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와이지엔터테인먼트(122870) 소속 블랙핑크 멤버인 리사 재계약 관련 불확실성에 대한 사견을 담은 애널리스트의 보고서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엔터회사에서 주력 아티스트의 재계약 여부는 주가에 미치는 영향력이 상당한데요. 일각에선 재계약 관련 불확실성으로 주가가 급락하는 상황에서 애널리스트가 보고서를 통해 대놓고 주가 방어에 나섰다는 지적을 내놓습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와이지엔터는 지난 12일 장중 8% 넘게 주가가 급락했습니다. 종가는 2%대 상승을 기록했지만, 블랙핑크 리사의 재계약이 불확실하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주가 하락의 단초로 작용했습니다. 장중 주가 반등에는 리사 재계약이 가능할 것이란 애널리스트의 보고서가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보입니다. NH투자증권의 이화정 연구원은 지난 12일 오후 2시 이후 13일자 발간 예정인 보고서를 공개했습니다. 해당 보고서 이후 와이지엔터는 주가 급락세가 진정되면서 반등으로 마감했습니다.
와이지엔터 주가는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36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0% 증가한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한 덕분에 올 들어 120% 넘게 상승했는데요. 6월 이후 60%대까지 상승분을 되돌렸습니다. 최고점 9만7000원에서 현재 7만원대로 25% 이상 하락한 상황입니다. 최근 지드래곤 이탈 소식에 이어 블랙핑크 리사의 재계약이 불투명하단 보도까지 나오면서 실적 우려가 대두된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이화정 연구원은 "(8월 계약 만료를 앞둔 리사 재계약과 관련해) 와이지는 15분 만에 공식 해명을 내놨다"면서 "스케줄 협의가 어려웠던 이유는 재계약 이슈가 아닌 향후 투어 및 개인 일정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연구원은 "(공식 해명의) 내용보다도 눈여겨 볼 점은 해명에 소요된 시간"이라며 "지난 1월 유사 기사에 대해선 대응이 없었지만 이번 블랙핑크와의 순조로운 계약에 대해선 (빠르게 대응하면서) 여느 때보다 강한 의지를 가졌단 방증"이라고 언급했습니다. 회사 측의 해명 속도가 빨랐다는 점에서 재계약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을 피력한 셈입니다.
계약 만료일 전후로 예정 중인 공연 스케줄도 재계약 가능성을 높인다는 설명도 이어집니다. 이화정 연구원은 "블랙핑크 공식 스케줄인 8월26일 LA 공연, 9월 이후 추가 공연 가능성도 열려 있으며 공연 외 스케줄에 대한 논의 역시 적극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재계약 불확실성 보도가 나온지 수일이 지난 현재까지도 리사 재계약 관련 공식 발표가 이어진 것은 없습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주가 방어를 목적으로 발간된 편향된 보고서는 증권사 리서치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이라면서 "엔터회사의 경우 아티스트의 영향력이 큰 만큼 지나친 낙관을 전제로 한 분석은 객관성을 잃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만약 리사가 이탈한다면 매출 절반 이상이 빠질 것"이라며 "리사는 동남아에서 인기가 상당히 많고, 지난번 솔로앨범도 80만장 이상 판매한 멤버이기 때문에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엔터사의 경우 몇몇 아이돌 그룹이 회사 전체 매출을 책임지고 있는 경우가 다반사기 때문에 실제 재계약이 불발된다면 주가에 엄청난 타격이 줄 수 있는데요. 실제 재계약 여부에 대해 속단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지적이 대부분입니다. 특히 와이지엔터는 영업이익 중 80% 이상이 블랙핑크로부터 나온다는 것이 증권가의 추정입니다. 블랙핑크 의존도가 절대적인 만큼 재계약 여부를 중요하게 볼 수밖에 없습니다.
때문에 NH투자증권을 제외한 나머지 증권사는 리사 재계약과 관련해 조심스러운 모습을 비췄는데요. 낙관과 비관에 대한 언급은 생략하고, 불확실성이 부각되는 구간이란 분석을 내놨습니다.
최민하 삼성증권 연구원은 "2분기 영업이익 226억원으로 컨센서스 상단에 부합할 전망"이라며 실적은 선방했지만 "불확실성을 해소할 필요는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최 연구원은 "블랙핑크의 재계약을 둘러싼 잡음이 장기화되면서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블랙핑크 데뷔일은 2016년 8월 8일로, 현재 월드투어 마지막 공연인 북미(8월11~26일) 일정으로 늦어도 8월 중엔 거취가 공식적으로 확인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화투자증권은 증권사 중 유일하게 목표주가를 내렸습니다. 리사 이탈에 따른 우려는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면서도 목표주가를 10만1000원에서 9만원으로 하향 조정한 것입니다. 박수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블랙핑크가 아니더라도 타 엔터사들보다 절대적인 IP 다양성 부족으로 투자 센티먼트 훼손 가능성을 열어 둘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주가차트(표=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ston947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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