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탄소 중립 시대를 대비하면서 탄소 포집 및 활용·저장(CCUS) 시장이 점차 확대되고 있습니다. 이에 포집된 이산화탄소를 저장시설까지 운반하는 게 중요해지자 국내 조선업계가 액화 이산화탄소(LCO2)운반선을 새 먹거리로 주목하고 있습니다.
25일 탄소포집·저장 분야 연구기관인 글로벌CCS연구소(Global CCS Institute)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탈탄소 정책이 빨라지면서, CCUS 시장이 매년 30% 이상 성장할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탄소중립 시대인 2050년에는 전 세계 탄소포집량은 76억톤(t)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입니다. 때문에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해상 운송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하는 LCO2운반선 수요도 동반 증가할 전망입니다.
한화오션(042660)은 지난주 △그리스 에코로그(Ecolog) △미국(ABS) 선급 △스코틀랜드 밥콕 LGE 등과 40,000㎥급 대형 LCO2운반선 개발을 위한 4자간 업무 협약(JIP·Joint Industry Project)을 체결했습니다. 이번 협약으로 각 사는 보유한 LCO2선 관련 전문 기술과 경험을 공유합니다. 한화오션은 이번 협약에서 선박의 추진 성능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와 LCO2선의 핵심인 화물창, 선박 등의 업무를 총괄하게 됩니다.
나머지 에코로그(Ecolog)사는 LCO2선 관련 글로벌 업계의 요구 사항과 선박 운항 노하우를, ABS사는 이번 협업에서 이산화탄소 순도에 따른 변수를 검토와 설계 사양에 관한 규정을 승인하는 역할을 맡습니다.
한화오션이 개발한 액화이산화탄소운반선 조감도 (사진=한화오션)
ABS와 노르웨이(DNV), 한국(KR) 선급으로부터 LCO2운반선에 대한 설계 개념승인을 획득한
삼성중공업(010140)도 LCO2운반선 기술 경쟁력을 키우는 상황입니다. 삼성중공업은 이달 초 레티스테크놀로지(Lattice Technology)사와 격자형압력탱크 기술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습니다.
격차형압력탱크는 기존 실린더형이나 구형으로만 가능했던 고압력 탱크를 직육면체 박스형과 같이 원하는 형태로 제작할 수 있습니다. 이로써 압력용기 사이즈가 커져도 재료의 두께가 유지돼 대형화에 유리하며 공간 배치 효율성이 높아졌습니다. 삼성중공업은 LCO2 저장 용량을 키우고 비용은 낮춘 새로운 LC02선과 부유식 이산화탄소 저장·주입 설비(FCSU) 모델을 개발할 계획입니다.
현재 LCO2운반선 수주에 성공한 국내 조선사는
HD한국조선해양(009540)이 유일합니다. HD한국조선은 지난 7월 그리스 캐피탈 마리타임 그룹(Capital Maritime Group)과 1790억원 규모의 2만2000입방미터(㎥)급 LCO2운반선 2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는 계열사 현대미포조선에서 건조돼 오는 2025년 하반기부터 순차적으로 선사에 인도될 예정입니다. 특히 이 선박은 LCO2를 제외하고 액화석유가스(LPG), 암모니아(NH3) 등 여러 액화가스 화물을 운반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대형, 초대형 LCO2운반선에 대한 발주가 이어질 전망"이라며 "지금은 선사들이 LCO2운반선의 적정 크기와 사양을 정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습니다.
현대미포조선의 액화이산화탄소운반선 조감도. (사진=HD한국조선해양)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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