰에 나설 계획입니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우선협상자로 선정되지 못한 것에 대해 아쉽게 생각한다"며 "이번 입찰 결과와는 별개로 자체 기술개발 및 체계업체와의 협업 등을 통해 잠수함 사업에 대한 경쟁력을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화오션이 건조중인 장보고-III Batch-II 잠수함(사진=한화오션)
앞서 한화오션은 방사청의 울산급 배치3 호위함 5,6번함 건조 입찰에서도 HD현대중공업에 승리했습니다. 수상함 분야에서 우위로 평가받는 HD현대중공업인데,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2025년까지 3년간 무기체계 제안서 평가에서 1.8점을 감점 받아 승패가 갈렸습니다.
문제는 내년에 예정된 차세대 한국형 구축함(KDDX) 수주전에도 감점이 계속된다는 겁니다. 방사청은 2030년까지 6000t급 KDDX 6척을 발주할 예정입니다. 수주금액은 7조8000억원에 육박합니다. 방사청의 함정 사업은 소수점 단위로 수주 대상이 갈리는 만큼 HD현대중공업은 한화오션보다 불리한 위치에 처했습니다.
HD현대중공업은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함정 수출을 넓힐 전략입니다. 하지만, 현재까지 알려진 잠수함 분야 해외 수주 상황만봐도 순탄치 않은 상황입니다. 먼저 폴란드 정부가 3000t급 잠수함 3척을 발주하는 '오르카 프로젝트'에서 한화오션은 HD현대중공업 대비 높은 경쟁력을 어필할 수 있습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이번 장보고3 배치2 3번함 수주로 한화오션은 잠수함 수출에 중요한 교두보를 마련하게 됐다"며 "이를 기반으로 잠수함 해외수출을 위한 경쟁력을 확보해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더군다나 HD현대중공업은 캐나다의 잠수함 대규모 사업에서도 한화오션과 협력을 희망하고 있지만, 이같은 HD현대중공업의 '팀 코리아' 입장에도 한화오션이 반대 의사를 전하고 있습니다.
캐나다 해군은 장거리 잠항능력을 갖춘 3000t급 디젤 잠수함 최대 12척의 건조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사업 예산이 60조원 규모로 1척당 가격은 2조원 안팎으로 추정됩니다. 캐나다 잠수함 수주전에는 한국과 일본, 프랑스, 독일, 스웨덴, 스페인 등이 참여할 예정이며 이르면 2026년 계약자를 선정할 전망입니다.
불리한 상황에서도 HD현대중공업은 2000t급 중소형 잠수함 개발을 통해 동남아와 남미, 중동, 유럽 등을 중심으로 수출 실력을 최대한 올릴 목적입니다.
주원호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본부장은 지난달 울산조선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국내 함정 물량만으로는 경쟁하기 상당히 힘든 상황"이라며 "동남아나 중동 쪽은 분쟁이 심화하고 있어서 중형 잠수함 수요가 있고 해당 국가들을 중심으로 수주를 확보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김동관 한화 부회장은 폴란드 국제방위산업전시회의 한화 전시장을 찾은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을 만난 모습. (사진=한화오션)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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