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기존 실손의료보험 가입자가 4세대 실손보험으로 전환할 때 1년간 보험료를 반값 할인해주는 혜택이 6개월 뒤 종료됩니다. 소비자들의 고민도 깊어졌는데요. 연령이나 의료기관 이용 횟수, 보장 범위에 따라 실손보험을 갈아타는 게 유리한 경우가 있어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손해보험협회와 생명보험협회는 4세대 실손보험 전환 시 보험료 50%를 할인해주는 혜택을 연말까지 연장하기로 했습니다.
실손보험은 판매 시기, 보장 범위 등에 따라 1세대와 2세대, 3세대, 4세대로 구분되는데요. 4세대는 이전에 출시된 1~3세대보다 자기부담금이 높고 재가입 주기가 짧은 게 특징입니다. 4세대 자기부담금 비율은 급여 20%·비급여 30%로, 2009년 9월까지 판매된 1세대 자기부담금 비율이 0~20%인 것을 고려하면 높은 수준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4세대의 경우 자기부담금 비율이 오른 대신 보험료는 상대적으로 저렴합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4세대 보험료는 1세대보다 약 70%, 2세대보다 약 50%, 3세대보다 약 10% 저렴합니다. 여기에 전환 첫 해 50% 할인이 더해지면 앞세대와의 보험료 격차는 더욱 커집니다.
특히 보험업계는 기존 실손보험의 손해율을 보전하기 위해 매년 보험료를 크게 인상해 왔기 때문에 갱신 주기를 맞은 기존 가입자라면 4세대 전환 시 보험료를 크게 아낄 수 있습니다.
연령별로 따져보면 보험료가 가장 비싼 1세대 실손보험이라고 해도 40대까지는 부담해야 하는 보험료가 높지 않은 편입니다. 40대까지는 병원에 자주 가지 않아 손해율이 낮기 때문인데요. 반면 50대부터는 보험료가 급격히 인상되기 시작합니다.
실제로 기존 실손보험을 갱신할 경우와 4세대 전환 시 실손보험료를 비교·분석해보니 60대의 경우 4세대로 전환하지 않으면 실손보험료가 10만원 이상인 경우들이 대다수였습니다. 예컨대 2015년 실손보험에 가입한 64세 김모씨의 경우 최초보험료는 3만9743원이었으나 현재 보험료는 10만4264원, 올해 8월 갱신 후 보험료는 11만5190원으로 계산되는데요. 4세대로 전환하면 보험료가 19600원으로 크게 떨어집니다.
물론 40대의 경우에도 의료기관 이용이 잦다면 갱신 후 실손보험료가 크게 오를 수 있습니다. 2010년에 실손보험에 가입한 48세 이모씨의 경우 최초 보험료는 1만1229원이지만 의료기관 이용이 잦아 현재 보험료는 5만7135원, 2025년 갱신 후 보험료는 11만8460원으로 계산됩니다. 하지만 4세대 전환 시 보험료가 1만1570원으로 떨어집니다.
온라인 보험 수퍼마켓 '보험다모아' 홈페이지 내 실손보험 전환 간편계산기를 통해 본인이 직접 계산해 볼 수도 있습니다. 자신의 가입 정보와 연간 의료비 지출액과 통원 횟수 등을 입력하면 4세대 전환 시 보험료 부담이 늘어나는지 따져볼 수 있습니다. 의료비 정보를 모를 경우 '간소화 입력' 버튼을 누르면 정보가 연동돼 자동으로 채워집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연령이 높을수록 보험료가 오르기 때문에 병원 이용량이 적다면 굳이 보험료가 높은 기존 실손보험을 유지할 필요는 없다"며 "의료기관 이용 횟수나 보장 범위에 따라 4세대 전환이 유리한 경우도 많아 보험료와 건강 상태를 중심으로 판단하는 게 현명하다"고 조언했습니다. 또 지금은 별도의 심사없이 실손보험 전환이 가능하지만 보험사 손해율이 커 내년부터 유병자 등은 구분해 심사 뒤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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