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올해 신제품을 내놓지 않은 프리미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시장을 퀄컴과 애플이 장악했습니다. 삼성은 신제품 공백으로 점유율이 위축된 반면, 퀄컴과 애플은 크게 확대됐습니다.
3일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 서플라이체인 컨설턴트(DSCC)에 따르면 올 상반기 프리미엄 스마트폰AP 시장은 애플의 AP인 A15·16바이오닉, 퀄컴의 스냅드래곤8 1·2세대가 주도했습니다.
실제 삼성이 올 상·하반기 출시한 갤럭시S23시리즈와 갤럭시Z플립5·폴드5, 탭S9 시리즈에는 스냅드래곤8 2세대가 전량 탑재됐고, 아이폰13·14시리즈에는 A15·16바이오닉이 적용됐습니다.
AP를 설계도 하고 생산도 하는 삼성이 퀄컴 제품을 택할 수밖에 없었던 건 지난해 불거진 자사 모바일AP ‘엑시노스2200’에서 발생한 발열 등의 문제 때문입니다. 삼성전자는 작년에 출시한 갤럭시S22시리즈에 엑시노스2200을 탑재했는데 낮은 수율과 발열 등의 문제가 발생해 올해 출시된 플래그십 스마트폰에서 엑시노스를 배제했습니다. 당시 AP 설계를 담당하는 시스템LSI와 생산을 담당하는 파운드리 사업부 간 잡음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삼성전자의 모바일AP '엑시노스2200'. (사진=삼성전자)
삼성이 AP 신제품을 건너뛰는 동안 글로벌 모바일AP 시장은 퀄컴과 애플이 빠르게 확장해 가고 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 1분기 글로벌 모바일AP 시장점유율은 보급형 AP를 주력 제품으로 삼는 미디어텍이 32%로 1위를 차지했으며, 퀄컴(28%), 애플(26%), UNISOC(8%), 삼성(4%)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퀄컴은 전분기 대비 점유율이 9%p 상승한 반면, 삼성은 4%p 줄었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로 애플은 12%p 올랐고, 삼성은 1%p 감소했습니다.
올 상반기 프리미엄 모바일AP 시장을 양분한 스냅드래곤8 2세대와 A16바이오닉은 TSMC가 전량 생산하고 있습니다.
DSCC는 “삼성의 갤럭시Z폴드5·플립5 출시와 비보·오포의 신제품 출시로 7월은 스냅드래곤8 2세대가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할 것”이며 “8월은 3나노 기반 A17바이오닉, 16바이오닉, 스냅드래곤8 2세대가 시장을 이끌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낮은 수율과 초기 발열 등의 문제를 보완해 엑시노스2300을 건너뛰고 2400을 선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삼성은, 내년에 출시할 갤럭시S24 시리즈에 엑시노스2400과 퀄컴 스냅드래곤8 3세대를 병행 탑재할 것으로 보입니다.
퀄컴의 모바일AP 스냅드래곤8 2세대. (사진=퀄컴 홈페이지)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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