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완화에 전세수요↑…"전세사기·역전세 우려 걷히나"
서울 집합건물 중 전세 비중 49% 차지…가격도 반등
대출 규제 완화에 입주 물량도 대기…역전세 우려 낮춰
2023-07-31 06:00:00 2023-07-31 06:00:00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전세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습니다. 그동안 임대차 시장에서는 전세가격이 매매가격을 웃도는 '깡통전세'와 전세사기 우려가 겹치며 월세 선호 현상이 나타났지만, 최근 들어서는 월세값이 오르고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안정세로 접어들면서 월세 대신 전세를 선택하는 임차 수요가 늘어나는 모습입니다.
 
30일 한국부동산원과 서울부동산정보광장 등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다가구·연립·오피스텔 등 집합건물 전월세 거래량은 4만2035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이 가운데 전세거래량은 2만571건으로 48.9%를 차지했습니다.
 
서울시내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전세 거래 비중은 한 달 전(47.6%)보다 1% 이상 늘어난 수준으로, 42%까지 하락했던 작년 말에 견줘보면 증가 폭은 더 두드러집니다. 특히 아파트의 경우 1만8164건의 전월세 거래 중 58.9%에 달하는 1만703건이 전세로 나왔습니다.
 
연립주택과 오피스텔·빌라 등을 대거 사들여 전세사기 행각을 벌인 이른바 '빌라왕' 사태로 임대차 시장의 수요가 월세로 옮겨졌지만 최근 들어 월세가격이 상승하며 부담이 커지자, 다시 전세로 발길을 돌리는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됩니다.
 
실제 한국부동산원의 전월세전환율을 보면 서울 아파트의 경우 지난 5월 기준 4.8%로 작년 말(4.4%) 대비 0.4%포인트 상승했습니다. 전월세전환율은 전세보증금을 월세로 바꿀 때 적용되는 이율로, 해당 수치가 오를수록 월세 부담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전세가격도 반등하고 있습니다. 한국부동산이 내놓은 이달 넷째 주(24일 기준) 전국 주간아파트가격동향에 따르면 전국 전세가격은 0.01% 오르며 작년 2월 둘째 주(-0.01%) 이후 17개월(76주) 만에 반등했습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07%에서 0.08%로 확대됐으며 수도권은 0.06%로 상승폭을 유지했습니다.
 
(표=뉴스토마토)
 
여기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동결로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안정세에 접어들고, 래미안 원베일리 등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입주물량까지 대거 공급을 앞두고 있는 까닭에 월세 대신 전세를 선택하는 임차수요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한편 시장에서는 정부가 역전세 반환 대출 규제를 1년간 한시적으로 완화하기로 한 만큼, 전셋값이 떨어져 기존 세입자의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역전세난' 우려도 줄어들 것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입주물량 집중 지역이나 수요가 적은 외곽 지역의 경우, 매물이 적체되면서 가격 약세에 따른 역전세 우려가 커질 수 있다"면서도 "낮아진 가격 부담에 신규 전세수요가 유입되고 있고, 이전 대비 높은 가격의 거래 사례도 늘면서 전셋값 반등 지역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전세금 반환 목적의 대출에 대한 규제 완화 효과가 더해지면, 하반기 수도권 아파트 시장의 역전세 위험 수위는 예상보다 낮을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진단했습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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