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안나니…소규모 정비사업, 시공사 선정 차질
금리·자재값 인상에 입찰 경쟁 자취 감춰
서울 대근연립·부천 원미상가아파트 등 유찰
2023-08-10 06:00:00 2023-08-10 06:00:00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전국 재개발·재건축 현장에서 시공사 선정이 늦어지고 있습니다. 과거와 같은 입찰 경쟁이 자취를 감춘 상황에서 시멘트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공사비 인상을 두고 조합과 건설사의 이견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은 결과로 풀이됩니다.
 
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송파 미성·크로바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내달 18일까지 시공사 재선정을 위한 입찰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달 초 진행된 현장설명회에는 롯데건설만 참여하며 수의 계약으로 이어질 것으로 점쳐지는 상황입니다.
 
서울 강북 시내 모습.(사진=뉴스토마토)
 
고금리와 원자재값 인상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가운데 지난 2017년 시공사였던 롯데건설이 지급 보증한 조합사업비가 다른 건설사에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소규모 조합에서는 수의계약으로 갈 수 있는 것도 다행이라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신속통합기획 등 정부의 지원에 재개발 현장이 늘어도 이전보다 사업성이 줄어든 까닭에 건설사들의 수주가 적극적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특히 주택시장 불확실성과 자잿값 급등으로 인한 공사비 인상이 불가피해지며 건설사들이 선별 수주에 나서다 보니 소규모재건축이나 가로주택정비사업 등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사업은 유찰이 되는 경우도 많은 실정입니다.
 
실제 부산 광안동 부흥·부광 소규모재건축 정비사업의 경우 지난 2월 조합설립인가 이후 시공자 선정을 위해 두 차례 입찰을 진행했지만 건설사 참여가 저조해 유찰됐습니다. 이밖에 강북 번동9구역 가로주택정비사업과 서울 강북구 화곡동 대근연립, 부천 원미상가아파트 소규모재건축사업도 잇단 유찰로 시공사를 선정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부동산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과 자잿값 급등에 따른 공사비 인상으로 건설사와 조합의 셈법이 복잡해지면서 오세훈 서울시장의 정비 사업 중 하나인 모아주택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실제 광진구 자양4동 모아타운의 경우 현재까지 선정된 모아타운 대상지 67곳 중 처음으로 해지 수순을 밟고 있습니다. 사업성 부족을 이유로 주민들이 반대한 것입니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원자재가격이 급등하면서 사업성이 확보되는 현장이 많지 않다”라며 “아무래도 선별수주를 할 수밖에 없다”라고 언급했다. 실제로 올들어 7월까지 주요 대형건설사의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45% 수준에 불과한 실정입니다.
 
소규모재건축 정비사업 조합 한 관계자는 “건설사가 현장설명회에 온다고 해서 무조건 입찰을 하는 게 아니다”면서 “(시공사 선정 방식을)입찰 불발 이후 수의계약으로 전환되더라도 (조합이 내야할 자금 투입) 부담이 너무 크면 안되니 고민이 많다”라고 말했습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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