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네이버(
NAVER(035420))가 10년 넘게 무료로 지원하던 서비스들을 잇따라 종료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지난해 최수연·김남선 체제로 개편된 이후 이어온 체질개선의 일환으로 보이는데요. 공익적 성격을 띄던 서비스의 종료에 이용자들은 많은 아쉬움을 표하고 있습니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최근 PC백신 서비스 종료 계획을 전했습니다. 서비스 종료 예정일은 오는 11월30일로, 12월부터는 네이버 PC 백신과 엔진 업데이트가 지원되지 않습니다.
네이버는 PC백신 서비스를 11월30일까지만 지원한다. (사진=홈페이지 캡처)
네이버 PC 백신은 지난 2008년부터 이어져 온 서비스인데요. 최신 악성코드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매일 엔진 업데이트를 진행했고 보안 캠페인을 통해 사용자의 보안 인식을 높이는 데에도 앞장을 서왔습니다. 하지만 네이버는 빠르게 변화하는 이용자 환경 변화에 따라 고심 끝에 서비스 종료를 결정했습니다.
네이버 PC 백신 서비스 담당자는 서비스 종료 공지를 통해 "앞으로는 모바일 보호에 보다 집중할 것"이라며 "그 동안 네이버 백신 PC 서비스를 사용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전했습니다.
네이버 측은 "모바일 보안 강화에 방점을 두고 새로운 서비스들을 기획하고 있다"며 "연말이나 내년 초 쯤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네이버는 2012년부터 운영해오던 문서 제작·편집 서비스 '네이버 오피스'도 11월 말까지만 지원하기로 했는데요. 네이버 측은 "서비스 종료 시 네이버 오피스 서비스에 접속할 수 없다"며 "네이버 오피스 형식(.ndoc, .nppt, .nxls, .nfrm) 파일은 사용이 불가하니 마이크로소프트(MS) 형식이나 PDF, txt 형식 등으로 변환해 저장해달라"고 권고했습니다.
오피스 종료 시 설문조사 등에 활용됐던 네이버 폼 파일도 더 이상 이용이 불가합니다. 기존에 받은 응답 데이터도 확인이나 복구가 어렵기 때문에 이 역시도 엑셀, PDF 파일 형태로 백업해둬야 합니다.
일련의 서비스 종료를 두고 네이버는 이용 환경 변화를 주된 원인으로 지목했지만 업계에서는 최근 네이버가 진행 중인 체질 개선 노력의 연장선상으로 보고 있습니다. 최수연 대표와 김남선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지난해 3월 취임한 이후 경영 효율화에 방점을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성민 가천대 교수는 "네이버가 이용자들이 이탈에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라며 "재무적인 성과도 좋지 않다보니 성장성이 큰 산업 중심으로 서비스를 집중하고 부대적인 다른 서비스들은 정리를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습니다.
실제로 네이버는 비대면 경제 활성화에 따른 고속 성장을 마치고 지난해 4년 만의 역성장을 기록했는데요. 최 대표는 최근 애널리스트 대상 행사에서도 "지난 1년은 다양한 사업부들을 평가하고 체질 개선하는 데 노력을 기울였다"며 "향후 1년 간도 역량을 집중해 네이버의 체계를 다잡고 핵심사업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그가 말하는 '핵심 사업'은 하이퍼클로바X와 커머스로 요약이 되는데요. '네이버의 정체성은 검색 기업'이라는 발판 아래 생성AI, 커머스 등 서비스와의 시너지를 극대화시킨다는 구상입니다.
결국 아쉬운 것은 이용자들입니다. 네이버가 종료하는 서비스들은 수익 추구보다는 이용자들의 편의를 위한 공익적 성격이 강했던 것들이기도 합니다. "네이버 폼의 유일한 대안인 구글 폼으로 넘어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유료로라도 서비스를 이어갔으면 좋겠다"는 부정적 의견을 내놓는 이용자들도 쉽게 눈에 띕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수는 "기업 내부적인 사정이 있겠지만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한다는 부분에서는 아쉽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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