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인공지능(AI)의 상업성이 오르면서 플랫폼 생태계 경쟁도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었습니다. 한때 붐이었던 AI스피커가 서비스 종료 등 시들해진 가운데 오픈AI발 생성형 AI 돌풍이 갈수록 거세집니다. 오픈AI는 앱스토어 방식의 생성형 AI 거래시장을 만들어 플랫폼 사업자로 돌변했습니다. 국내선 삼성이 갤럭시 디바이스에 자체 생성AI를 실어 플랫폼 생태계 구축에 나섰습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오픈AI는 차세대 GPT(챗GPT-4터보)에다 GPT스토어를 발표했는데 과거 애플과 구글 앱스토어가 성공한 사례를 보면 ‘AI스토어’도 새로운 붐이 될 수 있습니다. 사무보조 용도 등 다방면에 특화된 GPT를 개발해 앱스토어 같은 곳에서 팔 수 있게 됩니다. 사용자는 자신의 목적에 따라 GPT를 다운로드할 수 있습니다. 어떤 GPT가 만들어질지 알 수 없어서 시장 잠재성이 무궁합니다.
한때 AI는 스피커에 탑재된 형태로 활성화를 노렸으나 마이크로소프트의 AI비서 코타나가 서비스 종료되는 등 시장이 축소됐습니다. AI스피커가 단답형 의사소통에 그치는 등 기술적 한계를 보인 탓입니다.
이에 비해 생성형AI는 AI를 이용해 새로운 데이터를 끊임없이 만드는 기술입니다. 사용자가 문장, 음성, 이미지 등 다양한 콘텐츠를 AI로 재생성해 비전문가도 고품질 콘텐츠 양산이 가능해졌습니다. 다만 온라인상의 콘텐츠를 가공함으로써 저작권 침해 문제가 따라붙습니다. 그럼에도 지난해 11월 미국 신흥 기업 오픈AI가 챗GPT를 공개한 이후 전세계에서 걷잡을 수 없는 트렌드가 됐습니다.
생성형 AI는 또한 업무보조 역할을 수행하며 B2C(소비자시장)를 넘어 B2B(기업시장)에 진출했습니다. 이는 기존 빅테크나 AI서비스 기업들이 새로운 수익을 얻게 함으로써 AI개발 투자까지 연속성을 부여합니다.
국내선 삼성이 디바이스(스마트폰, TV 등), 반도체, 데이터센터(전세계 17개 운영) 등을 모두 갖춘 수직계열화 강점으로 온디바이스AI 특화 전략에 나섰습니다. 온디바이스AI는 네트워크 연결 없이도 실행 가능한 AI입니다. 사용자는 스마트폰 안에 있는 온디바이스AI를 통해 언제 어디서든 AI서비스 이용이 가능합니다. 서버를 거치지 않고 기기 안에서 자체적으로 데이터를 수집하기에 개인정보나 데이터 유출 문제도 덜합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등 갤럭시 디바이스를 내세워 자체 온디바이스AI의 플랫폼 시너지를 노립니다. 성장이 둔화된 스마트폰 시장 활성화를 위해 폴더블폰 폼팩터 혁신을 가져온 데 이어 소프트웨어 성능 발전을 AI로 꾀하는 방향입니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는 지난 8일 삼성AI포럼에서 생성형AI ‘삼성 가우스’를 발표했으며 내년 1월 공개할 갤럭시S24에서 실시간 통역 통화가 가능한 온디바이스AI 기술도 소개했습니다.
삼성전자가 이처럼 디바이스에서 일반 사용자를 포섭하고 계열사인 삼성SDS는 별도 생성형AI를 조만간 출시해 클라우드 기반 사업모델을 특화시킬 계획입니다. 삼성전자가 B2C, 삼성SDS가 B2B를 공략하며 서로 시너지도 가능합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온디바이스AI 등 생성형 AI 맞춤형 칩을 개발해 디바이스 성능 차별화를 꾀할 수 있다”며 “또 클라우드 AI 비즈니스 모델이 활성화되면 데이터센터를 더 늘려야 하는 등 칩 수요까지 살아나는 시너지가 부각된다”고 말했습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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