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검색과 메신저 시장에서 군림하던 국내 토종 플랫폼 네이버(
NAVER(035420))와
카카오(035720)의 아성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검색과 메신저는 각각 네이버와 카카오의 주력 사업으로 각 사가 현재의 위상으로 올라서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지만 외국계 거대 플랫폼 기업인 구글의 거센 추격을 받으며 그 입지가 위태로워진 모습입니다.
네이버와 카카오 본사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21일 모바일 빅데이터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카카오의 메신저 카카오톡의 MAU(월간 실사용자 수)는 4196만 6874명으로 1위를 기록했습니다. 2위인 구글의 유튜브는 4162만 7075명으로 집계됐습니다. 1위와 2위의 차이는 33만 9799명에 불과합니다.
이 차이는 계속 좁혀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올해 카카오톡과 유튜브의 차이는 5월 50만 7487명, 7월 40만 1120명 등으로 격차가 줄었습니다. MAU는 한 달에 한 번 이상 서비스를 쓴 이용자 수를 뜻하는데요. 이런 추세대로라면 연내에 유튜브가 카카오톡을 제치고 ‘국민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올라설 가능성이 높습니다.
유튜브는 이미 월간 총 사용 시간에서는 토종 플랫폼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를 역전한 상태입니다. 지난달 국내에서 모바일로 유튜브를 본 총 사용 시간은 약 15억 5000만 시간으로, 2위 카톡(약 5억 2000만 시간)과 3위 네이버(약 3억 5000만 시간)를 훌쩍 앞섰습니다.
구글 검색 초기 화면 (사진=뉴스토마토)
국내 검색 시장의 강자인 네이버의 자리도 위태롭습니다. 데이터 분석 솔루션 기업인 비즈스프링의 ‘인터넷 트렌드’에 따르면 올해 1월 검색 엔진에서의 네이버 점유율은 64.45%를 기록했습니다. 2위인 구글은 26.48%였습니다. 이후 네이버의 점유율은 하락세를 나타냈고 구글은 꾸준한 상승세를 보여 지난달 네이버 58.52%, 구글 30.88%로 그 격차가 줄었습니다.
이와 관련 네이버와 카카오는 디지털 환경의 변화와 빠르게 대응하고 사용자 편의성을 개선해 서비스 품질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사용자의 수요를 파악하고 맞춤형 기능 추가 등 서비스 개편으로 충성도를 끌어올린다는 전략입니다.
네이버 관계자는 22일 “지난 2021년 말부터 유기적인 변화와 트렌드의 선제적 대응을 위해 기존의 통합 검색 환경에서 AI를 접목한 사용자 맞춤형 검색으로 변화하는 작업을 진행해 오고 있다”라며 “최근 발표한 생성형 AI 검색 ‘Cue(큐):’도 트렌드 변화를 주도하기 위해 도입한 사례”라고 설명했습니다.
카카오 관계자도 “최근 카카오톡 안에서 단순 텍스트 커뮤니케이션이 아니라 비목적성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분들이 많아져 유저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공감 스티커’, ‘펑’ 기능 등 개편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구글, 한국 시장 적극 공략 의지…”유튜브, 지난해 한국 경제 2조 5000억 기여”
구글도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적극적인 구애와 공략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구글은 21일 ‘디지털 혁신과 K-콘텐츠 수출을 지원하는 구글의 역할’을 주제로 한 ‘구글 포 코리아(Google for Korea) 2023’ 행사를 열고 한국의 디지털 경제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노력 등을 소개했는데요.
구글코리아가 21일 오후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연 '구글 포 대한민국 2023' 행사에서 관람객들이 유튜브 15주년 기념 사전 전시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구글에 따르면 지난해 800개 이상의 한국 기반 유튜브 채널이 100만명 이상의 구독자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이는 전년 대비 25% 증가한 수치입니다. 거텀 아난드 유튜브 아태지역 총괄 부사장은 “이 같은 성장세로 지난해 한국 GDP에 대한 유튜브 창작 생태계 기여분이 2조 5000억원 이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유튜브뿐만 아니라 한국의 앱 시장도 글로벌 4위 규모로, 구글플레이를 통한 해외 일간 활성 이용자 수는 약 3600만명으로 분석됩니다. 구글은 한국의 앱 개발사 110만개사가 구글 플레이를 통해 190여개국 해외 시장으로 진출해 약 25억명의 글로벌 이용자와 만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구글은 특히 이날 글로벌 인재 양성 프로그램인 구글커리어서티피케이트(GCC) 디지털 스킬업 패스를 한국에 공식 출시하고, 향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의 협업을 통해 종류와 규모를 더욱 확산시켜 나갈 계획도 전했습니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네이버와 카카오는 AI를 활용한 검색 데이터 등 기술력을 보다 더 확보해 해외로 플랫폼을 수출할 수 있도록 적극 나서야 한다”라며 “우리나라에서는 국내 플랫폼 기업에 대한 강력한 규제가 계속 적용되고 있는데, 정부도 나서서 규제를 완화해 기업들이 확장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된다”라고 말했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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