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현대차(005380)가 자동차 브랜드 신뢰도 조사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습니다. 상품성 높은 신차 투입과 발 빠른 전동화 전환, 해외에서도 품질을 인정받은 것 등이 배경으로 분석됩니다. 메르세데스-벤츠(이하 벤츠)는 전기차 시장에서도 다양한 라인업과 높은 완성도를 보이며 수입차 브랜드 중 1위에 올랐습니다. 국산과 수입차 시장에서의 판매 1위가 높은 신뢰도로 이어졌습니다.
볼보는 '안전의 대명사' 이미지를 바탕으로 독일 브랜드들을 밀어내며 선전했고, 렉서스도 일본산 불매운동이 잦아들고 신차 라인업이 확대되면서 신뢰도가 상승했습니다. 반면 BMW와 아우디는 판매량 대비 신뢰도가 낮았습니다.
자동차 브랜드 신뢰도.(그래픽=뉴스토마토)
1일 <뉴스토마토>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달 23일부터 29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250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3 3분기 브랜드 신뢰지수' 결과에 따르면, 현대차를 신뢰한다는 응답은 38.4%로 10개 자동차 브랜드 중 신뢰도가 가장 높게 나타났습니다.
기아(000270)가 17.0%로 2위, 제네시스는 10.2%로 3위를 차지하며 현대차그룹이 1~3위를 싹쓸이했습니다.
이어 벤츠(7.3%), 볼보(6.4%), BMW(4.1%), 렉서스(3.3%), 포르쉐(1.9%), 아우디(1.5%), 미니(0.6%) 순이었습니다. 잘 모르겠거나 이중에 없다는 응답은 9.2%였습니다.
지난 7월 실시한 조사와 비교해 대부분 브랜드들의 신뢰도가 하락했는데요. 현대차는 1.3%p 하락했고 벤츠 1.6%p, 볼보 1.0%p, BMW 0.3%p, 아우디 0.4%p 떨어졌습니다. 신뢰도와 판매량이 상관관계가 있는 만큼 국내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 지난 6월부터 부활한 개별소비세, 전기차 시장 위축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됩니다.
그럼에도 현대차그룹의 신뢰도가 높은 데는 최근 내놓고 있는 신차에 대한 호평 등이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됩니다. 특히 해외에서 인정받고 있는데요.
지난 8월 미국의 시장조사기관 J.D.파워가 발표한 '2023 미국 기술 경험 지수 조사(TXI)'에서 제네시스(656점)와 현대차(547점)가 캐딜락(533점), 렉서스(533점), BMW(528점) 등을 제치고 전체 브랜드 순위 1위, 2위를 차지했습니다. 또 현대차그룹은 지난 2월 J.D.파워의 '2023년 내구품질조사(VDS)'에서 글로벌 16개 자동차그룹 가운데 토요타와 GM(165점)을 제치고 2년 연속 1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현대차 팰리세이드.(사진=현대차)
전기차에서는 성과가 더욱 두드러지는데요. 현대차 아이오닉 6는 2023 월드카 어워즈에서 '세계 올해의 자동차'를 수상했습니다. 이로써 현대차는 지난해 아이오닉 5에 이어 2년 연속 세계 올해의 자동차를 제패하는 쾌거를 달성했습니다.
또 기아 EV6와 제네시스 GV60 등 E-GMP(현대차그룹 전기차 플랫폼) 기반의 현대차그룹 4개 전기차는 세계 올해의 자동차를 비롯 유럽 올해의 차, 레드 닷 어워드 등 2021년부터 세계 유수의 자동차 어워드를 휩쓸고 있습니다.
수입차에선 벤츠가 이번에도 가장 높은 신뢰도를 보여줬습니다. 벤츠는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 연속 수입차 판매 1위를 기록했습니다. 올해 9월까지 수입 전기차 판매량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전기차 시장에서도 인기입니다. 기존 고객의 브랜드 충성도가 상당해 전기차 구매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지난 조사와 비교해 신뢰도가 1.9%p 상승한 렉서스의 약진도 두드러지는데요. 렉서스는 ES350h가 수입 하이브리드차 판매 톱3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전기차의 성장세가 주춤한 반면 하이브리드 수요가 늘어나면서 하이브리드 강자인 렉서스의 신뢰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렉서스는 지난 6월 첫 전용 전기차 'RZ'를 출시하며 국내 전기차 시장 공략에도 나섰습니다.
볼보의 경우 BMW와 아우디를 제치며 선전했는데요. '안전은 옵션이 될 수 없다'는 볼보의 철학이 높은 신뢰도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됩니다. 또 수입차 최초로 티맵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적용한 것도 국내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반면 올해 9까지 수입차 판매 1위를 차지한 BMW는 6위에 그쳤는데요. 수입차에서 가장 많은 리콜건수를 차지할 정도로 잦은 결함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아우디는 국내 시장에서 잦은 할인 정책으로 고급 독일차 브랜드 이미지가 퇴색, 이는 낮은 신뢰도로 이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이번 조사는 무선전화를 활용한 ARS 방식으로 10월23일부터 29일까지 7일간 진행됐으며,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0%포인트입니다. 표본조사 완료 수는 2503명이며, 응답률은 2.7%로 집계됐습니다. 올해 6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성별·연령별·지역별 가중값을 산출했고 셀가중을 적용했습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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