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히 다른 세상이 됐다. 트위터나 페이스북에서 바이럴이 터지고 트래픽이 폭발했던 경험은 추억으로 남게 될지도 모른다. 페이스북의 뉴스피드 개편이 뉴스 산업에 미칠 영향을 세 가지 키워드로 정리하면 이렇다. 첫째, 소셜 플랫폼이 뉴스를 버리면서 뉴스 트래픽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고 둘째, 검색 유입이 상대적으로 중요하게 됐다. 셋째, 인공지능이 검색을 대체하면 뉴스 기업의 퍼블리싱 전략도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하나씩 살펴보자.
데일리미러 등 130개 이상의 신문을 발행하는 리치는 올해 상반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페이지뷰가 16% 가까이 줄었다”면서 “만약 페이스북이 뉴스 노출 기준을 바꾸지 않았다면 2% 정도 줄어드는 데 그쳤을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미디어협회(INMA) 오웬 메리디스 회장은 “페이스북이 권위 있는 뉴스의 우선순위를 낮추면서 신뢰할 수 있는 뉴스를 질식시키고 있다(choking trusted news)”고 비난했다.
CNN은 “페이스북이 최근 몇 달 동안 언론사 추천 트래픽을 급격히 줄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특히 경성(hard) 뉴스 콘텐츠를 만드는 뉴스 기업들의 피해가 두드러졌다”고 분석했다. 트래픽 분석 업체 시밀러웹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으로 주요 뉴스 기업의 트래픽이 1년 전보다 55% 줄었다. 페이스북 의존도가 높았던 버즈피드는 80% 이상 빠졌다.
CNN은 “메타(페이스북)에게 뉴스는 허위 정보와 조작 정보의 골칫거리를 낳는 지저분한 존재가 됐다”면서 “검열이라는 비난을 감수할 만한 가치가 없다는 게 메타의 판단”이라고 분석했다. 뉴스를 버리는 게 철저하게 비즈니스 차원의 선택이었다는 설명이다.
세 가지 거품이 동시에 터졌다
메타 CEO 마크 주커버그는 2021년 실적 발표에서 “사람들은 뉴스 피드에 정치적인 콘텐츠가 가득 차는 걸 원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2020년에는 페이스북 뉴스피드의 6%가 정치적인 성격의 콘텐츠였는데 2022년에는 3%까지 줄었다. 페이스북이 의도적으로 줄이기도 했지만 애초에 사람들의 관심이 정치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이야기다.
메타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뉴스를 읽기 위해 페이스북을 이용한다는 이용자의 비율은 2016년 45%에서 2022년 30%로 줄었다. 미국 이용자의 22%가 “페이스북에 너무 많은 뉴스가 있다”고 답변했다.
CNN은 뉴스 산업에 세 가지 거품이 동시에 터졌다고 분석했다. 첫째, 아무도 트럼프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고(정치에 대한 강한 냉소가 확산되고 있고), 둘째, 팬데믹이 끝났고(정보에 대한 갈망이 사라졌고), 셋째, 페이스북이 사라졌다.
컬럼비아저널리즘리뷰는 일찌감치 2018년에 ‘페이스북 아마겟돈(종말)’의 위험을 경고한 바 있다. “페이스북이 뉴스 기업들과 관례를 지속하는 대신 충분한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거나 정치적 골칫거리가 너무 많아졌다는 이유로 뉴스에서 완전히 손을 떼기로 할 가능성이 있다.” 이 경고는 5년 뒤 현실이 됐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월스트리트저널 편집국장 엠마 터커는 최근 데스크 회의에서 “우리는 소셜 알고리즘과 거대 기술 기업의 자비에 지나치게 의존해 왔다”고 말했다. 완전히 다른 전략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구글 제로’와 검색 없는 인터넷 세상
국경없는기자회 기술책임자 빈센트 베르티에는 “페이스북은 잘못된 정보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신뢰할 수 있는 저널리즘 콘텐츠의 노출을 늘릴 수도 있었지만 반대 방향으로 갔다”면서 “공익을 위한 뉴스에 대한 경멸을 공개적으로 인정했다”고 비판했다.
미디어 분석가 알렉스 디그루트는 “페이스북이 항복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뉴스 기업들은 페이스북이 필요하지만 페이스북은 뉴스가 필요하지 않다고 말하는 비대칭적 상황”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소셜 미디어 의존도가 낮아지면서 구글 검색 의존도가 더욱 높아진 것도 중요한 변수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에 따르면 전체 트래픽 가운데 검색 유입이 차지하는 비중이 30~40%에서 50~60%로 높아졌지만 소셜 미디어에서 줄어든 유입을 만회하기에는 크게 부족한 상태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구글에서 발생하는 뉴스 트래픽은 월평균 240억 건, 1초에 9000건에 이른다.
장기적으로는 구글 역시 대안이라고 보기 어렵다. 뉴욕타임스는 “링크를 클릭하지 않고도 어떤 질문이든 답변을 할 수 있는 생성형 인공지능이 보편화되면 언론사 트래픽을 크게 잠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버지 편집장 닐레이 파텔은 “구글 검색 유입이 트래픽의 3분의 1에서 0으로 떨어지는 날이 올 것”이라며 “구글 제로”라고 불렀다. 챗GPT 시대에도 채널을 계속 확장해야 하고 콘텐츠는 여전히 우선순위가 돼야 한다는 조언이다.
이정환 슬로우뉴스 대표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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