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성환 기자]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국어 영역이 작년 수능이나 지난 9월 모의평가보다 다소 어렵게 출제됐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정부 방침대로 이른바 '킬러 문항'은 없었지만 지난 9월 모의평가처럼 선택지를 통해 변별력을 확보했다는 겁니다.
"문제 유형 안 바뀌어…선택지 정교함으로 사고력 측정"
EBS 현장 교사단 소속 윤혜정 덕수고 교사는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4학년도 수능 국어 영역 출제 경향 브리핑'을 통해 "올해 수능 국어 영역은 작년 수능이나 지난 9월 모의평가보다 수험생들이 다소 어렵게 체감했을 것"이라면서도 "공교육에서 다루지 않는 소위 '킬러 문항'은 확실히 배제됐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문제 유형이 바뀌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지문이나 선지의 길이도 특별히 길지 않다"며 "대신 선택지의 정교함과 세심함을 통해 실질적인 사고력을 측정하고자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마디로 선택지를 통해 변별력을 확보했다는 뜻입니다.
다만 윤 교사는 이러한 선택지 난이도에 대해 "수험생이 헷갈리게 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낸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오히려 지문 속 중요한 논지를 제대로 파악해 지문을 이해하고, 사실·추론·비판적 사고를 확보한 학생들은 풀 수 있는 문항"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공통 과목인 '독서'의 경우 지문 4개 모두 EBS 수능 교재에서 연계돼 '체감 연계도'가 상당히 높았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학'에서는 고전 소설 지문 일부분과 현대시 1작품, 고전 시가 1작품이 연계됐습니다.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6일 서울 용산고등학교에서 한 수험생이 시험 시작에 앞서 막바지 공부를 하고 있다.(사진 = 뉴시스)
"EBS와 연계된 문제들도 정답 찾기 어려웠을 것"
입시업계도 EBS 현장 교사단과 비슷한 의견을 내놨습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국어 영역 공통 과목과 선택 과목이 모두 어렵게 출제돼 EBS 교재와 연계된 문제들도 수험생들은 정답을 찾기 어려웠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외형상 킬러 문항은 없었지만 변별력 있게 어려운 난이도로 출제됐다"고 분석했습니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도 "작년 수능이나 지난 9월 모의평가에 비해 어렵게 출제된 것은 분명한 듯하다"면서 "수험생들이 9월 모의평가를 어느 정도 분석하고 학습했는지에 따라 최종 체감 난이도가 결정될 것 같다"고 견해를 표했습니다.
EBS 현장 교사단과 입시업계 모두 '독서'에서는 '데이터에서 결측치와 이상치의 처리 방법'을 다룬 지문(8~11번)과 '노자에 대한 학자들의 해석'을 다룬 지문(12~17번)이 까다로웠다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윤 교사는 이 가운데 10번과 15번이 변별력 높은 문제라고 꼽았습니다.
'문학'의 경우 정끝별의 시 '가지가 담을 넘을 때'와 유한준의 수필 '잊음을 논함'을 다룬 27번 문제가 어려웠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선택 과목도 담화 내용이 작성된 글에 잘 반영됐는지 묻는 '화법과 작문' 40번 문제와 부사어의 다양한 쓰임을 이해할 수 있는지 묻는 '언어와 매체' 39번 문제가 수험생 입장에서 난이도가 높았을 것이라는 평이 지배적입니다.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6일 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사진 = 뉴시스)
장성환 기자 newsman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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