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이번엔 대형 전기 SUV다…기아, 'EV9' 또 시장 접수할듯"
EV9 출시 전동화 대전환 방점
경기 하남에서 충남 부여 210km 시승
외관, 날렵·웅장…미래지향적 이미지
최대출력 283kW…주행성능 탁월
2023-06-20 17:23:57 2023-06-20 18:09:46
 
[부여=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국내 내연기관차 시장에서 중형,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시장을 기아가 점령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기아가 이번에는 대형 전기 SUV 시장 점령에 나섰습니다. 국내에서 경쟁 차종을 찾아 볼 수 없는 모델 'EV9'이 선봉에 섰습니다.
 
기아 EV9. (사진=표진수기자)
 
지난 13일 기자는 경기도 하남에서 충남 부여까지 210km 가량의 구간을 EV9을 타고 시승을 진행했습니다. 시승한 차량은 EV9 4WD 어스 트림 풀옵션으로 전장은 5010mm, 전폭 1980mm, 전고 1755mm, 휠베이스 3100mm입니다. 기아 카니발보다는 전장이 짧고 폭이 좁은 대신 높은 차체를 가지고 있습니다. 기아 카니발의 전기차 모델을 원하는 소비자들이라면 충분히 고려해 볼만한 크기의 차입니다.
 
차량의 첫 인상은 날렵한데 웅장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날렵하다와 웅장하다는 단어의 공존은 어려워 보이지만, EV9에서 그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디지털 타이거 페이스가 적용된 전면부는 '디지털 패턴 라이팅 그릴'과 스몰 큐브 프로젝션 LED 헤드램프' 등을 통해 미래 지향적 이미지에 날렵함을 느꼈습니다. 반면, 차체는 크고 안정적이고 전면부를 이루는 직선적 이미지가 볼드한 느낌이 웅장하다는 느낌을 줬습니다. 
 
기아 EV9 증강현실 네비게이션(사진=표진수기자)
 
넓은 실내 공간은 대형 전기 SUV의 장점을 잘 보여줬습니다. 뒷좌석을 열자마자 여유로운 공간감이 느껴졌습니다. 실내 공간을 좌우하는 휠베이스는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플랫폼 E-GMP를 활용해 평평한 바닥을 구현해 실내 공간 활용도를 더 높인 모습이었습니다.
 
특히 2열과 3열의 경우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벤치시트와 기본형, 릴랙션형, 스위블형 2인승 독립시트 등 옵션을 고를 수 있습니다. 스위블 시트를 고르면 2열 시트를 180도 돌려 3열과 마주볼 수 있다고 기아 측은 설명했습니다.
 
증강현실 네비게이션도 눈에 띄었습니다. 증강현실 네이게이션은 주행 방향을 현실적으로 알려줘 '길치'들도 쉽게 네비게이션을 볼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좌회전이나 우회전을 해야 할 때, 어느 타이밍에서 차선을 바꿔야 할지 헷갈리지 않도록 음성으로도 여러 차례 안내해 줬습니다. 또한 네비게이션에 실제 도로 모습을 비춰주고 커다란 화살표로 다시 한번 길을 알려줬습니다.
 
기아 EV9 주행사진(사진=기아)
 
전장이 5m가 넘는 EV9은 큰 차량임에도 불구하고 주행하기 부담스럽다기 보다 컨트롤하기 쉽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주행을 시작하자 기아가 경량화에 힘쓴 이유를 알겠다라고 느꼈습니다. 또한 전기차인만큼 가속 페달을 밟자마자 부드럽게 속도가 올라가 부드럽게 주행이 이뤄졌습니다.
 
그렇다고해서 주행성능이 빠지는 것도 아닙니다. 이날 탑승한 차량의 최대 출력은 283kW, 최대 토크 600Nm을 발휘하는데, 고속도로 구간에서 시속 130km 이상 고속 주행을 하더라도 출력에 아무런 부담이 없었습니다. 다만, 차량이 높아 흔들거림은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다양한 첨단 기술이 들어가 있는 것도 EV9의 특징으로 꼽힙니다. 고속도로 주행 보조 기능(HDA2)가 운전을 편하게 만들어 줬습니다. 앞차와의 거리를 유지하면서 차로 중앙을 주행할 수 있도록 도와줘 장거리 코스에서도 운전 피로도가 낮아졌습니다. 특히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도 우수해 곡선 도로에서 감속이 부드러워 기대 이상으로 안정적인 모습이었습니다.
 
주행거리도 EV9의 빼놓을 수 없는 강점입니다. 99.8kWh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한 EV9은 기아 전기차 라인업 중에서 가장 긴 501km의 1회 충전 주행거리를 확보했습니다. 부산에서 서울까지 주행하고도 100km 정도가 남습니다.
 
기아 EV9 측면 모습(사진=표진수기자)
 
EV9에는 현대차가 이달부터 시작하는 스트리밍 플러스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왓차와 웨이브 등의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가 가능한데, 주차 중에 잠시 사용해보니 차박에 적절해 보였습니다. 
 
주행성능과 각종 편의사항 등이 갖춘 만큼 가격은 비싼 편에 속하다고 느꼈습니다. 가장 낮은 트림인 2WD 에어가 7671만원부터 시작해 최고 사양인 4WD GT-라인은 8781만원입니다. 여기에 EV9 지자체 보조금 393만~742만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부여=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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