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올해 환경노동위원회 및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각각 정부의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충 방향과 전기차 전환에 따른 정비 인력 부족이 이슈에 오를 전망입니다.
전기차 보급이 확산되면서 충전기도 빠르게 늘고 있지만 고장 난 충전기가 방치되거나 이용률이 떨어지는 지역에 설치되는 등 인프라에 관한 불만이 꾸준히 제기되는 상황입니다. 또 내연기관 위주의 정비기술 역시 전기차 확대에 맞춰 관련 기술 전문성과 역량을 제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박정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이 지난달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사진=뉴시스)
10일 국회 입법조사처의 '2023년 국정감사 이슈 분석(환경노동위원회)'에 따르면 환경부는 올해 1분기 기준 총 22만6000기의 전기차 충전시설을 구축·운영 중에 있습니다.
완속충전기가 20만여기로 전체의 80%를, 지역별로는 서울과 경기가 각각 3만9000여기, 5만7000여기로 전체 40%를 차지합니다. 정부는 2030년까지 123만기 이상 구축할 계획인데요.
하지만 전기차 충전과 관련해 국민권익위원회 등에서 실시한 전기차 이용자의 가장 큰 불편사항은 충전소 부족과 장기간 충전시간 소요 등 충전과 관련된 문제를 제기하는 비율이 여전히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금까지 정부와 업계는 전기차 보급 확산에 따라 충전기를 최대한 많이 설치하는 양적 확대에 집중했습니다. 충전기 보급률은 빠르게 높아졌죠.
1분기 기준 전기차 누적 보급 대수 대비 충전기 대수 비율은 2:1(38만9000:22만6000기) 보다 낮습니다. 이는 주요 선진국과 비교해도 결코 낮은 수준이 아닌데요. 중국(335만대:51만기), 일본(30만대:2만9000기), 독일(22만대:2만1000기) 등을 앞섭니다.
문제는 설치 이후입니다. 양적 확대에 집중하다 보니 관리와 운영이 미비하다는 운전자들의 지적이 끊이지 않는데요. 실제 전기차 충전서비스 업체 소프트베리가 회원 1523명을 대상으로 전기차 충전시 겪는 불편을 묻자 '잦은 충전기 고장'이 31%로 가장 높았습니다.
입법조사처도 "양적인 충전인프라 확장에서 질적인 확장 정책으로의 전환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기존 충전시설은 충전시설 보급 확대를 위해 설치가 용이한 곳을 중심으로 구축돼 불편하다는 지적이 있으므로 도심지역 등 지역적 배분, 이용자 접근성, 교통 수요 등을 고려해 구축해야 한다"며 "성능 유지 및 충전기 고장 여부, 통신상태 등 충전시설의 유지 및 보수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습니다.
현대차그룹 전기차 충전소 '이피트'.(사진=현대차)
아울러 국토교통위원회에서는 친환경차 정비 인력 부족과 친환경차 정비가 가능한 업체로 전환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문제를 다룰 예정입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정비업체 수는 3만7258개, 차량정비원 등 자동차정비업 종사자 수는 9만2977명에 달합니다. 그럼에도 현행 자동차관리법에는 자동차 정비기술인력에 대한 교육에 대해 제도화된 규정이 없어 관련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데요. 여기에 전기차 고전원 전기장치의 경우 검사장비의 높은 가격(약 3400만원)으로 민간이 자체적으로 전문정비업체로 전환하는 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입법조사처는 "전기·수소차 정비가 가능한 정비업소가 부족해 소비자가 안정적으로 유지·관리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정부는 정비기술인력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체계를 마련하고 자동차정비사업자가 친환경차 정비업체로 전환하도록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현재 전기차 제작사는 전기차의 일상 점검 항목을 제시하고 있지만 정비 항목에 대한 표준이 없고 배터리를 별도로 검사하는 점검 항목도 구체적이지 않습니다. 전기차 제조사가 자체적으로 설립한 정비업체만이 전문 교육을 받고 있죠.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정부에서 전기차 전문 수리에 대한 교육을 시켜야하는데 현대차·기아 직영에서만 일부 진행되고 있다"며 "일반 내연기관차 정비사들의 일자리를 유지시켜주게끔 전기차 교육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습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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