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2분기 실적, 해외수주·사고가 갈랐다
현대건설·삼성물산·대우건설, 해외수주 업고 호실적
GS건설, 검단 아파트 주차장 붕괴 관련 비용 '발목'
주택 원가율 부담 지속…건설사, 내실 다질지 주목
2023-07-28 06:00:00 2023-07-28 16:00:57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국내 주요 건설사들이 2분기 어닝시즌에 돌입한 가운데 해외 수주 성적에 따라 건설사들의 희비가 엇갈린 것으로 나왔습니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원자재 가격 인상 등 원가율 상승으로 국내 주택사업이 고전하고, 건설 현장 사고에 따른 비용이 발생한 반면 해외 부문이 실적 상승을 견인했기 때문입니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 가운데 올해 2분기 성적을 발표한 삼성물산 건설부문·현대건설·DL이앤씨·포스코이앤씨·GS건설·대우건설·HDC현대산업개발 등 7개 건설사의 매출액은 총 24조1760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매출액은 전년동기 보다 22.4% 증가한 수준입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9081억원에서 4659억원으로 49.70% 감소했습니다. 해외 사업과 수주 확대를 기반으로 매출 향상에 성공했지만, 내실은 여전히 부진한 셈입니다. 건설사 성적을 가른 것은 해외 부문이었습니다.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삼성물산, 현대건설, GS건설, DL이앤씨 사옥. (출처=각사)
 
실제 올해 상반기 사우디 아미랄 패키지 1·4 등 메가 프로젝트를 따낸 현대건설의 경우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22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4% 증가했는데, 여기에는 사우디 네옴 러닝터널, 파나마 메트로 3호선, 폴란드 올레핀 확장공사 등이 본격화 점이 호실적에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됩니다.
 
대만복합개발과 미국 반도체공장 사업 등을 수주한 삼성물산의 경우 누적 수주액이 14조4000억원으로 반년 만에 연간 전망치(13조8000억원)를 넘겼으며 2분기 영업이익 또한 1년 전보다 96.8% 증가했습니다. 토목사업부문의 이라크 알 포(Al Faw)와 플랜트사업부문의 나이지리아 LNG(액화천연가스) 트레인7 등 해외 대형 프로젝트의 매출이 본격화한 대우건설 역시 영업이익이 152% 급증했습니다.
 
반면 GS건설의 경우 2분기 연결기준 414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습니다. 지난 4월말 붕괴된 인천 서구 검단 안단테 아파트 건설현장을 재시공하기로 결정하면서 5500억원 규모의 결산손실 비용이 반영된 결과입니다.
 
이에 따라 GS건설의 영업이익률은 5.4%에서 -11.8%로 급락했으며 부채 비율은 216.4%에서 244.8%로 악화했습니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오는 8월 중 발표되는 국토부 조사 결과와 인천 검단 현장 붕괴가 향후 주택 수주에 미칠 영향, 주택 시장 전반을 둘러싸고 있는 PF 우발채무에 대한 불안감 등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표=뉴스토마토)
 
이밖에 DL이앤씨의 2분기 영업이익은 719억원으로 1년 전보다 46.6% 감소했으며 상반기 실적은 1620억원으로 37.8% 줄었습니다. 해외법인 매출이 급증했지만 일부 현장의 일회성 비용 발생 등으로 주택 부문 이익이 감소했기 때문입니다.
 
포스코이앤씨의 경우 매출액이 2조591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 늘어난 반면 영업이익은 560억원으로 영업이익은 560억원으로 반토막났습니다. 포스코이앤씨의 영업이익률은 5.1%에서 2.2%로 하락했습니다.
 
포스코이앤씨 측은 "중대재해 제로 달성을 위한 특별안전투자비용을 늘렸고 원자재 가격 상승과 친환경 건설로 원가가 추가로 투입됐다"면서 "안전 최우선 경영기조를 바탕으로 친환경 신사업 등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주택 원가율 부담이 지속되면서 일부 건설사의 경우 이익률이 하락하고, 부채비율은 늘어나는 등 재무건전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됩니다. 실제로 HDC현대산업개발의 영업이익률은 7%에서 0.6%로 떨어졌으며 DL이앤씨의 영업이익률도 3.6%포인트 하락한 3.6%로 조사됐습니다. 현대건설의 경우 부채비율이 작년 말 110.7%에서 올해 6월 120%로 올랐습니다.
 
시장에서는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건설사별 이슈가 남아있는 만큼 해외 시장 등에서의 수주 경쟁력을 살펴봐야 한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부실에 따른 리스크 현실화가 진행 중"이라며 "올해 2분기 실적 발표를 시작으로 하반기 금융업, 주택건설업 불확실성은 지속될 것으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해외수주 성과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라며 "올해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수주액은 정부 목표인 350억 달러를 초과 달성할 것으로 전망되고, 해외수주 모멘텀도 부각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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