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허지은 기자] 손해보험사들이 운전자보험의 자기부담금 신설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이어지면서 금융당국이 보험사를 대상으로 공식 확인에 들어갔습니다. 운전자보험 마케팅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도덕적 해이 방지책을 마련하라는 권고는 있었지만, 자기부담금을 신설하는 내용은 당국과 어떤 조율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운전자보험을 취급하고 있는 보험사에 대해 자기부담금 신설 여부에 대한 의견 회신을 요청했습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7월1일부터 자기부담금이 신설된다는 등의 구체적인 소문이 확산하고 있어 정확한 사실관계 파악을 위해 보험사에 회사별 입장을 알려달라고 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당국은 유선 상으로 일부 보험사의 자기부담금 신설 계획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들었지만, 보험사의 공식적인 입장을 서면으로 명확히 받아보려는 취지입니다.
앞서 일부 보험사들이 운전자보험 교통사고처리지원금(교사처)·변호사선임비 담보에 20%의 자기부담금 신설을 검토한다는 내용이 보도된 바 있습니다. 해당 담보로 보장을 받을 경우 보장 금액의 20%는 보험소비자가 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자기부담금 신설이 금융당국의 주문에 따른 것이라는 보도도 나왔지만, 당국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융당국은 자기부담금 신설에 대해 입장은 없다"면서 "운전자보험 자기부담금 신설과 관련해 금융당국과 보험사 간 어떠한 교감도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당초 금감원은 운전자보험 교통사고처리지원금과 변호사선임비 보장을 중심으로 보험금이 늘어나는 등 마케팅 경쟁이 일어나면서 도덕적 해이를 막을 수 있는 방안을 주문한 바 있습니다. 다만 보험금 최대 한도를 5000만원으로 한정하기로 하면서 마케팅 경쟁은 일단락 됐습니다.
손해보험업계도 관련 내용을 부인하고 나섰습니다. 손해보험협회는 지난 30일 보도참고자료를 내고 "자기부담금 설정과 관련해 보험회사의 구체적인 출시계획 및 일정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발표했습니다.
문제는 자기부담금 신설이 기정 사실화하고 절판마케팅에 악용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보험판매인들은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7월 이후 본인부담금이 신설되니 이전에 리모델링을 받으라'며 홍보하고 나섰는데요. 이 과정에서 '자기부담금 신설'을 보도한 기사 내용을 인용하고 있습니다.
금감원은 자기부담금을 실제로 신설하지 않고 허위로 절판마케팅을 벌일 경우 엄중하게 대응할 것을 예고했습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자기부담금을 명확히 신설할 계획이 없는 보험사가 이를 이용해 절판 마케팅을 벌인다면 소비자를 기만한 행위로 보고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제주시 건입동 도로 위 모습. (사진 = 뉴시스)
허지은 기자 hj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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